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카지노 게임 라니?)
40대 카지노 게임, 엄마 심사에서 광탈함.
소파에 누워 한가로이 뒹굴던 오후,
예전 직장 후배한테 전화가 왔다.
직급이 대리일 때 만나서 그런지,
나에게 아직도 대리님이라고 호칭하는 후배다.
오랜만에 전화한 후배는 다짜고짜
-"대리님! 카지노 게임하세요!"
-"좋은 자리 생겼는데, 대리님이 딱 떠올랐어요!"
- 교회에서 만난 저희 시어머니 지인 아들이에요!”
“카지노 게임? 내 나이에 무슨 카지노 게임?…”
내가 미적미적거리자,
후배는 그분 소개를 하기 시작했다.
-"대리님 보다 한 살 많아요. 공무원이에요! 공무원! “
-“똑똑하고, 집도 있고, 부모님도 부자래요!"
-"어때요? 괜찮죠? 카지노 게임하실 거죠?"
심드렁한 나.
"아니... 귀찮아..."
후배는 펄쩍 뛰었다.
-"아니!!! 왜요?! 공무원이에요!
-”조건 완벽한데! 왜? 왜? 왜? “
"아니, 공무원에, 똑똑하고, 돈도 많고, 집도 있는데
왜 아직도 혼자래? “
”뭐... 엄청 고르셨나 봐? “
후배는 머뭇거리며 말했다.
-"어머님이... 조금 까다로우세요..."
-“제가 대리님 소개해주고 싶다니까 몇 가지 물어봐 달라고 하시더라고요. “
-“대리님 성격은 제가 아니까 말씀드렸고,”
-“어느 대학교 나오고, 직장은 어디고, 수입은 얼마고, 부모님은 뭐 하시고, 형제자매는 있는지, 뭐하는지... 기본적인 것들 있잖아요? “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게 무슨 카지노 게임이야... 선이지....’
‘그냥 연락처 주고 둘이 알아서 만나보든지 말든지 하지... 굳이 처음부터 카지노 게임가 관여하는 건 뭐야... 답 나왔다.....’
”그대... 내 나이에 카지노 게임이라는 말도 웃기지만...
이건 카지노 게임이 아니라 선인데? “
”나에 대해 궁금하시다면 이렇게 전해드려 “
”웹디자이너로 직장생활 21년 하다가 퇴사하고 지금은 백수야. “
”그림 그리면서 근근이 일은 하지만 돈은 못 벌고 있고 아르바이트하고 있어.”
“그리고... 나는 성당 다녀.”
“이런 나, 괜찮냐고도 꼭 물어봐 줄래? ㅋㅋㅋㅋ”
후배는 당황했다.
“아… 대리님, 회사 안 다니시는구나..."
”제가 물어보고 연락드릴게요 “
카지노 게임 같은 거 하기 싫은데 오랜만에 내 생각해서
전화해 준 후배를 생각해 에둘러 하기 싫다는 얘기를 한 건데 진짜로 물어보겠다는 후배다...
그리고 하루 뒤, 후배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줌마가 대답이 없으세요..."
-“죄송해요, 다른 분 알아볼게요!"
나는 괜찮다고, 잘 지내라고 말하며 전화를 끊었다.
통화를 끊고 가만히 누워 있는데...
뭐지...? 이 찝찝한 기분은?
나는 카지노 게임할 생각도 없었는데…
만나보기도 전에 차인 거야?
뭐 이를테면
‘잘난 노총각 아들 장가보내기 프로젝트’
서류 전형에서 탈락한 건가?
것도 광탈로..... 허허허허..
뭐........
뭐...
뭐?
뭐, 내가 뭐 어때서?
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