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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껏 가보지 않았던 방향으로 길을 나섰다. 동네주민들이 복작복작 아침을 먹고 있는 식당과, 직접 만든 색색의 간식거리를 자그마한 풍선처럼 비닐봉지에 담아 나온 할머니들의 리어카를 지나고 나니, 처음 보는 꽃나무가 샛카지노 가입 쿠폰 꽃들을 가지마다 수북하게 피우고서 ‘어서 와, 우리 골목길은 처음이지?’ 인사를 한다.
치앙마이를 걷다보면 제일 시선을 끄는 건, 가지가 무성한 아름드리나무에 갓 튀겨낸 팝콘처럼 주렁주렁 열려있는 색색의 꽃들. 비슷한 덩치를 가진 한국의 벚꽃나무가 가지도, 잎사귀도, 꽃잎의 연분홍빛도, 모두 한국화의 은은함을 닮았다면, 오늘 아침을 활짝 열어준 이름 모를 치앙마이의 꽃나무는, 윤광이 도는 짙은 초록빛 잎사귀와 일곱 개의 꽃잎을 또렷하게 펼친 노란 꽃까지, 남국의 햇살이 빚어낸 선명함을 자랑한다.
여름이구나. 담대하게 가지를 뻗은 나무들이 잎사귀를 가득 펼친 속에서, 한없이 움츠린 채 겨울의 혹한을 버티어내는 수고 없이도 그저 자연스레 피어난 꽃들의 해사한 환대를 받으며 걷다 보면, 절로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지지 않는 계절 속에
기분이 들떠서 근처 차트라뮤에 들어가서 궁금하던 ‘로즈밀크티’ 한 잔을 주문했다. 빠이에서 매일 밤 따뜻한 찻잔 속에 띄웠던 말린 장미 꽃봉오리들은 그야말로 ‘장미맛’이었는데, 도시로 돌아와 마시는 ‘로즈밀크티’는, 맛보다는 향만 살짝 가미된 느낌이다.
한국에서는 꽃 피는 계절이 돌아오면 으레 ‘벚꽃’이 들어간 음료 프로모션이 시작되는데, 태국처럼 사계절 내내 여름인 나라에선, 언제가 ‘꽃 피는 계절’일까.
그 모든 계절이, 다 다른 꽃이 피어나는 계절이라면. 일 년을 꼬박 기다리지 않아도 계절마다 어김없이 꽃은 피어나기에, 태국사람들은 서울만큼이나 크고 복잡한 대도시에서 살아가면서도 여유를 잃지 않을 수 있나 보다. 겨울이 오기 전에 서둘러 월동준비를 해치우고, 꽃이 다 떨어지기 전에 부랴부랴 꽃구경을 나서지 않아도, 꽃은 늘 언제나 곁에 피어있기에. 단지, 매 계절 다른 아름다움으로.
카지노 가입 쿠폰 잊힐수록 더
치앙마이에 오기 전부터 별렀던 꼬막요리를 먹으러 왔다. ‘내 영혼의 음식’을 꼽는다면 한 10위 정도는 차지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꼬막은 백합이나 바지락 같은 주로 국물요리에 쓰는 얄팍한 조개들과는 달리 살이 오동통하고 부드러운 편이어서 살짝 삶아서 먹는 것이 맛있다.
사람 생각 다 똑같은지, 그간 태국에서 맛본 꼬막은 전부 살짝 삶아서 소스에 버무린 것들이었는데, 이번에 주문한 꼬막도 비슷하게 요리되어 나왔다. 양념은 새콤한 라임에 태국고추를 넣어 매콤함을 가미했는데, 카지노 가입 쿠폰에 재료만 파파야에서 꼬막으로 바꾼 것 같은 느낌이었다. -내가 주문한 게 혹시 ‘꼬막카지노 가입 쿠폰’이었나?-
예전에 방콕에 가족여행을 갔을 때 밤늦게 숙소에 도착해 보니 바로 앞에 노점이 있어 똠얌과 꼬막요리를 주문해 먹었었는데, 60바트밖에 하지 않는 꼬막요리 한 접시가 그렇게 맛있었더랬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이젠 그 꼬막요리가 정확히 어떤 양념에 버무린 것이었는지는 잘 카지노 가입 쿠폰나지 않는데, 꼬막살이 정말 기가 막히게 삶아져서, 특유의 육즙이 가득하면서도 아주 부드럽게 씹히던 것만은 잊히질 않는다. 갓 삶아내서, 적당히 따끈했던 것도.
