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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석 Feb 17. 2025

TV 모니터로 창조한 백남준의 ‘로봇 초상’

석기자미술관(156) 백남준 로봇 아카이브전

카지노 게임백남준, 로봇 K-456, 1964(1996), 185×70×55cm, 백남준아트센터



백남준의 첫 로봇 작품<로봇K-456


백남준의 첫 번째 로봇 작품인 〈로봇 K-456〉은 1964년 《제2회 뉴욕 아방가르드 페스티벌》에서 처음 소개되었다. 일본 엔지니어들과 공동 제작한 이 작품은 20채널로 원격 조정되는 로봇으로,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18번 B플랫 장조〉의 쾨헬 번호를 따서 이름 붙였다. 이 로봇은 거리를 활보하며 라디오 스피커가 부착된 입으로는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연설을 재생하고 마치 배변을 하듯 콩을 배출하기도 했다.


〈로봇 K-456〉은 백남준과 각종 퍼포먼스에서 함께 공연했고 1982년 뉴욕 휘트니 미술관에서 열린 백남준의 회고전에서는 길을 건너다가 자동차에 치이는 교통사고 퍼포먼스에 등장하였다. 백남준은 이 퍼포먼스를 “21세기 최초의 참사”라 명명하였는데, 이를 통해 기계적 합리성의 허구를 드러내고 인간적 고뇌와 감성을 지녔으며 삶과 죽음을 경험하는 인간화된 기계를 제시하고자 했다. (백남준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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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장치로 탄생시킨 카지노 게임초상 로봇


1964년 <로봇 K-456을 처음 선보인 뒤로 백남준은 평생에 걸쳐 수많은 로봇 작품을 만들었다. 백남준은 텔레비전 모니터와 라디오, 카메라, 스피커 등을 조합해 사람 모습을 한 로봇을 만들었다. 그 대상이 무척 다양해서 자기 가족으로 시작해 인류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정치가, 모험가, 과학자, 발명가, 학자, 작가와 예술가들이 백남준의 로봇으로 다시 태어났다. 회화에 초상화가 있고, 조각에 자소상이 있듯, 백남준의 작품은 ‘초상 로봇’이라 불러 마땅하리라.


카지노 게임반 고흐 Van Gogh
요제프 보이스 Joseph Beuys



백남준이 만든 ‘초상 로봇’의 공통점은 자기 분야에서 획기적인 진보를 이룬 ‘혁신의 아이콘’이란 점이다. 백남준의 ‘초상 로봇’은 혁명가들에게 보내는 가장 백남준다운 방식의 헌사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위인으로는 선덕여왕, 장영실, 허준, 정약용이 있다. 미술가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빈센트 반 고흐, 그리고 백남준의 둘도 없는 벗 요제프 보이스 등이 있다.



카지노 게임과 인연을 맺은 마크 팻츠팔과 김양수


두손갤러리가 2025년 새해를 맞아 백남준 로봇 아카이브전 <Human Tech for Future를 연다. 1980년대부터 백남준과 손을 잡고 세상을 떠날 때까지 백남준의 수석 디자이너와 기술 어시스턴트로 활동한 마크 팻츠팔(Mark Patsfall)의 자료 가운데 로봇 제작과 관련한 자료를 모아 선보이는 자리다. 작가의 구상이 작품으로 구현되는 과정을 엿볼 귀한 기회라는 갤러리의 설명처럼 순수 아카이브 전시라 실물이 한 점뿐이라는 게 조금은 아쉽다.



전시를 기획한 두손갤러리 김양수 대표는 백남준과 특별한 인연을 맺은 인물이다. 1992년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백남준의 첫 국내 회고전 <비디오 때·비디오 땅을 기획한 사람이 바로 김양수 대표다. 뉴욕으로 이주한 이후 백남준과 빈번하게 교류하며 미디어아트 전문 공간 ‘New York Center for Media Art’를 함께 만들기도 했다. 그 인연으로 백남준은 김양수를 모델로 로봇 <김양수 군 경기따라지(1990)를 만들어 선물했다. 김양수는 이 로봇을 미국 브루클린 미술관(Brooklyn Museum)에 기증했다. 이번 전시에는 그 작품의 가슴 부분 모니터에서 나오는 영상만 따로 공개한다.


카지노 게임, Hacker Newbie, 1994, 추정가 KRW 130,000,000–250,000,000



서울옥션2월 경매 출품작<해커 뉴비


서울옥션 2월 경매에 백남준의 로봇 작품 <해커 뉴비 Hacker Newbie(1994)가 출품됐다. 20세기 미디어 혁명을 이끈 빈티지 TV, 라디오 캐비닛, 전화기, 게임 기어 등을 조합해 만들었고, 캐니빗 안에 설치된 모니터에서는 0과 1로 상정되는 디지털 화면이 반복적으로 재생된다. 본래 비디오가 기록과 저장을 위한 수단이었다면 백남준은 이를 의도적으로 조작해 일방향적 정보성을 띠는 화면에 제재를 가하는 해커의 면모를 부여했다. 추정가는 1억 3천~2억 5천만 원.


전시 정보

제목:백남준 로봇 아카이브전<Human Tech for Future

기간: 2025228()

장소:두손갤러리(서울시 중구 덕수궁길130)

문의: 02-544-8401, @duson_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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