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셀 프루스트
참된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찾는 게 아니라 무료 카지노 게임 눈을 갖는 것이다.
- 마르셀 프루스트
휴대폰이 울렸다. 하늘을 찌르며 가시만 남은 볼품없는 겨울나무 사진. 뜬금없는 사진과 함께 언니는 메시지 한 줄을 달았다. 나무가 눈물 나게 아름답다고.
인생의 굴곡을 늪지의 물풀마냥 한걸음 걷고, 한 줌 걷어냈다. 진흙이 덕지덕지 붙어 이미 뻘인지 신발인지를 알 수 없게 된 날들은 영원처럼 길었다. 언니는 부츠를 털지 않았고, 발끝까지 밀려난 양말을 끌어올리려 하지 않았다. 기괴하게 비틀린 물가의 나무와 쉭쉭 우는 악어 사이에서도 걷기에만 집중했다. 어두운 물속으로 떨어진 건 땀방울뿐만이 아니었다.
출발점을 목적지로 두고 돌아온 그녀는 방황이 아닌 여행을 마친 여행자의 모습이었다. 이전의 회색 낯빛은 한낱 새의 날갯짓에도 반응하며 붉게 상기되었다. 새로운 풍경을 찾지 않고 새로운 시선으로 돌아온 여행자. 왜 자꾸 우리는 떠나려 하는 걸까. 안개는 찬찬히 흩어진다. 관계의 불행 중 상당수는 눈을 바로 뜨지 않고 삐딱하게 뜨기 때문이지 않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