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행복수집가 Apr 22. 2025

이사를 앞두고 카지노 쿠폰께 드린 선물

좋은 마음을 주고 받는 기쁨

우리 집은 이제 곧 4월 말에 이사를 간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는 5년동안 살았다. 이곳에 와서 수지를 낳았고 지금 수지가 6살이 될 때까지 지냈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을 이곳에서 보냈다.


그동안 만난 이웃들, 카지노 쿠폰분들, 청소해 주시는 여사님들은 마주칠 때마다 인사하며 지냈다. 그중에서도 특히 카지노 쿠폰 한 분은 우리 수지를 볼 때마다 선한 웃음 지으시며 친절하게 말해주시고 환하게 인사해 주셨다.


5년 동안 한결같이 밝은 표정으로 인사해 주셨다. 연세가 우리 아빠와 비슷한 것 같은데 지나다가 그분을 우연히 보면 늘 묵묵히 열심히 일하고 계셨다. 그분이 지나간 자리는 늘 깔끔했다. 그래서 항상 고마운 마음이 있었고, 이사 가기 전에 그래도 인사는 한 번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마침, 집 앞에 쓰레기를 버리러 갔는데 분리수거장에 이 카지노 쿠폰님이 계셨다. 역시나 서로 밝게 인사했다. 그리고 카지노 쿠폰님이 나에게 먼저 말을 거셨는데 혹시 작아서 안 입는 아이 옷이 있냐고 물어보셨다.

나는 있다고 했다. 그랬더니 카지노 쿠폰님이 더 밝은 표정을 지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 그래요? 우리 손녀가 이제 809일이 됐는데 혹시 안 입는 작은 옷 얻을 수 있을까요?"


나는 흔쾌히 "아 네네! 드릴게요!"라고 답했다.


마침 수지가 작아서 안 입는 옷을 다 정리해서 박스에 넣어뒀고 이걸 기부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가까이에서 옷을 필요로 하는 분을 만나니 굉장히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카지노 쿠폰님은 나에게 무척 고마워하시며 경비실로 가져다주시면 좋겠다 말씀하셨고, 나는 알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이 대화를 하는 동안 카지노 쿠폰님의 눈이 반짝이며 손녀에 대한 사랑이 가득한 걸 느꼈다. 평소에도 항상 밝은 표정이셨는데 손녀 이야기를 할 땐 한층 더 밝으셨다.


그 모습을 보며 우리 친정 아빠가 생각이 이났다. 우리 아빠도 손녀 이야기만 하면 눈에서 하트가 쏟아져 나오는데, '할아버지 마음은 다 같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옷을 드리면서 이사 가기 전 인사를 드릴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서 더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후로 난 집에 와서 수지 옷 중에 3살 정도 된 아이가 입을만한 옷을 고르기 시작했다. 고르고 고르다 보니 가방 2개가 나왔다. 생각보다 옷이 많아서 좀 놀랐지만 많을수록 좋겠지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정리했다.

카지노 쿠폰


그리고 옷을 가져다 드리는 길에 경비실에 계신 다른 카지노 쿠폰분들과 함께 드시라고 쿠키 세트도 챙기고, 작은 편지도 한통 썼다. 그냥 그러고 싶었다. 나는 워낙 편지 쓰는 걸 좋아하는데, 그동안 덕분에 안전하게 잘 지내며 행복한 추억 많이 쌓았다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다.


이렇게 잔뜩 준비해서 경비실에 갔다. 경비실에 가니 내가 옷을 드리려고 한 카지노 쿠폰님은 안 계셨고 다른 분이 계셨다. 그분께 이러이러해서 옷을 드리러 왔다고 말씀을 드리니 대신 받으시는 카지노 쿠폰님이 '이렇게 챙기는 게 쉽지 않을 텐데'라고 하시며 고맙다고 하셨다.


옷을 드리고 나서는 같이 드시라고 쿠키를 들고 왔다고 하니 매우 놀라시며 "아니, 이런 걸 다 챙기셨어요? 아이고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아직 끝나지 않은 나의 마지막 선물, 편지를 꺼내서 "이것도 전해주세요"라고 하니 한번 더 놀라셨다.


"아이고, 편지까지 적으셨어요? 혹시 여기 감사 인사를 전할 연락처가 적혀 있을까요?"


"아, 아니요."


"그럼 감사 인사라도 전할 수 있게 연락처 하나 남겨주세요. 워낙 선한 분이셔서, 감사 인사 전하고 싶어 하실 거예요. 허허~"


나는 감사인사를 따로 받을 생각을 하고 드린 건 아니었지만 그렇게 말씀하시니 연락처를 알려드려도 괜찮을 것 같아서 편지 봉투에 연락처를 남겼다.


그리고 경비실을 나오면서 "수고하세요~" 인사를 했는데 카지노 쿠폰님이 나에게 "감사합니다. 행복하십시오"하고 인사해 주셨다. 그 말을 들으며 '내가 이런 인사를 언제 받아본 적이 있나?' 하는 생각에 잠시 멈칫했다. '행복하십시오'라는 그 한마디가 너무 따뜻해서 내 마음 깊숙한 곳에 잔잔히 스며들었다.


카지노 쿠폰님께 드릴 아이 옷과 편지, 쿠키를 준비하며 내 시간과 내 에너지가 들었다. 정성이 들어갔고 마음이 들어갔다. 그런데 전혀 귀찮지 않았고 이걸 줄 수 있음에 기뻤다.


