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에서 유치원으로, 결정적 시기에 찾아온 팬데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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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이이이이익! 쿵!
아줌마! 운전을 어떻게 하는 거요??
음악치료에서 돌아오는 길이었다. 아이치료를 다닌 지 반년이 된 초보운전사 엄마는 꽤나 자신감이 붙었었다. 금요일 오후 4시 수업이 끝난 뒤 돌아오는 길은 제법 막혔기에 안 가본 길을 시도한 참이다. 새로 생긴 1차로로 차선을 변경하면 빨리 집에 갈 수 있을 거 같았다. 어느새 뒷좌석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곤히 잠들었기에 깨기 전에 집에 도착하면 차 안에서 조금은 쉴 수 있겠지. 제대로 살폈다 생각한 순간, 같이 차선 변경한 택시와의 접촉사고. 세게 부딪힌 건 아니라 다행히도 아이는 깨지 않았다. 잔뜩 찌푸린 표정으로 내린 택시기사가 내린다. 그의 얼굴에 씌어진 하얀 마스크. 그렇다. 매일 치료를 결심한 지 100일도 채 되지 않은 시기, 2020년 1월 말. 전 세계를 휩쓴 팬데믹은 교통사고와 함께 시작됐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나이 5살(만 3세 반)이었다.
직장어린이집은 남편의 희망이었다. 새로 생기는 직장어린이집이어서 개원멤버인 탓에 조금 여유가 있을 거라 기대했다. 당시 만 4세 반 인원은 아이는 넷, 교사는 둘이었다. 언제든지 아빠가 백업해 줄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넓고 좋은 환경. 이런 <좋은 곳에 보내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리라. 생각해 보면 보통의 삶에 대한 미련이었으리라. 당시 25개월부터 언어치료를 주 1회씩 하고 있었고 어린이집은 35개월에 상담을 했다. 숨길 마음은 없었기에 일단 상담 때부터 오픈했다. 결과적으로 그다음 해 5월 코로나덕에 늦은 입학을 할 때까지 8개월간 다녔지만 마지막 다닌 두 달은 코로나 핑계로 제대로 등원하지 않았다. 재원기간 동안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의사소통이 어렵다는 이유로 단 한 번도 밥을 먹여보지 못했으며 2시간 이상 등원한 적도 없었다. 낮잠까지 집에서 재우고 깨워서 오후 자유놀이시간에만 등교하라던 원장은,
"어머님,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우리 어린이집에
일곱 살까지 다니는 것은 정말 기적일 거예요."
라고 말했다. 산타를 부탁하고 난 다음 주, 상담주간이었다. 그 뒤로 원장은 근무 중인 카지노 게임 사이트 아버지를 불러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와 같은 반 아이 아버지(외국인 유학생)와의 대화에서 통역을 시켰다. 여담이지만 당시 카지노 게임 사이트 아버지는 그 유학생이 다니는 대학원의 겸임교수였다. 늦된 자식을 본인이 다니는 회사에 속한 직장어린이집에 보내고 싶었던 남편의 등이 조금 굽어 있었다. 그 당시 어린이집 원장이 어떤 뜻으로 말한 것인지는이제는 이해한다.장애영유아와 특수교육에 대한 이해 없이는 아무리 교사 대 아이의 비율이 1:2였어도 힘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늦은 나이에 정원이 하나만 키우는 우리 부부는 진짜 아무런 배경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하나하나 그 방향을 선택하고 시작해야 했다. 망망대해에 등대조차 없이 정원이를 태운 배 . 선장은 바로 나였다. 아이에 대한 결정은 하나하나 묻지만 결국 결정해야 하는 것은 부모의 몫.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육아방법조차 주변인들과 달라서 조언을 구하기 어려웠다. 그저 정원이를 겪으면서 알아갈 수밖에 없었다.
이미 늦은 걸까, 아님 빨랐던 걸까. 팬데믹은 왜 하필 그시기에 왔을까. 결국 우리 부부는 유치원(특수교육 대상자)에 가기로 뒤늦게 결정했다. 만석으로 차 있던 지역 단설유치원의 특수교육대상자 T.O는 코로나19로 인하여 개원이 늦어짐에 따라 두 자리가 비었다. 교육청에서 가서 배치신청서를 냈다. 나중에서야 알았지만 특수교육대상자는 유치원 때부터 의무교육의 범주에 포함된다. 제도란 그 운영이 미약하고 혹여 사람에 따라 큰 차이가 있을지언정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크다고 생각한다. 없는 것보단 낫다는 말이다. 이제 대학교를 갓 졸업한 젊은 여선생님은 희망차고 씩씩하게 다닐 수 있을 거라 말했다.
"아버님, 어머님! 걱정 마세요."
