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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사로운 Feb 0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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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초3기 백일장 "나의 초코를 받아줘"

하루에도 몇 번씩 부르는 오빠~라는 호칭과 반말로 편지를 쓰려니 도저히 써지지가 않아서 작전을 변경해 봅니다. 언젠가 이 글을 당신이 보게 된다면 너무 정중해서 나한테 쓴 게 맞나 하고 믿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요.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


사랑하는 오빠,

연애 초기, 오빠라는 호칭이 어색해서 호칭 없이 대화를 이어가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불러도 너무 부르지요. "오빠"라는 단 두 글자. 이 두 글자에 당신을 향한 모든 것을 담아낼 수 있습니다. 사랑과 미움, 존경과 실망, 감사와 미안함. 늘 기분 좋게만 부르고 싶은 오빠지만 우리도 사는 햇수가 늘어나고, 보통의 부부처럼 소소하게 부딪히는 일들이 생기다 보니 어쩔 수 없네요. 이래도 저래도 오빠라고 부르면 한결같이 "응~"답해줘서 감사합니다(지금도 오빠~하고 불러보니역시나 응~ 하네요. 평소 부를 타이밍이 아니어서 그런지 왜? 뭐? 가 이어집니다만. 그냥이라는 말밖엔 저도 더 할 말이...... 편지에 집중해야 하니까요).


우리가 밸런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를 챙긴 적은 한 번도 없어요. 5월에 처음 만나 다음 해 5월에 결혼을 했으니 백일과 생일만 겨우 챙기고, 2,3월은 결혼준비로 정신없이 보냈으니까요. 연애 때도 안 챙긴 그런 특별한 날을 결혼 이후 챙길 리 만무하죠. 당신이나 나나 다 무던한 편이라 다행이에요. 그래도 교무실에서다른 반 선생님 남편이 보내온 초콜릿을 나눠먹을 땐 좀 부럽긴 하더라고요. 그 초콜릿을 먹으며 언젠가 불시에 당신이 꽃바구니나 초콜릿을 보내오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상상해 보긴 했어요. 남사스러운 짓(?)은 절대 안 할 당신인걸 알지만 혹시나 이벤트를 한다면 전혀 예상 못했다는 듯이 깜짝 놀랄게요.


얼마전에 교회에 혼자 있으니 "스윗한 남편 어디 가셨어요?"라는 말 들었다고 했잖아요. 스윗은 무슨. 전혀 그런 사람 아닙니다 했지만(요즘 당신을 향한 불만이 좀 있었죠).카지노 게임 추천은 우리 친정엄마도 인정하는 스윗한 사위이자 딸 둘 아빠죠. 친정 가서 같이 상을 치우고, 과일을 손수 깎고, 아이들의 투정도 살살 달래는 모습에 우리 엄마는 조용히 내 귀에 말하곤 해요. "박서방 평소에도 저렇게 잘하지? 참 다정한 사람이야." 당신의 그런 모습은 친정 엄마에게도 나에게도 따스함을 전해줍니다.

아직도 어린양 부리며 스스럼없이 카지노 게임 추천에게 안아달라 하는 아이들, 그때마다 기꺼이 안아주고 뽀뽀해 주는 카지노 게임 추천. 셋이 손잡고 걷는 뒷모습은 언제 봐도 흐뭇합니다.덕분에 아빠 사랑을 어렴풋이 추측만 했던 내 안의 작은아이도 이제 웃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딸들과 나에게 스윗한 아빠가 돼주어 고마워요.


겨울이면문득 떠오르는 브로콜리너마저의 "유자차"노래. 몇 해 전 라디오에서 이 노래가 흘러나오니 당신과의 연애 초기 그 설렘이 그대로 느껴지더라고요. 지금 들어도 그럴 것 같아요. 일부러 찾아 듣진 않지만. 당신이 그때 이메일로 보내 준 당신의 플레이리스트(브로콜리너마저, 짙은, 전기뱀장어 등등). 그 노래들을 반복재생해서 들으며 야근하던 그 날들, 드라이브할 때마다 함께 들었던 그 노래들. 당신의 감성과 사랑이 녹아져 있는 그 노래들이 제 가슴속에 스며들어 있어요. 아주 오랜 날 뒤에 그 노래를 함께 들으며 당신은 기타 치고 나는 책을 읽고. 그렇게 나이 들어갈 우리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매년 초코 없는 카지노 게임 추천 달콤한 초콜릿과 사탕을 매일 나눠먹는 마음으로 스윗하게 살아가기로 해요. 이 마음 담아 다음 주에 깜짝 초콜릿을 준비해 볼까 말까 고민해 볼게요. 그럼 이만.


카지노 게임 추천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아내 드림.


사진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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