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혼자 등교 시키기 시작한 게 초등학교 3학년 가을쯤부터였을까.
"이제는 엄마 없이 혼자 학교 가는 연습도 해보자, 시아야"
"왜? 난 엄마랑 같이 학교 가는 게 좋은데..."
"이제 시아도 많이 컸고 학교갈 때 길을 건너는 일도 없어 안전하니까혼자 가도 괜찮을 것 같아. 엄마도 시아랑 같이 학교 가면 좋겠지만 언제까지 함께다닐 수는 없잖아. 이제 동생들 빼고는 친구들도 다 혼자 등교하니까 시아도 이제 그렇게 해보자"
아이는 꽤나 슬픈 얼굴로 힘없이 현관문을 나섰다. 엘리베이터문이 열리고 손을 흔들어주는데 역시나 기운이 없어 보이는 게 안쓰럽다. 하지만 아침에 등교시키러 데려다주고 다시 돌아오는 일도 2년 반 이상을 했으면 이제 되지 않았나 싶었다. 그렇게 온라인 카지노 게임와 한 가지씩 독립하는 일을 준비했다.
다용도실 쪽창문에서 내려다보면 아이가 경비실 쪽으로 걸어가 담벼락을 돌면다시 우리 집 방향으로 걸어가기에얼굴이 보인다. 그러면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게 잘 보이도록 손을 최대한 높이 들고 크게 흔들며 잘 다녀오라는 인사를 한다. 어쩔 땐 큰 하트도 만들어주었다. 그러면 아이도 몸을 들썩이며 반가운 표정으로 손을 마구마구 흔들어 주었다. 다음엔 베란다 쪽으로 나가 창문을 연다. 그러면 다시 아이가 보인다. 혹시 이쪽을 올려다보려나? 20층 아파트의 중간층이라 꽤나 목을 젖히며 걸어가야 해서 쳐다볼 각도가 잘 나오지 않을 텐데 어라, 아이가 날 찾는 모양새다. 부리나케 창 밖으로 손을 뻗어 휘휘 저으며 엄마 여기 있다는 신호를 보낸다. 아이는 날 찾아내고는 다시 펄펄 뛰면서 손을 부지런히 흔들며 밝은 미소로 내 시야에서 서서히 사라졌다. 이게 우리의 아침 루틴이었고 아이는 금세 적응하여 혼자서도 씩씩하게 학교를 잘 다녔다.
그렇게 4학년이 되고 5학년이 되자 딸아이의 시선은 여전히 날 찾고 있었지만 예전처럼 손은 더 이상 흔들어주지 않았다. 나 또한 다용도실에서 베란다로 이어지는 인사를 순간 깜빡하거나 전화가 오거나 할 일이 있어 놓칠 때가 생겼다. 다용도실에서 인사를 나누고 잠깐 이불을 개고 베란다로 뛰어갔지만 아이는 위를 쳐다보지 않고 그냥 휙 지나가버렸다. 다음날도 그랬다. 어, 혹시 엄마가 인사하는 걸남들이 보면부끄럽거나 귀찮아졌나.고민이틀째 되던 날,잠자기전온라인 카지노 게임에게 살짝 물어보았다.
"시아야, 어제 엄마가 베란다로 나가인사하려는데 왜 안 쳐다보고 그냥 갔어? 이제 귀찮아졌나? 그럼 이제 엄마가 나가지 말까?"
"아니? 내가 엄마 있나 올려다봤는데 없더라고. 그래서 바쁜가 보다 하고 그냥 지나갔어"
아! 타이밍이 안 맞았던 거구나. 아이도 날 찾고 있었는데 하필 내가 그때 이불을 개느라 때를 놓친 거였다. 사소한엇갈림인데 딸이 날귀찮게 여긴 게 아니라는 생각에큰 안도감이 들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게는혼자잘등교하라 해놓고 속으로는 이제엄마를찾지도 않는 건가 싶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러니한 마음의내가 좀 웃겼다. 머리로는 아이의 독립을 원하고 있지만 마음으로는 아직도 날 찾고 의지하고 안겼으면 하는 이중적인 마음에서 갈피를 잡지 못해 혼란스러웠다. 너무 가까워지면 멀어지고 싶고 막상 멀어지면 잡고 싶은 청개구리 같은 심정의 원인은 무얼까 궁금했다.
