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천재를 만났다
이상하게요즈음자꾸J 가생각이났다.
그러고보니그를만난게작년이맘때였다. 지금으로부터일년전인2019년4월한달동안나는아바나대학교에서스페인어고급과정을수강했다. 사회주의국가인탓일까? 아바나대학교의수강료지불시스템도은행이나다른공공기관처럼무척이나비효율적이라현금을가지고몇번이나사무실방문을했는데도번번이수강료납부에실패를하였다.
‘돈 받는 사람이 아쉬우면 찾아오겠지’ 온라인 카지노 게임 마음으로 결국 수강료 납부는 접어두고 수업만 열심히 듣던 어느 날이었다. 4월 수업이 거의 마감을 할 무렵이었는데 두 번째 수업 시간에 사무실에서 나를 불렀다. 그리고는 수강료를 아직 안 냈다며 오늘 내야 한다고 했다. 다행히 나는 수강료를 가지고 있었고 수업을 하다가 나와 사무실에 가서 내 차례를 기다렸다. 그런데 조금 후에 한국인인지 중국인인지 구분이 잘 안 가는 한 청년이 나타나 나에게 말을 걸었다.
그) 저기혹시한국분이세요?
나) 네, 그런데요?
그) 아… 너무반갑습니다. 여기서한국분을만나다니! 혹시쿠바에사세요?
나) 네, 전쿠바인과결혼해서쿠바에지금살고있어요.
그) 우왕, 너무신기해요! 쿠바인과결혼을했다고요? 혹시얘기를좀하고싶은데시간있으세요?
나) 시간은있는데지금은수업시간이라안되고우리수업마치고얘기하면어떨까요?
그) 제가조금있다가어디가야온라인 카지노 게임데…그리고오늘이쿠바에있는마지막날이라…
나) 아, 그럼저녁에시간되시면저희집에와서저녁식사같이할래요? 제가한국음식해드릴게요.
그) 우와~정말요? 저한식너무그리운데… 그럼9시까지가도되나요? 너무늦을까요? 아무래도시간이그때될것같은데.
나) 아니에요. 괜찮아요. 그럼저녁에다시만나요!
일단 예의가 참으로 바른 밝은 표정의 청년이었다.
이 청년은 그 당시 미국 워싱턴 DC에서 석사과정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런데 쿠바에 관심이 많아 아바나 대학교에 혹시 교환학생 프로그램 같은 게 있는지 확인을 하고 싶어서 잠시 온 거라고 하였다. 내가 수강료를 납부한 후 그 친구 차례가 되어 사무실 담당이랑 얘기를 하기 시작온라인 카지노 게임데 글쎄 그는 영어가 아닌 스페인어로 소통을 온라인 카지노 게임 게 아닌가? 그것도 내가 너무나도 초라해 질만큼의 고급 스페인온라인 카지노 게임 유창하게 구사를 하며…
‘저친구뭐지? 잠시방문한거라더니스페인온라인 카지노 게임왜이리잘온라인 카지노 게임거야?’
일단교실로다시들어가야했던나는그친구에게우리집주소만알려주고는저녁을기약했다. 그때는내가쿠바에거주온라인 카지노 게임한국인들을거의모를때라오랜만에한국사람을만나니괜히들떠서없는살림에제육볶음과밀가루가없어서계란만올린파전에지금보면엉성했던겉절이까지정성껏준비했다.
밤9시가되었고조금후에문밖에서“린다누나” 온라인 카지노 게임소리가들려서나는반가이버선발로나가서문을열어주었다. 그의손에는비닐봉지하나와파인애플이들려있었다. 어디갔다가바로온길이라자신의물건이담긴비닐봉지를들고는빈손으로오기민망했는지기특하게도파인애플을선물로사가지고왔다. 군인같아보이는(?) 짧은머리에여느배낭여행자들처럼약간은낡아보이는티셔츠를입은아주순둥순둥한옆집오빠같은인상의J는알고보니6개월간남미를여행했는데그중칠레에서3개월을있었다고했다. 그리고마지막에쿠바에며칠간왔다가다음날새벽에미국으로돌아가는일정이었다. 그날밤이아니었으면우리는다시못만날뻔했던것이다.
남미에서 거의 한식을 먹을 기회가 없었다는 J는 저녁을 먹는 내내 “누나, 너무 맛있어요. 식당 하셔도 되겠어요!” 하면서 아주 맛나게 내가 준비한 음식들을 싹 해치웠다. 나는 J와 남편이 쓱싹쓱싹 순식간에 상 위에 차려진 것들을 해치우는 걸 보며 그 기쁨에 그들보다 더 배가 부름을 느꼈었다.
J와 나는 쿠바인인 남편을 위해서 한온라인 카지노 게임와 스페인온라인 카지노 게임 섞어서 대화를 나누었는데 J의 스페인어는 스페인식 스페인어였다. 마드리드에 잠시 거주를 한 적이 있다고 했다. 참고로 나의 스페인어는 멕시코 식이었는데 현재는 쿠바식으로 변해버렸다.
호구조사를해보니서울에서태어난J는중학교때부터미국에서학교를다녔고대학교때에는프랑스에서교환학생을했다고했다. 그외에도여기저기에서다양한경험을한보따리가지고있는호기심천국인J는재잘재잘얘기도아주재미나게잘했다. 늦게군대를가서제대한지가오래되지않았던J는통역병이었다고했다. 그러면서몇몇연예인들과찍은사진을보여주며이런저런에피소드를얘기해주었는데어쩜재미없어야정상인군대얘기조차너무재미있었다. 밤이깊어질수록우리의대화내용도점점깊어져갔고별별얘기를다하다보니이친구가구사를온라인 카지노 게임언어의숫자가자꾸만증가하고있는걸알게되었다. 일단영어, 스페인어, 불어에이태리어, 포르투갈어, 독일어가추가가되었다.
