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마음으로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대하는 경청법
안녕하세요? 17년 차 중등 교사이자, <십 대를 위한 쓰담쓰담 마음 카페, <누가 뭐래도 내 길을 갈래 저자 김은재입니다.지난 글에서 진로, 입시 얘기를 많이 다루었습니다.10대 자녀를 둔부모님들이 궁금해하실 내용임이 분명하니까요.
오늘은 그렇게 공부, 입시 다 잘 해내는 아이들로 키우기 위해 부모는 어떻게 해주면 좋을지에 대한 소통법 글을 올립니다.사실 입시 정보, 공부 정보보다 중요한 게 소통법이니까요. 아이들이 어릴 때에는 부모님이 일일이 챙겨주는 아이들이 잘하지만, 중고등학교 때부터는 부모님이 소통을 잘해주는 아이들이 훨씬 더 잘하더라고요.
'성공적으로 독립한 자녀'를 꿈꾸신다면, 성취의 결과에만 집중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 성취를 해낼 수 있게 하는 과정에 주목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경청'에 대해 말씀드릴게요.
학교에 있으면서, 유난히 자존감 높은 아이들을 만난다. 이 어려운 입시 경쟁 속에서도 ‘공부, 입시, 진로, 인간관계’ 다 야무지게 해낸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신기한 마음이 들곤 했다.
이 아이들은 힘든 입시 환경 속에서도 회복탄력성이 높았고, 확신에 차 있었으며, 좀처럼 초조해하는 법이 없었다.
<제자들 중 공부, 입시, 인간관계 다 해내는 아이들에게는 이 3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그런 애들을 만나면 꼭 물어보는 게 있다.
“부모님이 널 어떻게 대해주셨어?”
대부분 아이들은 이렇게 답했다.
“제 얘기를 잘 들어주셨어요.”
김창옥 강사님은 강의 중에 이런 말을 한다.
"제가 사람을 많이 만나 봤잖아요.제 말은 정답이 아니라 통계예요."
마찬가지다.내가 만난 성공한 아이들의 사례는 정답이 아니라 통계다.그 통계가 다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공부, 입시, 진로, 인간관계’ 다 해낸 아이들 중에서는 '우리 부모님은 입시 정보를 잘 찾아주셨어요, 스케줄 관리를 잘해주셨어요, 학원을 잘 알아봐 주셨어요, 9첩 반상을 차려 주셨어요'라는 얘기를 하는 애는 없었다.
웬만한 어른들보다도 더 자기 갈 길을 똑 부러지게 찾아가는 아이들은 통계적으로 높은 확률로 이렇게 얘기했다.
자기 얘기를 부모들이 잘 들어주었노라고.
자기 인생을 제 것으로 알고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결국 해내는 아이’들 뒤에는 경청해 주는 부모가 있었다.
정말 경청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이 인생을 잘 사는데 도움이 될까?
지난 학교에서 만난 민영이가 떠올랐다.고1 교실에서 만난 민영이는 일진 중 가장 힘든 스타일이었다.조용히 잠만 자는 스타일이 아니라 수업 때 온갖 방해를 하는 아이였다. 수업 시작 5분에서 10분은 마취총 쏴서 날뛰는 코끼리 진정시키듯 민영이를 진정시켜야 했다. 수업보다 민영이와의 실랑이가 더 힘들었다.
그해 여름 방학, 꿈같은 일이 벌어졌다. 꿈에 그리던 작가가 된 것이었다. 한 출판사 청소년 소설 공모전에 참여했는데, 거기에 수상하게 된 것이었다. 의욕에 불타올랐다.
당시 초보작가로서 제일 궁금한 것은 ‘어떻게 매력적인 캐릭터를 쓸 것인가?’였다. 전아리 작가의 <직녀의 일기장 주인공 직녀처럼 매력적인 일진 캐릭터를 어떻게 쓸 수 있을지 알고 싶었다.
그때 떠오른 것이 민영이였다.
‘모르면 물어보자!’
개학을 하고, 민영이를 도서관으로 불렀다.혼내려고 부른 게 아니라고 말했다. 나의 꿈은 더 좋은 작가가 되고 싶은 건데, 지금 네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나는 '교사 페르소나'가 아닌 '작가 페르소나'로서 민영이를 인터뷰이로 극진히 맞아 주었다.
