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죽아도 카지노 게임 추천도 아닌 자유의지
법은 없어. 네가 룰이야.
"한국 드라마 보면 궁금한 게, 카지노 게임 추천들은 다 그렇게예뻐?"
'그렇게'와 '예뻐' 사이에 '너처럼'을 넣어주지 않은 인색한 중국인에게 입을 삐죽했다.
"다 그렇진 않아."
난 카지노 게임 추천이지만 김치를 썩 좋아하지 않고, 매운 것도 좀 피하는 편이다. 매운 김치를 못 먹는 나 같은 이를 맵찔이라고 칭하는 단어가 있는 만큼 한국인의 매운맛은 자랑이고 자부심이다.
지금 이 순간 떠오르는 <김치주제가. 라면에 김치가 없었더라면 무슨 맛으로 라면 먹을까.
다음날 붓는 얼굴과 나트륨 과다 섭취, 그리고 만성 위염은 카지노 게임 추천이 떠안을 수밖에 없는 운명인가. 한국인의 맛과 정서가 가득한 노래의 여파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라면과 김치에 한국인을 한 고리로 묶은 역사의 정중앙에 내 삶이 통과하고 있다.
카지노 게임 추천은 밥심. 카지노 게임 추천은 김치.
자라오면서 반복적으로 들어서 머릿속에 콱 박힌 관념들. 그 시절 겨울에는 먹을 것이 없어서 채소를 염장하고 김장하는 일은 생존을 위한 필수였다. 사계절 내내 먹을 것이 풍부한 지금 시대에도 우리는 신선 채소보다 염장채소를 더 많이 먹는 건 왜일까. 아장아장 걷기 시작한 돌잡이 아기에게 흰밥에 김치를 얹어주며 김치 훈련을 시킨 일이 있다. 김치 먹는 것을 큰 일이라도 해낸 것처럼 기뻐하는 엄마 아빠 밑에서 자라 나도 비슷한 엄마가 되었다. 어린이집에서도 김치를 먹으면 호들갑스럽게 칭찬해 주던 선생님이 계셨다. 선생님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아이는 김치 한입을 먹고 드러나는 오만상을 애써 참아본다. 오물거리는 작은 입을 보며 한국인으로 거듭나는 길의 험난함을 실감한다. 한술 뜨고 나면 물 한 컵을 먹어야 하니 밥배가 차는지 물배가 차는지 모를 노릇이다. 한 살부터 키워온 습관은 라면과 김치를 찬장과 냉장고에 상비하고, 소울이 고플 때마다 찾게 한다. 매일 먹어도 물리지 않는 건 조상의 인이 배긴 미각이 유전자에 깊이 각인된 탓일까, 아니면 세대를 거듭하며 깊게 세뇌된 탓일까.
너는 왜 커피 안 마셔? 카지노 게임 추천들은 커피 엄청 좋아하던데.
나는 차 좋아해.
너 중국인 다 됐구나!
아니, 카지노 게임 추천도 차 잘 마셔.
대국의 사람들에게 소국의 이방인은 괜스레 삐딱하다. 다르게 태어나고 다르게 살아온 다른 개개인을 결속하는 세뇌는 여기 이 나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중국인에게도 예외 없이 지켜지는 것이 있으니, 바로 뜨죽따. 이는 중국인의 보온 물병 사랑과 연관이 깊다. 보온 물병은 영국에서 처음 발명되고 독일에서 상업화되었으며 중국에서 완성되었다는 말이 있다. 이들의 뜨죽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도자와 유명 의사가 뜨거운 물의 효능을 강조하며 온 국민에게 장려하던 역사가 이들에겐 있었다. 전염병이 돌고 수질이 나빴던 환경에 대한 해결책으로 끓인 물은 알게 모르게 많은 이의 생명을 지켜주었을 것이다. 학교에서나 기숙사에서나 병원에 입원하면 지금도 여전히 뜨거운 물을 배급받는다. 하루 세 번 물 마시는 시간을 정해둘 정도로 중국의 뜨거운 물 사랑은 가히 대단하다. 물을 받는 시간이 되면 바구니에 급우의 물병이 모두 한데 모인다. 당번이 일괄적으로 온수기에 가서 물을 받아오는 풍경은 중국의가장흔한 풍경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뜨죽따는 식사자리에서도 이어진다. 음식이 나오고 김이 모락모락나는 중국식 회전 식탁에 둘러앉으면"식기 전에 먹어"라는 말이"많이 드세요"를 대신한다. 음식은 식사 중간에 자주 다시 데워져 나온다. 먹다 보면 식기마련이지만 식은 음식을 먹는 것은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자세다. 자꾸 찜통에 데워져 돌아오는 음식에 왜 이런 번거로움을 감수하는지 이 소국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지점을 종종 마주했다.
마시는 물의 온도와 건강과의 관계에선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다. 온도에 따른 각각의 일장일단이 있을 것이다. 수질과 환경이 다른만큼 다르게 빚어진 습관은 절대적으로 어느 것이 옳다고 말하기 어렵다. 믿는 것이 답일 뿐카지노 게임 추천.