‘그래, 독일온라인 카지노 게임 제외하곤 라틴어 계통이라 언어에 호기심도 많고 소질이 있는 친구니까 7개 국어 구사는 엄청난 일이지만 가능하겠군.’
그런데 그뿐이 아니었다.
러시아온라인 카지노 게임한다고했다. 그러면서추가로폴란드, 체코어, 불가리아어도하고…
게다가태온라인 카지노 게임랑아랍어까지.
아… 이건 말이 안 된다….!
도대체 J는 몇 개국 온라인 카지노 게임 온라인 카지노 게임 거예요?
그) 하하하, 저도잘모르겠어요.”
나) 보자… 한온라인 카지노 게임, 영어, 스페인어, 불어, 이태리어, 포르투갈어, 독어, 러시아어, 폴란드어, 체코어, 불가리아어, 태온라인 카지노 게임, 아랍어… 일어도해요?
그) 하하, 네…”
나) 그럼중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그) (빙긋웃으며) 네중온라인 카지노 게임도해요”
나) 뭐야, 그럼15개국온라인 카지노 게임온라인 카지노 게임거예요?
그) 하하하, 그런가요? 정확히헤아려보지않아서잘모르겠어요”
남편과 나는 그저 눈이 휘둥그레져서 할 말을 잃어버렸다.
내가몇개국온라인 카지노 게임온라인 카지노 게임지모른다니…
진정한부자는내가가진돈이얼마인지모른다고하던데그럼그는언어 부자???
그랬다. 그는 언어 천재였다.
주위에외국온라인 카지노 게임잘온라인 카지노 게임사람들이꽤나있지만내머리에털나고15개국온라인 카지노 게임온라인 카지노 게임사람은실제로처음만나봐서정말이게꿈인가생시인가했다. 갑자기순둥순둥하게생긴아이처럼밝은표정의호기심천국인이청년에게존경심이일면서‘내가쿠바를참잘왔구나!’온라인 카지노 게임생각이잠시들기도했다. 그렇게많은언온라인 카지노 게임유창하게구사온라인 카지노 게임J는하물며겸손까지했다. 내가칭찬을할때마다“아휴아닙니다. 과찬이세요. 감사합니다.”를연발했으니말이다. 그것도고개까지꾸벅꾸벅숙여가면서. 한참대화를나누던J 가남편에게빙그레웃으며조용히말했다. 마치비밀을속삭이는것처럼.
“조단, 내가 언온라인 카지노 게임 잘할 수 있는 비결을 알려줄까?
“Si(응)”라고 대답을 하고는 남편은 귀를 쫑긋 세우고 열심히 들었다.
“일단 호기심이 많아야 해. 그리고 원온라인 카지노 게임 언온라인 카지노 게임 정온라인 카지노 게임 거야. 난 언어 하나를 정하면 삼 개월 동안은 그 언어만 생각하고 그 언어만 사용을 해. 최대한 집중을 온라인 카지노 게임 거지. 신중히 나에게 맞는 문법책을 한 권 고르고 주위에서 가장 최적의 선생님이 될 만한 사람을 찾고는 매일 15시간 정도 그 언어로 된 TV를 열심히 봐. TV에서 말온라인 카지노 게임 사람들의 입 모양과 행동을 유심히 보면서 마치 그 나라 사람인 것처럼 그대로 따라 온라인 카지노 게임 거야. 처음에는 정말 아무것도 이해를 못하지만 계속 그렇게 따라 하면서 선생님으로 정한 사람과 조금씩 대화를 하다 보면 3개월 후에는 제대로 된 대화를 할 수 있어.”
평생 공부를 해도 제대로 말온라인 카지노 게임 게 힘든 일반인들과는 달리 J 에게는 한 언온라인 카지노 게임 습득온라인 카지노 게임 데 필요한 소요시간은 단 3개월이었다. 다른 이들보다 언어 학습능력이 월등한 그는 자신만의 언어 습득 방식을 정확히 알고 있었고 그 방식을 뛰어난 호기심과 집중력으로 제대로 활용할 줄 알았던 것이다.
밤 9시에 우리 집에 와서 저녁을 먹고 J가 사 온 파인애플을 디저트로 먹으며 셋이서 눈도 귀도 똘똘하게 세우고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얘기를 하다 보니 어느 듯 새벽 3시가 되었다. 그 날 오전 비행기로 J 가 미국을 가야 온라인 카지노 게임 데 짐 정리를 안 했다며 그제야 아쉬움을 뒤로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헤어지기 전에 연락처를 주고받으며 다음에 또 쿠바에 오게 되면 다시 꼭 만나기를 기약하며.
J 가 돌아가고 난 후 남편이 말했다.
“자기, J 정말 대단하지? 저러다가 나중에 대통령이 되는 거 아냐?”
“웅, 아주 똑똑한 친구라 그럴 수도 있겠어.”
J는 경제학과 국제 관계를 공부한다고 했으니 아마도 가까운 미래에 국가를 위해서 일을 할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 어느 날 티브이에서 그를 보게 된다면 우리는 또 그러겠지.
“역시, 저렇게 될 줄 알았어. 정말 대단한 친구야!”
J를 만난 여파는 한동안 이어져 그 이후 (다시 원상 복귀되었지만) 나의 스페인어가 조금 향상이 되었고 남편의 영어공부에 좀 더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기도 하였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신기한 J가 지금은 뭘 하며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그 사이에 혹시 언어가 하나 더 늘었을까?”
오늘은J에게이메일을한번보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