“너에 대해 궁금해. 어떤 얘기든 해 줄래?”
그 질문이 어떤 결과를 가지고 올지, 그때는 몰랐다.민영이는 술술 자기에 대해 털어놓았다.
엄마랑 아빠랑 이혼하고 아빠랑 산다. 오빠가 학교에서 난동 피우다 자퇴했다. 오빠가 자기를 두들겨 팬다. 아빠는 화물차 일을 하는데 집에 잘 안 온다. 여름 방학에 을왕리 가서 남자애들이랑 헌팅을 했다. 그때 썸싱이 있었는데.....한 애가 거짓말을 했고....
별의별 이야기를 다 털어놓았다.
자기가 센 척 하지만, 사실 학교에만 오면 찐따가 된 느낌이라고 여린 속내도 드러내 주었다.
나는 긴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이야기를 끊지 않았다. 아이 이야기를 노트북에 탁탁 적으며 들었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에서는 “왜 그렇게 생각했어?”라고 질문도 던졌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민영이가 왜 학교에서 저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가 되었다.
듣다 보니, 다른 소득도 있었다. 민영이, 문제아인 줄 알았는데, 정말 조리 있게 말을 참 잘하는구나. 아이의 다른 면도 보게 되었다.
'문제아' 뒤에 가려진 진짜 '존재'를 만난 느낌이었다.
민영이는 말을 다 마친 후, 문을 나서며 말했다.
“샘, 태어나서 제 얘기 들어준 어른은 샘이 처음이에요.”
그 어떤 어른도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준 적 없었노라는 그 말이, 두고두고 가슴에 남았다. 자기 말을 들어주는 어른이 없어 민영이는 수업 시간에 고래고래 자기 말을 떠들어댔나 보다.
그 뒤, 뜻하지 않은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
민영이가 달라졌다.교실에 들어가면 “야, 이것들아, 은재 샘 들어오셨잖아. 조용히 안 해?”“라며 아이들을 쥐 잡듯이 잡도리했다.
“민영아, 원래 너만 조용히 하면 괜찮았어.”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민영이는 폼만 봐서는 전교 1등 저리 가라였다. 최선을 다해 수업에 집중하고, 누구보다 열심히 대답했다.그 모습이 애잔하고 귀여웠다.
한 달이 흘렀다. 어느 날 민영이가 다시 교실에서 흥분해서 또다시 난동을 피웠다. 다시 민영이를 불렀다.이미 민영이를 이해해 버린 나는 그 아이를 혼낼 수 없었다.
“왜 그랬니? 무슨 일 있어?”
처음으로 소위 말하는 문제아들을 대할 때, 혼내려고 ‘너 왜 그랬니?’라고 묻지 않았다.이해하려고 ‘왜 그랬니?’라고 물었다.
“이혼한 엄마가 절 찾아왔어요. 너 남자 밝히는 애라고 갑자기 저 눈 때리고 갔어요. 엄마 때문에 눈탱이 밤탱이 됐어요. 이쪽 눈 화장한 거 아니에요. 멍든 거예요. 이쪽 눈은 이거 색깔 맞추려고 일부러 파란색으로 카지노 게임 사이트섀도 한 거예요.”
아, 소설 캐릭터도 뭐고 아이가 안쓰러워 견딜 수가 없었다. 종이 칠 때까지 말없이 민영이를 안아주었다.
민영이는 다시 차분해졌다. 민영이 무리들과도 친해졌다. 학교에서 그 아이들 입지가 달라졌다. 교사들에게 적대적이고 반항하던 일이 사라지고, ‘교사-프렌들리 무리’로 거듭났다. 나와 친한 샘들을 시내에서 만나도 아이들이 “야, 은재샘하고 친하신 분들이야”라고 90도로 인사했다. 민영이와 아이들은 큰 사고 없이 무사히 졸업했다.
민영이 사건을 통해 얻은 게 있었다.사람은 존재에 관심을 갖고 들어만 주어도 변화하는 존재라는 걸.어쩌면 ‘경청’은 존재에 대해 베풀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는 걸.