그리고 직접 만나서 물건과 고마운 마음을 드렸을 때 주는 기쁨을 온전히 느꼈다. 받는 기쁨도 정말 크지만, 주는 기쁨이 훨씬 크다는 걸 새삼 느끼며 무척 행복했다.




그리고 이 날 오후에 수지 옷과 내 편지를 전달받은 카지노 쿠폰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카지노 쿠폰님은 무척 고마워하셨고 우리는 반갑게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비록 중고옷이지만 이쁘게 잘 입었으며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카지노 쿠폰님은 며느리가 평소에도 당근마켓을 자주 이용하고 중고에 대해 거부감이 없다며 좋아할 거라고 하셨다. 나는 그러면 다행이라고 잘됐다고 했다. 그리고 나도 누가 주변에서 아이 옷이나 물건을 주면 참 좋아하며 잘 받았다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카지노 쿠폰님도 공감하며 같이 웃어주셨다. 혹시나 중고옷을 며느리분이 안 좋아하시면 어쩌나 싶었는데 이야기를 듣고 보니 중고물품을 잘 애용하는 분이셔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카지노 쿠폰님과 이렇게 길게 대화해 본 적은 처음이었는데 우리는 오래 알고 지낸 사람들처럼 편안하게 이야기했다. 사실 그동안 지나가면서 인사한 게 다인데, 그새 정이 들었고 서로에게 마음이 열려 있었나 보다.


카지노 쿠폰님도 아무렇지 않게 편하게 자기 이야기를 하셨고, 나도 너무 자연스럽게 내 사적인 이야기도 하게 됐다. 대화는 끊기지 않고 물 흐르듯 이어졌고, 난 이분과 대화를 하며 즐겁다는 생각도 했다.


카지노 쿠폰님은 친정아빠랑 비슷한 연배인 것 같으셨는데, 내가 아빠랑 이야기할 때 편하게 하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평소에도 '이분은 참 선하다' 하는 느낌을 받곤 했었는데 실제 대화를 해보니 정말 선한 기운이 가득한 분이셨다.

그리고 내가 이사를 가는 곳은 지금 아파트보다 더 넓은 곳인데, 카지노 쿠폰님은 정말 축하한다고 잘하셨다고 진심으로 기뻐해주셨다. 그 마음이 전화에서 들리는 목소리로도 충분히 느껴졌다. 그렇게 축하해 주시니 나도 무척 감사했다.


우리는 아쉬움과 고마움을 가득 표현했다.

이렇게 주고받는 마음이 따뜻했다.


그리고 대화 마무리가 될 즈음에 카지노 쿠폰님이 내 번호를 저장해도 되겠냐고 물으셨다. 나는 물론 괜찮았지만, 내가 앞으로 이사를 가면 연락할 일이 있을까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서 조심스레 "제가 이사 가면 연락할 일이 있을까요?" 하고 말씀드렸더니,"그래도 혹시 필요한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그럴 때 연락하세요~ 그리고 저도 손녀 옷이나 물건 필요하면 연락드릴게요~"라고하셨다.


이 말을 들으니 이분과는 앞으로도 계속 연락이 이어질 것 같다는 마음이 들었다.


"아! 네네 그럼 되겠네요~ 제 아이가 크면서 안 쓰는 물건이나 옷이 계속 많아지는데 필요한 분에게 드리면 저도 좋아요! 선생님, 우리 친구처럼 편하게 연락해요~"


나도 모르게 불쑥 '친구처럼'이란 말이 나와서 살짝 놀랐다. 내 말에 아빠뻘 되는 카지노 쿠폰님은 하하하고 웃으시며 "네 그래요~"라고 답하셨다.


우리는 마지막까지 서로에게 계속 고맙다고 인사하며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고 나니 내 마음의 온도가 올라간 게 느껴졌다. 좋은 마음을 주고받으며 느낀 행복이 내 마음에 가득했다.




5년간 살았던 정든 아파트를 곧 떠나게 되니 이곳에서 내가 좋아했던 장소와 풍경들, 그리고 사람들이 벌써 그리워지는 느낌이다. 이 아파트에 처음 왔을 때 낯선 풍경과 설렘은 이젠 익숙한 일상이 되었고, 그 속에서 나는 수많은 추억을 쌓아왔다. 좋은 일도 많았고, 때로는 힘든 일도 있었지만 지나고 나니 결국 남는 건 좋은 추억뿐이다.


그리고 이곳에서 아이를 낳았고 지금까지 키웠다. 아이의 이쁜 어린 시절을 이곳에서 보냈다. 갓난아이를 데리고 나가면 청소하시는 여사님들은 하나같이 말을 걸어주시며 이쁘다고 해주셨고, 때로는 간식도 챙겨주셨다. 아이가 아장아장 걸으며 어린이집을 갈 때는 아침에 교통 정리하던 카지노 쿠폰님이 그 바쁜 중에도 늘 놓치지 않고 인사를 꼭꼭 해주셨다.


그리고 멀리서도 우리가 보이면 손을 흔드시며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도 해주셨다. 이렇게 정겨운 곳이었다.


떠나는 길에 아쉬움만 남지 않아서 다행이다.

아쉬움보다 더 큰 고마움과 좋은 추억을 안고 간다.

그리고 새로운 좋은 인연도 선물처럼 받은 기분이다.


이곳에서의 좋은 추억과 고마운 인연들을 마음에 품고, 새로운 곳에서 시작할 일상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린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