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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정 Mar 05. 2025

회사 동료가 카지노 게임 사이트 같은 사람이라면?

나와 밀당을 한 <그리스인 카지노 게임 사이트

독서회 회원 모집 공고를 본 건 11월 중순이었다. 무인대출신청을 하려고 도서관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신설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도서관에서 모집하고 있었다. 그 도서관이 개관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독서회가 있는지 전화로 문의했다가 아직 운영계획이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는데, 그리고부터 2년이 지나서 독서회 공고를 보자 우선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나는 공고에 나와있는 전화번호로 신청을 했고, 직원이 내 연락처를 독서회장에게 전하겠다고 했다. 몇 시간 후 독서회장으로부터 모임 시간과 날짜와 책을 안내받았다.


“독서모임 안내드립니다. 11월 28일 오전 10시~11시 30분, 장소: 도서관 3층 강의실, 토론할 책은 <그리스인 조르바입니다.”


독서회장이 보낸 문자에 나는 참석하겠다는 답장을 보내고, 책장에서 조르바를 찾아냈다. 날개를 펴듯 책 등을 가르자 웅크리고 있던 조르바가 먼지를 털고 내 앞에 나타났다.


<그리스인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알게 된 건 한비야 작가를 통해서였다. 한비야 작가의 인생책을 소개하는 책이 있었는데, 24권의 책 목록 중에 <그리스인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십 대 후반에 회사를 관두고 세계여행을 떠난 한비야 작가에게 나는 한눈에 매료되었다. 그녀가 걸어간 길을 그대로 따라 걷고 싶을 정도로. 그런 그녀가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세상에 둘도 없는 열정적인 인물로 소개했다. 그녀가 떠날 수 있었던 용기가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게서 온 게 아닐까 하는 기대로 당장 책을 사 왔다.


기대에 차서 책을 펼쳤지만, 아무리 봐도 나에게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기인이나 괴짜정도밖에 보이지 않았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게 ‘두목’으로 불리는 소설 속 화자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대해 찬양에 가까운 묘사를 늘어놓았지만, 나에게는 와닿지 않았다. 결국 나는 절반도 읽지 못하고 책을 덮고 말았다. 하지만 고전 반열에 오른 그 책은 잊을만하면 나의 레이더망 안에 들어와서 다시 책을 펼치게 했다. 몇 번을 읽다가 포기하고, 조금 더 페이지를 넘기기를 거듭한 끝에 마침내 완독에 성공했다. 그러는 데 걸린 시간이 자그마치 십 년. 나와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길고 긴 밀당을 한 사이라고 할 수 있다.


모임 하루 전날, 모임장에게 또 한 번의 문자가 왔다.


생각 나눔 할 내용을 보내드립니다.

1. 내가 만난 조르바 같은 사람은?

2. 나라면 카지노 게임 사이트와 잘 지냈을까?


*


독서회 모임날이 되었다. 어쩌다 보니 조금 늦게 집을 나서게 되었다. 첫날부터 지각을 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차가 막히지 않았고 주차장에 자리도 있어서 약속시간인 10시가 되기 전에 도서관 건물에 들어설 수 있었다. 3층으로 올라가니 문이 열려 있는 강의실이 있어서 그리로 가보았다. 강의실 안에는 꽤 많은 수의 회원들이 앉아있었다. 나는 회원들에게 목례를 한 뒤 빈자리를 찾아 앉았다.


모임장이 내 이름을 부르며 맞아주었다. 알고 보니 모임장인 이선생님은 나의 놀이터나 다름없는 한길문고에서 하는 강연에서 몇 번 뵙고 인사를 나눈 분이었다.


“김준정 선생님이셨네요. (회원들을 향해) 김준정 선생님이시고, 배지영 작가님하고 친한 분이세요.”


내가 ‘배지영 작가랑 친한 사람’로 소개되자 이것이 내 인지도의 현주소가 하는 생각이 (그것도 군산 하고도 독서인들 사이에서라는 한에서지만) 들었고 동시에 군산문화대통령(내가 작명한 배지영작가 별명)에 걸맞은 배지영작가의 유명세를 알 수 있었다. 약간의 설명을 보태자면 나는 6년 전 열린 배지영작가의 에세이 쓰기 강의 1기 수강생이었다. 배지영작가는 이후에도 글쓰기 강의를 이어가서 수강생이 전국적으로 포진되어 있고, 현재 군산에서만 수강생 모임이 6기까지 있다.


금강도서관 독서회 회원은 총 13명. 이날 나 말고도 두 명의 신규 회원이 있었다. 모임장은 회칙(2분기마다 2만 원 회비가 있고, 출석률 50프로 이하시 탈퇴)을 알려주고, 이제 인원이 많으니 회원 모집 공고는 내려달라고 도서관에다 얘기하겠다고 했다. 이어서 새로 온 회원들에게 소개를 부탁했다.

한 분은 독서모임을 해야 책을 읽을 것 같아서 나왔다고 했고, 다른 한 분은 하루종일 집에 있으면서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지내는 날이 많아서 말을 하고 싶어서 신청했다고 했다. 내 차례가 되자 나는 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가입했다고만 짧게 말했다.


“책을 추천한 김 선생님께서 발문해 주시겠어요?”


모임장이 한 남성회원을 보고 말했다. 아마도 그분이 책을 추천하고 발문을 쓴 분인 것 같았다.


“내가 만난 조르바 같은 사람을 생각해 봤는데 딱히 떠오르는 사람이 없더라고요. 여러분들은 어떤지 모르겠어요. 대신 이런 가정을 한번 해봤어요. 회사 동료가 조르바 같은 사람이라면 어떨까 하고요. 잠깐 생각해 봐도 골치 아플 것 같아요. 그 사람이 벌린 일을 다른 사람, 즉 나 같은 사람이 수습을 해야 할 것 같거든요. 소설에서도 갈탄 사업이 망해서 화자한테 금전적 손실을 입히잖아요.”


그 이야기를 듣고 나도 ‘조르바 같은 사람이 부모라면’ 하는 가정을 해보았다. 가족과 회사 동료처럼 나와 이해관계가 얽힌 사람 중에 조르바 같은 사람이 있다면 반갑지 않을 것 같았다. 자연스럽게 다른 회원들이 이야기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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