학교에서 만난 아이도 교사가 경청해 주면 바뀐다. 내 아이는 오죽할까. 부모가 경청해 주면 아이는 반드시 긍정적으로 바뀐다.
그 뒤로 나만의 독특한 경청 습관을 갖게 되었다.이걸 내 아이에게도 적용한다. 민영이에게 작가의 마음 다가가 아이의 마음을 얻었듯,내 아이도 작가의 마음으로 다가가, 경청해 주는 것이다.
예비 고1 아들이 얼마 전에 이런 말을 한 적 있다.
“엄마가 말 잘 들어주는 거, 그건 엄마가 탑이야.”
10대 아들에게 인정받은 경청법 4가지를 소개한다.
1) 호기심을 갖는다.
날마다 수업시간에 민영이를 보면서 그 아이를 다 안다고 생각했다. 쟤는 어떨 때 어떤 행동을 하는 애야, 어떻게 외모를 꾸며, 어떤 말을 해, 성격은 저래, 그렇게 아이의 겉모습을 보고 그 아이를 다 안다고 생각했다.그러나 막상 호기심을 갖고 만나본 민영이는 내가 안다고 생각했던 그 아이가 아니었다.
내 카지노 게임 사이트도 마찬가지 아닐까.
많은 부모들은 '내 배로 낳은 아이이니, 나는 아이에 대해 모르는 게 없다'라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그러나 호기심을 가지고 다가가면, 아이는 의외의 모습을 보여준다.내가 안다고 생각한 내 아이의 모습은 아이의 모습 중 극히 일부라는 걸, 날마다 아이와 소통하며 느낀다.
‘나는 아이에 대해 다 잘 안다’라는 이 마음을 버리는 게 중요하다.아이에 대해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 오늘은 무슨 감정인지, 무슨 생각을 했는지 궁금해해야 한다.아이의 감정과 생각이 곧 아이의 정체성이기 때문이다.
나는 책을 쓸 때 인터뷰를 많이 한다. 민영이처럼 학생을 할 때도 있지만, 어떨 때는 쉽게 만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인터뷰를 요청한다.대게는 인터뷰를 수락해 주었다. 비결이 있다면, 그분에 대해 궁금한 점을 질문지로 정성껏 작성해서 보내주는 데 있었다.한 분은 이메일로 답을 주시겠다고 했는데, 질문지를 받고는 만나자고 연락해서 만난 적도 있다.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점은 사람은 누구나 자기에게 호기심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호감을 가진다는 점이었다.또 사람은 누구나 자기 얘기를 하는 걸 좋아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기회에 없었을 뿐, 사람들은 언제든 자기 얘기를 떠들어재낄 의지를 가진 존재이다.
나는 아이와 이야기할 때, 호기심을 갖는다.이걸 말로 하지 않아도 된다. 아이는 눈빛과 표정으로 부모가 자기에게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 안다.
부모가 마음이 열려있다는 걸 알면, 아이들은 술술 이야기한다. 오늘 기분이 어떤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시시콜콜한 걸 다 얘기한다.
그럼 나는 말을 끊지 않고, 판단하지 않고 들어준다.
“오늘 들어줄게. 얘기해 봐.”라고 말하지 않아도 된다.“난 네 마음이, 네 생각이 궁금해. 말해 줄래?”라는 마음가짐만 분위기로 보여도 아이는 입을 연다.
잘 들어주다가, 꼭 중간에 아이 말에 틀린 점을 정정해 주고 싶을 때가 생길 수 있다. 그럴 때도 참고 그냥 들어준다.
인터뷰할 때는 인터뷰이의 얘기에 집중해야 하듯, 아이 말에 집중한다. 조언이나 판단은 일단 미루어 놓는다.
대게 잘 들어주면, 아이는 꼭 마지막에 스스로 해결책을 찾는다.
대화의 시작은 아이에게 호기심을 갖는 것이다.
소통은 말로 시작하는 게 아니라, 상대에 대해 호기심을 갖는 태도에서 시작한다는 걸, 민영이를 통해 배웠으니까.
2) 때로는 아이 이야기를 받아 적는다.