초등학교 6학년인데도 엄마에게 안기고 얼굴을 비빈다는 아이친구 엄마들의 이야기를 듣고 내심 부러웠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게 또 살짝 물어봤다. 왜 시아는 엄마한테 뭉개고 쓰다듬고 안아달라고 안 하냐고. 그러자 아이는 '6학년씩이나 돼서 그렇게 아기같이 구는 것도 좀 이상한 거 아닌가? 내가 그러면 엄마가 귀찮고 힘들 텐데 왜 그러는 거지?'라고 대답하는 거다. 아 그래, 맞다. 어른스럽고 점잖은 네게 오히려 엄마라는 사람이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게 어리광을 피워달라고 부탁하는 꼴이 된 것 같아부끄러웠다. 성숙해 가는 딸에게 왜 너는 퇴행하지 않냐, 고물어보는자체가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좀이상했을 것 같다. 아직도 나는 딸을 마냥 어린온라인 카지노 게임로만바라보고있었다는 게 여실히 증명되는 순간.
그래,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나에게 살을 비비고엄마엄마 찾기를 바랐다면 그걸 원하는 시기에 적절히 해줘야 하는 것이다. 엄마랑 같이 학교를 가고 싶다고 했을 때 더 같이 가줬어도 되지 않았을까. 지금은 같이 가자고 해도 엄마가 왜 따라가냐고 할 텐데 말이다. 내게 온 힘을 다해 손을 흔들어주었을 때 나도 열심히 흔들어주었나 다시 생각해 본다. 이제는 손을 흔들라고 해도 남들이 이상하게 생각한다고 안 할 텐데. 지나간시간이 아쉽다고 말하면 어리석은 엄마일까.
누구보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건강한 독립을 원하는 엄마이지만 정말 한 해가 다르게 의젓한 모습을 보이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보면서그게 나에 대한 애정도가 줄어드는 것이라고 착각하는 오류에빠져서는 안 될 것 같다. 아이는 아이고 나는 나인데 자꾸 아이를 나의 소속으로 여기는 생각을 은연중에 엄마인 나는 하고 있는 거다. 아이는 날 본인의 소속으로 여기지 않는데 나만 내 벤다이어그램에 아이를 쏙 집어넣어 놓았다. 그러면서 난 온라인 카지노 게임와 분리해잘 키우고 있다고 입으로는 떠들고 있지만,그 과정이 마음속으로는 못내 불편하고 불안한 모양이다. 겉과 속이 일치하는 사람이, 엄마가 되어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텐데 오히려 분리불안은 어미가 겪고 있으니 이를 어쩌랴.
한 가지만 생각하자. 아이가 독립하는 건 모녀사이의 애정도와는 관계가 전혀 없다는 것을. 아이가 나와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분리되는 과정을 감정적으로서글프게바라보지 말고 이성적으로 생각하며 아이의 알 깨기 과정을 아낌없이 지지해 줄 것을. 그래야 아이도 더 당당하게 자신의 벽을 부수며 앞으로 앞으로 자신 있게 나아갈 수 있음을 꼭 잊지 말아야겠다. 나도 필사와 독서와 글쓰기를 놓지 않으며 내 일에 집중해 아이가 옆에서 보기에 엄마 혼자서도 재밌게 잘 지내는 든든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서로에게 집착하지 않는 꽤나 신선한 관계가 될 거라 믿는다.
구질구질하게 얽매이고 옥죄고 구속하는 숨 막히는 관계를 탈피한다는 게 부모와 자식, 특히 모녀관계에서는 꽤나 어렵다. 인생의 곡선이 비슷하고 남자들보다 감정적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고리들이 많아 때로는 그것이 서로에게 걸림돌로 작용할 때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쿨하게 서로의 인생을 인정하고 지지해 주며 응원하는,부드러운협력자의 관계로서로에게있어준다면 참 감사한 일이지 않을까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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