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5._난다의 계절 수업
난다에서 여름 계절 수업으로 여러 명의 시인을 모시고 시공부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며 나는 설렜다. 나는 시를 모르고 시인도 모르지만 시를 알고 싶었다. 대학 입학해서 오로지 가장 가격이 저렴한 책이라서 시집을 샀다. 그 시집 몇 권은 아직도 가지고 있다. 시란 내게 그런 존재다. 가격이 저렴해 선택해 읽었으나 여전히 어려운.
난다 시학교 첫 수업은 이수명 시인의 <새와 원숭이_시인의 고독과 환멸에 대하여였다. 시는 무엇이며 이 시를 써내는 시인은 또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이야기였다. 구조를 이야기하고 두 편의 시를 비교하며 읽어 주며 시인이 감내해 내는 고독과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 이야기를 통해 나는 시인이란 존재에 조금 다가가는 기분였다.
신용목 시인은 <시의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이라는 제목으로 시인의 발화, 그 발화의 동력은 감각이라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시인의 존재성을 우리가 동화로 알고 있는 스웨덴의 삐삐 롱스타킹을 소환해 설명했다. 삐삐는 시이며, 시인이라는 신용목 시인의 설명은 내겐 새로웠다.
두 명의 시인의 시론을 듣고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는 시와 시인에 대한 지식은 내다 버려도 좋은 것이란 생각이 들었지만 이 강의를 통해 내가 시인의 산문집을 좋아하는 이유를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