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토요일이야. 뭐 한 게 있다고 토요일이야"
매주 토요일, 첫째와 둘째는 피아노 레슨을 받으러 간다. 매일 피아노 학원에 가다가 일주일에 한 번 개인레슨을 받게 된 것이다. 그렇게 된 지 1년이 넘었다. 남편과 나는 매주 토요일이 되면 차로 한 시간이 걸리는 선생님 댁까지 아이들을 데리고 간다. 시간이 참 무섭게 느껴진다. 부지불식간에 일어나는 사고처럼 의식하지 못하고 있을 때 흭 지나가버리는 것 같다.
피아노를 전공하지 않는 이상, 대개 동네에 있는 피아노 학원에 다닌다. 우리 아이들도 동네에 있는 학원에서 피아노를 처음 배웠다. 둘째 아이보다 일찍 피아노를 배운 첫째 아이는 여느 학원생들처럼 주기적으로 콩쿠르에 나갔다. 우연한 기회에 피아노 영재원에서 피아노 실력을 테스트할 기회가 생겼고, 개인레슨을 통해 체계적으로 배워볼 것을 권하였다. 아이에게 예술적 재능이 있다고 생각했고, 음악 쪽으로 나갔으면 하는 욕심도 있었다. 여섯 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기 때문에 쭉 배웠으면 했다. 전공을 하지 않을지라도 음악을 제대로 배워놓으면 다양한 곳에서 활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개인레슨을 받기로 결정했다.
피아노 학원에서와 달리 개인레슨에서는 한 곡을 제대로 익히지 않으면 진도가 넘어가지 않았다. 될 때까지 연습해 오고 통과되어야 다음 곡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집에서 일주일 동안 선생님 도움 없이 혼자 연습해야 했다. 손모양부터 기본을 익혀야 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 셈이다. 학원에서 벤 습관을 탈피하는 데 1년의 시간이 걸렸다. 누가 시켜서가 아닌, 자신이 스스로 집에 있는 피아노로 연습을 해야 했다.
감정, 박자, 리듬, 손모양, 어느 것 하나 놓쳐서는 안 된다.고도의 집중력과 섬세함을 요한다. 정확하게 연주하고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일이 아이들에게 부담이 되었던 듯하다. 일주일 동안혼자 연습한 것을 선생님께 확인받고 정확하게 되어야 새로운 곡을 배울 수 있었다. 한 곡을 몇 주째 배우다 보면 지루하여 연습이 잘 되지 않는 듯했다.
올해 초등학교 5학년이 된 첫째 아이는 외향적인 성향으로 활동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방송반에 들어가면서 해야 될 일이 배로 늘어났다. 원고를 쓰고, 녹음하고, 영상을 찍어 편집하는 일을 했다. 학교나 학원 공부에 플러스가 되어 일상이 바빠졌다. 그 와중에 카지노 게임 사이트 연습까지 해야 하니 일주일이 금방 흐르는 게 느껴지는 모양이었다. 금요일 오후만 되면 한 것도 없는데 벌써 내일이 토요일이라고 투정을 부렸다.
계획을 세워 행동하는 편이 아니다 보니 당장 생각나는 것부터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카지노 게임 사이트 연습이 뒤로 밀려났다. 학교 수업이 한 교시 늘어나 하교하는 시간이 한 시간 늦춰졌고, 하교 후 학원을 다녀오면 늦은 오후가 되었다. 집에서 잠시 숨을 돌리다 보면 어느새 어둑한 저녁이 되어갔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연습하는 시간이 늦어지고 연습량이 줄어드니 카지노 게임 사이트 레슨을 받으러 가기 전날만 되면 걱정이 되는 듯했다. 어느 것 하나 포기하고 싶지 않은데, 계획적으로 움직여지지 않으니 모든 것이 원하는 대로되지 않는 듯했다.
내가 아이에게 원하는 것은 완벽하지 않아도 되니, 해야 하는 것들을 놓치지 않고 성실하게 해내는 것이다. 아이가 잘하고 있다는 것은 알지만, 아이의 성향상 시선이 외부로 분산되다 보니 딱 하나에만 집중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공부나 방송반 일 외에도 친구들과의 관계까지 신경을 쓴다. 에너지가 바깥으로 향하니 활동을 하지 않을 때는 누워 있거나 핸드폰만 보려 한다.
그런 아이를 이해하면서도 변화가 필요해 보이니 잔소리를 하게 된다. 아이 또한 그것을 인식하고 있고, 변화하려고 노력한다.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 잘 안되면 화가 나는 듯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레슨을 받을 때 잘 안되면 선생님께 혼이 나곤 하는데, 제대로 가르쳐주고 싶은 선생님의 마음이 느껴졌다. 그 과정이 힘들지만 잘 따라가려고 하는 아이의 마음도 느껴졌다.
아이들에게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지도해 주시는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다.
"피아노를 잘 치는 게 먼저가 아니라 피아노 배우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전략을 세울 수 있고,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해 나가는 걸 먼저 배워야 합니다. 그러면 실력은 저절로 따라붙어요. 한 번을 치더라도 자신의 목표가 무엇인지, 그걸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그 과정을 깨닫는 것이 중요해요. 한 발짝씩 더뎌도 가면 됩니다."
아이가 자신이 해야 하는 것들에 집중하고 행동하려면 그것을 해야 하는 이유와 목표가 명확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가 하고 있는 활동들을 통틀어 보았을 때, 외향적인 성향에 부합하여, 사회에 나갔을 때 도움이 될 듯하다. 글 쓰고, 말하는 방송반 활동과 피아노, 영어 등 학습적인 부분이 합쳐지면 외적으로 자신의 재능을 펼쳐나갈 수 있으리라 본다. 재능이나 능력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도 이와 다르지 않다. 단순히 만족감을 위해서라면 글쓰기를 꾸준히 이어나갈 수 없을 것이다. 삶의 경험과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리라는 믿음이 있어 글쓰기를 지속할 수 있는 듯하다. 나는 글쓰기를 통해 꾸준함이 강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반대로 꼼꼼하지 못한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장점을 강점으로 승화시키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가는 과정에 있다. 성숙한 한 사람으로 성장해가고 있다. 나에 대한 믿음을 키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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