그 다정한 말에 왈칵 눈물이 났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자폐인지도 잘 몰랐던 시절이었지만, 아무것도 모르던 무지의 엄마는 비로소 닻을 내린 기분이었다. 유치원에서 많은 배움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안전하게 아이를 맡길 수 있었고, 아이의 느림을 이해받을 수 있었다. 문제는 코로나였다. 2020년, 팬데믹 첫해는 마스크부터 난관이었다. 마스크를 쓸 줄 몰라서 가벼운 외출조차 힘들었다. 확진자의 동선이 뜰 때마다 유치원은 1-2주씩 쉬었다. 유치원에 맞춰 남은 일정을 조정하기가 망설여졌다. 모든 것을 맡기기엔 시대 상황은 너무 가변적이었다. 평일 오전에 잡아두었던 "실비 언어치료"는 그래서 계속 이어졌다. 뭐라도 해야지. 지금 하지 않으면 안 돼, 그런 생각을 가진 엄마들은 코로나의 무서움을 몸서리치면서도 아이를 데리고 센터를 다녔다. 아직 어린이집에 대한 후유증이 남아있던 나로서는 아이성장에 대한 기대를 갖고 1:1의 재활수업에 더 목을 맬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는 아이의 시간이 끝에 다다르기 전에 따라잡을 수 있기를 소망했다. 지금도 생각한다 그때 치료를 줄이고 일상을 가르치고 유치원을 더 많이 보냈음 어땠을까? 그럼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게 더 나았을까? 답은 알 수 없다. 지금은 후회하진 않지만 아쉬움은 늘 있다. 선택은 결국 나의 몫이었으니 받아들일 뿐.
1년 동안 씌우는 법을 가르쳐서야 카지노 게임 사이트 6살때 마스크를 타고 버스를 탈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2021년에는 유치원에 3-4일 등원하고 40분에 기본 5만 원에서 7만 원에 이르는 수업을 주 20회기를 했다. 조기집중중재란 말이 있다. 40회기를 하는 집도 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그 절반정도였고 한주에 140만 원. 그중 실비로 70%를 돌려받는 수업은 6회기 정도였다. 남은 14회기 중 바우처로 지원받는 돈은 약 17만 원, 교육청에서 지원받는 돈은 10만 원이 전부였다. 그래도 아깝진 않았다. 아이가 또래보다 조금 느려도 따라잡기만 된다면 아이 인생의 선택은 정말 달라질 거니까. 괜찮았다. 노후나 나의 건강은 생각지도 못한 하루하루였다. 그저 강박적으로 매일을 클리어했다.
3년 동안 같이 혹은 늦게 시작하는 아이들이 말문을 틔였다. 처음부터 마스크를 쓰고 만난 엄마들과 정보를 나누며, 이 여정이 언젠가 끝이 나기만을 웃으며 소망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도 4,50개월 되어서 말문을 트일 거야. 그러면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기대반, 힘겨움 반으로 매일을 버텼다. 그때가 같이 재활수업을 들었던 카지노 게임 사이트 또래 아이들 중 일부는 비슷한 시기에 장애등록을 했고 일부는 따라잡은 아이도 있었다. 말이 트이고 아이큐가 높았어도 뒤늦게 자폐성 장애 등록을 한 아이도 있다. 하지만 아직 말을 못하는 아이는 내 주변에 카지노 게임 사이트 하나다. 마치 단체로 달리기를 하는데 모든 아이들이 달려 나가고 있는데 우리의 다리만 땅에 묶여있는 것 같았다. 본드로 붙인 것처럼.
정원이가 일곱살, 마지막 해에는 유치원에 매일 등원하게 되었다. 하지만 정원이의 성장은 여타 친구들이랑 달리 많이 느렸다. 특교자(특수교육대상자) 사이에서도 제일 느렸다. 사실 유치원에 다니는 동안 매순간 행복한 것은 아니었다. 이해받을 수 있는 곳은 우리사회에서 매우 좁았다. 24시간 생활하는 부모조차도 평생 겪지 못했던 일들을 매일 겪는다. 하물며 낯선 타인에게 온전한 이해와 사랑을 바라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공식적으로 함께 하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통합교육의 울타리이다. 유치원을 다니는 동안 정원이는 정신경련도 두 번 있었고 6살, 60개월에는 실비치료는 종료하고 장애등록을 했다. 7살, 골인인 줄 알았던 그 나이가 되었지만 출발점에 서 있을 때 상상했던 것과 많이 달랐다. 말로만 듣던 정상 위에 올랐지만,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장애, 이는 끝이 아니라 또다른 시작이었다. 하지만 친구들과 맞잡고 달리는 정원이의 미소를 믿고 또 하나의 선택을 하게 된다. 초등학교 입학을 동네에서 해보자! 란 매우 큰 결심. 특수학교가 아닌 태어나고 자란동네에서 학교를 다녀보면 어떨까. 친구들처럼. 엄마는 믿고 싶었다. 아이의 잠재력을. 하지만 이는 또 다른 길모퉁이를 만나게 된다.
(다음편에 이어서)
힘든 이야기를 압축해서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큰 줄기를 말씀드려야 그간의 산발적인 에피소드들이 연결이 될 거 같아서 긴 시간을 조금이나마 정리하는 글을 쓰고 있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이드가 필요하시면,[연재 브런치북] 자폐를 가진 어린이의 세계를읽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