한겨울 거위털 패딩을 전신에 휘감고 얼음이 찰캉찰캉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든 차가운 손이 눈에 익숙했던 적이 있다. 함박눈이 내리는 날 얇은 스타킹을 신고 도로를 배회한 적도 있다. 여성 주기에 관계없이 아이스크림과 차가운 물을 마셨다. 이 모든 것은 중국에서 해악으로 믿고 있는 신념이다. 이들에게 모든 채소는 고온의 기름에 촤라락볶아먹어야 제맛인데, 청경채로 김치를 담고 있는 이 카지노 게임 추천이여간 이상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 음식점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내주는 투명하고 차가운 물병과 더 차가운 스테인리스 컵을 마주한다. 물병에 그려진 소주 광고 모델은익숙하지만 그 안의 차가운 물은 생경하다. 냉기는 죽음, 온기는 삶이라고 구분 짓고 믿어버린 대뇌의 이분법적 속임수에 꼼짝없이 당해버린다. 찬물 자체를 한 번도 마셔보지 않은 이들에겐 찬물이 그토록 어렵다.
산책으로 지나는 길에 음식점이 즐비하다. 대부분 빨간 사인과 조명이 달린 간판에 근처 500미터 반경에 중복되는 메뉴는 없다. 먹자골목이라고 칭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같은 메뉴를 파는 집이 없으니 인기 있는 메뉴만 살아남을 뿐이다. 없는 것 빼곤 다 있는 이 길에 아이스크림 집이 없었다. 식사를 해결하고 나면 갈 데가 없이 붕 뜨고, 아침에 마신 커피를 또 마실 생각은 없다.
여름의 열기가 살짝 가시고 찬바람이 들기 시작한 몇 개월 전. 나와 같은 생각을 한 이가 또 있었는지 먹자골목에 젤라토 아이스크림 집이 생겼다. 반가운 마음에 찾았으나, 겨우 네 가지뿐인 종류 때문에 골라먹는 재미에 대한 기대가 무너졌다. 콘에 금이 가도록 꾹꾹 눌러 담는주인장의 인심이 고마워 다시찾았지만처음 이후로그곳에들어가지못했다.11월 중순을 지나고 있던 그때,찬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입동도 지난 계절이었다.
"잠시 문을 닫습니다. 계절이 바뀌면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왜왜왜... 겨울에 아이스크림 먹으면 왜 안되는데!
귀여운 폰트로 적힌 메시지를 보며 한참을 서있었다. 손을 잡은 아이의 한숨이 내 코를 타고 흘러나왔다.
믿는 대로 보게 된다. 믿는 것은 신념이 되고, 바뀌지 않는 사상이 된다. 믿음이 바뀌지 않는 한, 겨울에 아이스크림은 현실과 동떨어진 꿈일 뿐이다.오래전누군가와 심오한 대화 중에 나온 이야기가 있다. 바나나를먹으면 죽는다고 교육받은 원숭이가 있었다. 똑똑한 원숭이는 눈앞의 바나나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인간이 껍질을 까 한 입 내밀었을 때는그것을먹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기도 했다. 끝끝내 바나나가 입속에 들어왔을 때 원숭이는죽어버리고말았다.
내가 다 맞지 않지만 다 그르지도 않다. 그건 당신도 마찬가지다.
한국이 살기 좋아요, 중국이 살기 좋아요?
둘 다 좋기도,둘 다 싫기도 해요. 사람 사는 곳 다 똑같아서요.
식당에서 맥주를 주문한 남편에게 종업원은 누구보다 한국인을 잘 이해한다는듯한 표정과 말투로 물었다.
맥주잔에얼음 채워줄까?
아... 아니...
카지노 게임 추천였던 이가 오랜 환경의 영향으로 뜨죽따가 되어간다. 그렇다고 중국인이 된 건 아니고 그저습관이 된 것뿐이다.절대적인 생각과 믿음대신 이랬다 저랬다 하는카지노 게임 추천를 세 살 아이의 뜀박질 연습처럼 그냥 내버려 두고 싶다. 큰일 나는 일을 제외하고는 "법은 없어. 네가 룰이야." 하며 아이에게 가르치곤 한다. 하지만 세뇌가 잘 되지 않는뇌라도 우리가무엇에이미 세뇌되었는지 알 길이 없으니 세뇌를 피할 방법도 딱히 없다.
시내의 일본인 학교 근처에 갈 때마다 입이 벌어지는일이 있다. 한겨울 날씨에 바람 한 점 틈타지 못하게 꽁꽁 싸맨 중국인들 사이에 여름 반바지를 입은 일본 학생들의 모습이 대조적이다. 한국인의 얼죽아는 여기에 비할 것이 못된다. 신기한 건 학생들 얼굴에 추운 기색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면역력을 증강시키고 추위에 강한 정신을 배양한다는 등의 여러 이유가 있지만 보통은 그저 습관을 따를 뿐이다. 습관은 자연스럽다.
도라에몽 한 장면 속 겨울의 반바지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