작가로서 인터뷰를 할 때 메모는 필수다.어렵게 시간을 내준 인터뷰이들의 말을 녹음도 하고, 메모도 하면서 그분들의 입에서 나온 말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집중한다.나도 인터뷰이가 된 적이 몇 번 있는데, 상대가 이런 성의를 보이면 더 마음을 열게 된다.
아이도 통찰이 담긴 이야기를 할 때가 있다. 아이가 ‘내가 생각하는 리더의 조건 3가지’ 이런 말을 할 때가 있었다.그 말은 꽤 그럴듯해서 핸드폰 메모장에 써 두었다.
소아정신과전문의 서천석 선생님이 아이들 때문에 힘들어하는 부모들에게 ‘아이들이 하는 얘기를 모두 받아 적어라’라고 처방해 준 적 있다는 건 나중에 알았다. 부모가 ‘내가 네 말에 귀 기울이고 있어.’라는 모습만으로도 아이는 변할 수 있다는 증거다.
가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말을 다이어리나 메모장에 받아 적어보라.
아이의 자존감은 아이의 생각, 감정, 말을 인정해 주고 존중해 줄 때 생긴다.
아이의 말을 적는 행위는 아이가 대단히 쓸모 있는 말을 해서가 아니다.
아이의 말을 메모까지 할 정도로 귀담아 들어주는 그 태도가 귀하기 때문에 권하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이 무시당하지 않고, 소중히 다뤄지는 경험은 아이의 자존감에 그대로 영향을 준다.
'나는 꽤 괜찮은 존재고, 나는 나를 믿을 수 있는 존재'라는 믿음이 아이 마음에 자존감으로 시나브로 쌓인다.
학교 현장에서 이런 믿음이 있는 애들이 자기를 믿고, 입시를 자신있게 준비하고 성공하는 걸 수없이 지켜보았다.
3) 패러프레이징한다.
패러프레이징은 글을 쓸 때 활용하는 기술이다.패러프레이징이란 어떤 책의 문구를 출처를 밝히고 인용을 할 때, 그 책 내용을 그대로 옮기지 않고 자기 말로 풀어서 다른 표현을 하는 것을 말한다.
이 패러프레이징 기술을 아이와 소통할 때 종종 쓴다.아이가 말하는 걸 귀담아 들어 두었다가, 남편이나 다른 가족에게 한번씩 패러프레이징해서 들려준다.
“얘가 이런 일이 있었는데, 글쎄 이랬대. 마음이 이런 것 같아.”
아들이 방에서 나오면서 이 이야기를 들으면, 상당히 우쭐해한다.엄마가 자기 이야기를 잘 들어줬고 기억해 줬고, 다른 가족에게 나눠주기까지 했으니까.패러프레이징은 경청의 가장 상위 버전이다.
4) 하루 10분, 작게 시작한다.
하루 10분, 경청의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한다.경청할 시간을 잡고 음료도 사놓고 과일도 썰어놓고 거창하게 “지금부터 경청해 줄게.”하는 것은 모두에게 부담스럽다.
아이가 입을 잠깐 달싹거리기 시작할 때, 말을 끊지 않고 집중해서 들어주면 된다. 변화는 거기서 시작한다.
학교에서 만난 ‘점점 더 못하는 아이들’의 공통점이 있었다. 그건 아이들이 ‘외로움이 많은 아이들’이었다는 점이었다. 사람은 외로워지면 그것을 채워줄 누군가를 찾아 헤매는데 모든 에너지를 쓴다.
공부해야 하고, 진로를 찾아야 하고, 입시를 준비하는 에너지를 관계에 집착하는 데 다 써버린다.
부모가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아이들은 다른 사람들과 '적당한 연결'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해한다. 이미 필요한 애착 욕구는 부모가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으로 해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청은 존재를 만나는 방법이다.
하루 10분 경청, 날 만나기 위해 세상에 태어난 우리 아이를 위한 최고의 환대법이다. 물을 주어야 식물이 자라듯, 그 환대를 받아야 자존감이 생긴다.
잠깐 시간을 내도 충분하다.
조잘조잘 대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귀한 셀렙 인터뷰이처럼 대해 보자.
부모가 자기 얘기를 귀담아 들어주는 작은 행동들이 쌓여, 아이는 자기 인생을 소중하게 꾸려나갈 것이다.
<교사 작가 엄마 김은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