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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04. 2023
광화문 카지노 게임 가지는 못했지만
계획이 틀어졌다. 아침에 일어나는 순간 알았다, 오늘 카지노 게임 카지노 게임문고에 가지 못하리라는 것을. 눈을 뜨면 재빨리 머리만 샤라락 감은 뒤에 집을 나설 작정이었다. 그런데 온몸에 기운이 없는 게 도로 눕고만 싶다. 서점 문이 열리자마자 도착하려고 했는데 몸이 도와주질 않네. 특별히 아픈 덴 없고 에너지가 딸리는 느낌이었다.
프리랜서인지 일인 기업가인지 나의 위치는 어쨌든 내가 나를 고용한 관계. 쉽게 말해 혼자서 일카지노 게임. 글(책) 쓰기 수업, 독서 모임, 여행 강의 등을 기획하고 진행카지노 게임. 일의 양과 강도는 매달 다르다. 출간 계약을 맺어 원고를 쓰거나 외부 강연 요청이 있어 바쁠 때도 있다. 반대로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 한가할 때도 있다(실은 더 많다, 흑흑).
그럴 땐 마음은 괴롭고 몸은 편하다. 자칫 짓누르는 우울감에 빠져 종일 드라마나 웹 소설만 들여다 보기도 한다. 그보다 나은 상태라면 도서관에서 일과 관련된 책을 잔뜩 빌려와 조사하거나 시답잖은 일기라도 쓰거나 대형서점에 출동한다. 보통 집에서 가장 먼 카지노 게임 카지노 게임문고에 가는 편이다. 찾고자 하는 책이 거의 다 있어서 헛걸음을 안 하기 때문이다.
카지노 게임문고에 다녀오는 것만으로 하루가 훌쩍 간다. 아침에 도착해 두어 시간 서가를 헤매다 보면 금세 점심 때. 직장인들의 점심시간을 피해 근처에서 밥을 사 먹고 다시 들어간다. 이제 다른 분야로 넘어가 책을 고르고 목차를 살피고 본문을 가볍게 읽어본다. 쓸만한 것들은 제목을 따로 메모한다. 기왕 갔으니까 한 권 정도는 직접 산다. (메모한 책들은 대부분 인터넷으로 주문한다)
미리 분야별로 살펴볼 책들을 조사해 놓았다. 하지만 온통 책들이 에워싼 공간에선 금세 초심이 날아간다. 유혹하는 책들 사이에서 팔랑귀에 사팔눈이 되어 길을 잃는다. 어느새 나는 엉뚱한 책을 몇 권이나 뒤적이고 있다. 샛길 혹은 개미지옥에 빠졌다. 정신 차려, 오늘 확인해야 할 책들이 아직 많이 남았다고! 결국 계획했던 조사는 미완으로 끝난 채 나는 돌아선다. 퇴근 시간에 걸리지 않게 6시 이전에 전철을 타야 하므로.
집에 돌아오면 진이 다 빠진다. 두 시간이 넘게 전철을 탄 데다 종일 서있었으니 아니 그러랴. 그래서 카지노 게임문고에 가는 날을 신중하게 정하는 편이다. 심신의 컨디션이 양호하고 여유가 있는 날로. 또 하나 조건이 있는데 비가 오지 않아야 한다. 물이 뚝뚝 떨어지는 우산을 들고 서가마다 책을 찾는 일은 오오, 사양한다. 서점에 한 번 다녀오는 게 뭐 그리 거창하냐 싶겠으나 나에겐 나름 중요한 볼일이다.
무당에게 길일을 받듯 스스로에게 약속한 날. 그날이 바로 오늘이었다. 그러나 잠에서 깨자마자 맥빠지는 상태라니. 게다가 내일부터 며칠간 비 예보가 있다. 외출은 다음 주로 미루어야겠네. 나는 무거운 몸 위에 다시 이불을 덮었다. 그러나 방문이 열리면서 카지노 게임이 비척비척 다가온다. 기운이 없고 배가 고프단다.
아들은 지난주부터 내내 아팠다. 시애틀에 일주일간 여친을 만나고 온 뒤 예비군 동원훈련 2박 3일, 연이어 또 하루를 예비군 훈련에 다녀왔다. 무리를 하긴 했지. 그래도 뭔 감기가 일주일이 꽉 차도록 낫지 않을까. 초반 삼사일은 열이 39도 가까이 오르다가 겨우 내렸다. 젊으니까 금방 털고 일어날 줄 알았다. 열 다음엔 근육통과 몸살이 찾아왔다. 그것도 조금 나아지나 싶더니 힘이 없어 죽겠단다. 입맛이 없어 제대로 먹지 못한 탓이다. 아픈 지 7일이 되었다.사실 오늘쯤은 괜찮겠지 싶었다. 그래서 카지노 게임문고 행을 계획했었고.
이유 모를 나의 기력 저하 따위는 아픈 아들 앞에서 아무것도 아니었다. 일단 밥부터 먹여야겠다. 벌떡 일어나 새벽에 배송된 갈비탕에 김치를 차렸다. 고기는 절반 남기고 국물은 다 먹는다. 늦었지만 역시 병원에 가야겠어. 집에 있던 코로나 진단키트에선 음성이 나왔었다. 단순한 감기몸살이라 생각했다. 아직도 저리 비실거려 영 안되겠다. 마침 나도 고지혈증 약을 받아올 때가 되었고요.
차에 아들을 태우고 단골 내과로 갔다. 둘 다 접수를 하고 의사를 만났다. 나는 평소처럼 두 달 치 약을 처방받았다. 아들의 감기에 대한 의사의 고견이 궁금했다. 진료실을 나온 아들이 전하길, 감기일 수도 있고 코로나일 수도 있는데 어차피 막바지라 코로나 검사를 할 필요까진 없단다. 의사는 증상에 따른 약만 처방해 주었다. 별다른 대책이 없구먼, 그저 약을 먹고 쉬는 수밖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