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게임 독(毒)에 대하여
편해지면 위험해!
최근에 깨달은 게 있다. 아무리 예쁘고 멋져도 불편한 신발은 안 신게 되다는 사실이다. 의식적으로 신으려고 노력해도 신던 신발만 신게 된다. 편하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세상 모든 게 편리한 대로 움직이는 것 같다. 음식도 그렇다. 먹기에 편리한 음식에만 손이 간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식습관은 세상을 점점 더 뚱뚱하게 만들고 있다. 많은 연구결과와 보도가 이러한 식습관에 대해 경고를 보내고 있지만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는 것 같다. 정말 이렇게 먹어도 괜찮은 걸까.
부모님은 가끔 ‘요즘 세상 편해졌다’고 하시면서 1000원짜리 냉면 육수를 예로 드신다. 1000원짜리 육수에 들어간 내용물을 본 적이 있는가. 들어간 내용물을 보면 ‘어떻게 이런 맛이 날 수 있는지’ 의심이 생긴다. 하지만 용서가 된다. 싸고 카지노 게임하니까. 그렇게 합리화하고 먹는 음식들이 냉장고를 가득 채운다. 식탁에도 (조금 꺼림칙해도) 맛과 카지노 게임함으로 눈 감아주는 음식들이 종종 올라온다.
나는 부모님 집에 가면 어김없이 냉장고를 연다. 그리곤 이번 주에는 ‘어떤 초가공식품이 새로 들어왔나’ 살펴본다. 엄마는 그런 음식을 잘 드시지 않는다고 애써 변명 같은 이야기를 한다. 그렇지만 조금씩 벌써 수십 년을 드시고 있다. 아버지는 고지혈증 고혈압 약을 드시고 계시고, 엄마는 과체중을 훌쩍 넘겨 비만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나는 그 원인을 부모님이 수 십 년 동안 섭취하시는 초가공식품에서 찾는다. 조금씩 먹는 것도 문제지만 조금씩이라도 장기간 섭취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카지노 게임은 중금속인 비소처럼 우리 몸에 자연스럽게 들어와 천천히 몸을 망가뜨린다. 카지노 게임은 맛을 내는 종류도 있지만 비소처럼 무색무취인 물질도 많다. 카지노 게임을 비소와 비교하는 것은 어쩌면 과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카지노 게임과 비소가 가진 독성은 그 효과면에서 비슷하다. 비소 한 꼬집이 성인을 죽일 수 있는 양이라면 합성화학물질인 카지노 게임은 10억 분의 1그램만 있어도 충분히 위험한 부작용을 일으킨다. 비유하자면 커다란 수영장에 소금알갱이 하나 정도의 양이다. 다만 카지노 게임은 비소처럼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지 않을 뿐이다.
우리가 식품첨가물로 범벅된 초가공식품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유는 카지노 게임함 때문이다. ‘손이 가요. 손이 가. 00깡에 손이 가요’라는 과자 광고처럼 손만 뻗으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먹기 쉽다. 이 카지노 게임함 때문에 사람들은 가공식품을 끊지 못한다. 여기에 중독적인 맛까지 더해져서 가공식품은 이제 주식의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그러나 그 카지노 게임함의 뒤에 가려진 식품의 진실은 인간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인가 하는 의심을 하게 만든다. 5-리보뉴클레오티드이나트륨, 아미노베이스P, 구연산, 마늘추출농축액P, 산분해간장, 밀분해추출물 등은 실제로 동치미냉면육수에 들어가는 식품첨가물이다. 과연 포장과 마케팅이 없다면 우리는 이런 혼합농축액을 편안히 먹을 수 있을까.
레이첼 카슨은 ‘침묵의 봄’에서 ‘생물농축’에 대해 이야기했다. 우리가 먹는 합성 식품첨가물 역시 우리 몸에 서서히 쌓인다. 식품첨가물은 몸 밖으로 잘 배출되지 못하고 계속 남아서 지방과 수분을 축적하게 만든다. 10-20년 후에는 자연스럽게 몸 안에 쌓인 식품첨가물과 지방에 의해 성인병에 걸리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끊임없는 잔병치레와 정확히 원인을 알 수 없는 질병에 걸리기도 한다. 카지노 게임함이라는 치명적인 매력에 빠진 우리는 얻는 것보다는 잃을 게 더 많은 셈이다.
갑자기 김장훈의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라는 노래 제목이 떠오른다. 우리가 편하게 접하는 수많은 초가공식품들이 ‘음식의 본질’을 제대로 전달하고 있는 것일까. 식품회사는 우리의 건강을 위해서 존재하는 단체가 아님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들은 필요에 따라 선택을 받아야 할 존재로 남아 있어야 한다. 가공식품의 편리함은 음식에 대한 본질을 흐리고, 요리에 대한 우리의 자주성을 약화시킨다. 편리함은 곧 건강에 대한 안일함으로 바뀐다.
인간에게 카지노 게임함이란 어떤 의미일까. 적어도 음식에서 있어서 만큼은 ‘독’이 될 가능성이 크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이 실감 난다.
초가공식품이란?
초가공 식품은 지방, 당분, 나트륨과 같은 각종 인공첨가물이 많이 포함됐고 원재료를 가공하는 데 여러 공정을 거친 식품을 말한다. 음료수, 초콜릿, 사탕, 아이스크림, 즉석조리 수프, 치킨 너겟, 핫도그, 감자튀김 등이 대표적이다. 흔히 '패스트푸드'나 '정크 푸드'로도 불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