그때의 ‘태국 첫 요리’에 견줄만한 꼬막요리를 찾아내는 건 오늘도 실패. 꼬막이 아직 철이 아닌 건지, 꼬막살이 기대했던 것보단 조금 빈약했다. 더해서, ‘첫 꼬막요리’의 카지노 가입 쿠폰 점점 더 흐릿해져 가는데, 그럴수록 더 ‘그때보다 맛있는’ 꼬막요리를 찾아내는 건 어려워져가는 것만 같다. 카지노 가입 쿠폰, 아주 선명할 때보다, 적당히 잊힐수록 더 아름다워지기 때문일까?
연둣빛 산 위에 주황빛 개화
뒤이어 나온 건, 창펀을 먹으러 갔던 홍콩식당에서 입맛만 다셨던 새우머리튀김! 양도 많고, 아주 바삭바삭하게 튀겨져 나왔는데, 맥주가 없으니 아쉽다.
보기만 해도 들리는 바삭바삭 소리하지만 혼자 취해서 알딸딸하게 늘어지기엔 저밖에 내리쬐는 한낮의 햇살이 너무 멀끔하고, 오후엔 집중해서 일을 해야 하는 데다, 무엇보다, ‘과연 석 달의 여행 중에 며칠까지 금주를 할 수 있을까’ 하는 나 홀로 실험이 아직 진행 중. 고민이 되는 걸 보니, 첫 맥주를 딸 날이 오늘은 아닌가 보다.
마지막으로 나온 건, 요즘 내 식사에 빠질 수 없는 카지노 가입 쿠폰! 땅콩을 빼고 주문하는 것을 깜빡했는데, 가장자리에 몰아줘서(?) 다행이었다. 그간 이런저런 카지노 가입 쿠폰을 먹어봤지만, 내 입맛에 최고는 수북하게 채 썬 그린파파야에 수수하게 당근과 양파, 긴 콩깍지, 토마토 약간 썰어 넣고 라임과 피쉬소스로 깔끔하게 버무린 ‘카지노 가입 쿠폰타이’다.
오늘은, 모처럼 와구와구 먹고 싶은 날이라, 기본 쏨땀에 가느다란 쌀국수를 추가해봤다. 매콤하게 버무린 한국식 비빔국수와 쫄면을 참 좋아하는데, 밀가루를 먹지 않게 되면서 차갑게 버무린 국수도 덩달아 먹을 기회가 없어진 차에, 치앙마이에 와서 쏨땀을 종류별로 섭렵하다 보니 가느다란 쌀국수를 추가할 수 있다는 반가운 사실을 알게 됐다.
카지노 가입 쿠폰에 아주 자잘한 건새우를 넣는 것은 종종 보았지만, 오늘은 카지노 가입 쿠폰 위에 큼직한 주황색 건새우들을 꽃처럼 듬뿍 얹어주었다. 또 뭐가 들었나 살펴보니 토마토는 빨간색과 함께 초록색 조각을 하나 더 넣었고, 얇게 편을 낸 옅은 연둣빛의 동그란 가지도 수풀을 이룬 그린파파야 속에 보일 듯 말 듯 숨어있다. 그린파파야는 사실 이렇다 할 맛이 난다기보다는 아삭아삭한 식감이 주인데, 이렇게 한두 조각씩 곁들여지는 야채들이 그저 장식인 것 같지만 짠맛과 단맛 따위를 적절히 더해주어 수수한 맛에 역동성이 생긴다.
특히 이 동그란 가지는 –시장에서 이 초록색 가지를 팔던 소녀에게 물어봐서 태국이름을 알아두었었는데, 이런, 그새 잊었다-익히지 않고 생으로 먹으면 상당히 싱그러운 단맛이 난다. 스펀지처럼 폭신폭신한 식감도 재미있다. 기다란 보라색 가지는 생으로 먹는 경우를 거의 못 본 것 같은데, 이 동그란 초록가지는 껍질이 연하기 때문인지 조리하지 않고 먹는 경우가 더 흔한 것 같다. 처음 먹을 때는 그렇게까지 특색 있는 맛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한국에 돌아와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니 은근히 그리워지는 녀석이다.
카지노 가입 쿠폰을 찾는 이유는 단연 그린파파야 때문이지만, 곁들인 야채가 다양하면 그린파파야의 맛도 더욱 살아난다. 우연인지 아니면 의도인지, 오늘의 카지노 가입 쿠폰은 제법 다양한 야채가 들어갔는데도, 색깔은 모두 주황색 아니면 초록색으로 깔맞춤을 했다. 수북한 그린파파야산 위의 주황색 개화는, 마치 채 썬 연둣빛 사이사이에 숨죽이고 있던 주홍색 당근들이 마침내 피어난 것 같은 모습. 각기 다른 야채들도, 먼 바다에서 온 손님도, 후루룩후루룩 넘어가는 국수도, 모두 카지노 가입 쿠폰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각자의 개성으로 감칠맛을 더해주어, 마지막까지 즐거웠던 한 접시였다.
