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라인 카지노 게임고 글 쓰는 아침
비가 오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입니다. 오랜만에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글을 썼습니다. 한 번 손을 놓으니 영 써지지 않던 마음에도 봄비가 촉촉이 내렸습니다. 잘 쓰고 싶었나 봅니다. 글자 하나하나를 뱉어내는 게 뭐 그리 어렵다고 도망치고 있던 걸까요. 설마 책이라도 한 권 나오겠어. 하는 마음이 글에서 더 멀어지게 했구나. 를 느낍니다. 그래, 그렇다면 이렇게 글에서 손을 못 놓겠다면 그냥 마음껏 지껄여보자 하는 마음이 됩니다. 목차 그런 거 다 집어치우고 내 마음을 들여다봅니다. 정말 글을 쓰고 싶은지, 그렇다면 쓰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지 곰곰이 들여다봅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역시나 집중은 어렵습니다. 조만간 타이머를 하나 장만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잠시 해봅니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밖에 나갔습니다. 뭘 하려는 건 아니었고 뜬금없이 계란이나 사러 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침 계란이 똑 떨어지기도 했고요. 참 충동적이군. 그런데 그럼 좀 어때하며 내일이면 덥다며 입지 못할 헐렁한 트렌치를 걸치고 우산을 챙깁니다. 날이 푸근합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빗속을 걸으니 오늘 해야 할 일들은 까맣게 잊고 그저 눈에 보이는 것들에 집중하게 되니다. 어른이 되어서야 그것도 얼마 전에 확신하게 된 진달래와 철쭉의 다름이 눈에 들어옵니다. 연두 잎이 뾰족하게 먼저 나오고 뒤이어 울긋불긋해지는 것이 철쭉이었던가요. 이런 작은 깨달음에 나이가 든 걸 알아챕니다. 나는 어째서 어릴 땐 이런 것들을 몰랐을까. 요즘 아이들은 미리미리 공부하니 이런 것쯤은 나보다 더 잘 알고 있겠군.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쓰고 있는 우산을 올려다보는 데 작은 구멍이 하나 보입니다. 비 오는 날만 쓰는 우산이라 평소에는 알아챌 수 없었던 우산에 작은 구멍이 있습니다. 구멍이 뒤통수 쪽에 가있으면 보지 못했을 구멍. 그리곤 이런 생각에 빠져듭니다. 지금 내리는 비는 저 구멍을 통과해 들어올 수 있을까. 어쩐지 단 한 방울의 물기도 맺혀있지 않아 보입니다. 역시나 작은 구멍을 통과하는 것은 비에게도 어려운 일일까. 참 쓸데없는 생각이라는 생각과 동시에 이런 생각이 그리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10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 애착하는 수면바지와 어울리지 않는 헐렁한 트렌치코트를 입은 여자가 짧은 산책을 마칩니다. 얼른 들어가 이 이야기를 글로 쓰고 싶다. 그러자 발걸음이 가벼워집니다. 운동하는 것은 그렇게 힘들어하더니 잠깐 글 하나 썼다고 또 금세 상상의 나래로 빠져서 짧은 산책을 하게 되네요. 역시 글동무는 산책인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