오독오독하게 구워 넉넉히 담아준 땅콩까지 더해졌더라면, 식감도 감칠맛도 모두 한층 더 풍성해졌겠지만. 인간들이 어떤 음식들에 알러지를 갖고 있는 건, 인간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독식할 수는 없음을, 깨닫게 하려는 자연의 계획이라고 믿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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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이 긴 여름 속에 있어도, 하루는 쏜살같이 저물고. 뜨거웠던 낮의 끝에 다다라 하늘에 남은 붉은 잔상들이 알 수 없는 그리움을 불러일으킨다.
상가 구석에서 마주친 까만 코 고양이는 바로 옆에 밥그릇도 물그릇도 두둑하게 챙겨놓고 있건만, 왜인지 꼬질꼬질하고 말라보여 안쓰럽다. 무성한 초록 속에서 따스한 햇살 쬐며 경계심 없이 뒹굴대던 빠이의 고양이들이 아직도 카지노 가입 쿠폰 속에 선명하기 때문인가 보다.
오랜만에 편의점에 들러 간식거리를 왕창 샀다. 짧은 여행이었다면 매일 밤 편의점을 털어 축제를 벌였을 텐데, 석 달의 긴 여행 중이다 보니 역시 발걸음이 편의점보다는 마트를 향하게 된다.
편의점 삼총사 / 녹두다식, 녹두타로코코넛수프, 판단코코넛푸딩몇 년 전만 해도 편의점에 가서 밀가루, 우유 및 유제품, 땅콩, 아몬드가 들어있지 않으면서 –이것들에 모조리 다 알러지 반응이 있다-비건이기까지 한 음식을 고르려면 먹을 게 거의 없었는데 –지금은 계란과 요거트, 3개월 이상 숙성시킨 치즈, 해산물까지 일상적으로 허용하면서 이따금 오리와 말 등 소, 닭, 돼지가 아닌 육류를 섭취하는 비건이라고 하기엔 뭐한 생활을 하고 있다-요즘은 한국, 일본, 태국 어느 동네 편의점엘 가도 선택지가 그득그득하다!
특히 태국은 우유 대신 코코넛밀크를 쓰고, 밀가루 대신 쌀가루와 찹쌀가루, 타피오카 전분을 사용하는 등, 기본적으로 채식을 하거나 알러지가 있는 사람들에게도 매우 친화적인 식문화를 갖고 있기 때문에 조금 까다로운 식성을 가진 사람들도 얼마든지 나만의 보물을 발견해낼 수 있다.
오늘 내 ‘숨은 야식 찾기’ 테마는 녹두! 열을 내리는 성질이 있기 때문인지, 사계절 내내 뜨거운 태양의 보살핌 속에서 살아가는 태국사람들은 녹두를 참 즐겨먹는다. 녹두는 그 이름답게 원래는 녹색이지만, 한국에서도 그렇고 태국에서도 그렇고, 디저트를 만들 때는 주로 껍질을 벗긴 카지노 가입 쿠폰색 알맹이를 사용하는 것 같다.
나란히 나란히 / 영어 표기는 ‘녹두앙금MungbeanPaste’으로 되어있었다이전에 시장에서 산 조금은 울퉁불퉁했던 수제다식과 달리 편의점 녹두다식은 한 눈에 보기에도 공장에서 기계로 찍어낸 것이 틀림없는 모습이었지만, 맛에 아주 큰 차이가 나지는 않았다. 차이라면, 시장에서 만든 것은 수분이 많았고, 편의점에서 산 것은 훨씬 꾸덕했던 것 정도? 취향에 따라 편의점 다식을 선호하는 경우도 있을 것 같다. 녹두러버인 나는 둘 다 맛있게 먹었다.
오늘은, 햇살을 반짝반짝 차려입은 꽃들의 샛카지노 가입 쿠폰 환대로 시작해서, 달콤한 밤의 카지노 가입 쿠폰빛으로 끝내는 날. 내게 노란색은, 분홍색이나 빨간색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보고 있으면 마음이 햇살을 입은 것처럼 보드라워지는 색깔인 것 같다. 그 노란빛이 달콤하기까지 하다면, 마음은 더없이 보들보들해진다.
밤의 카지노 가입 쿠폰빛과 함께 곁들인 건 하얀 코코넛 크림을 올린 초록색 판단 푸딩과 언제 샀는지 기억나지 않는, 아마도 시장표 쌀과자까만 밤의 융단을 타고 보들보들 미끄러지는 달콤한 카지노 가입 쿠폰빛을 따라서, 여름의 하루도 보들보들 저물어간다.
* 개인사정으로 댓글과 응원 주신 분들께 인사는 4월에 한꺼번에 드리도록 할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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