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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rel Jo Apr 19. 2025

다음 카지노 게임 추천엔 램 좀 넉넉히 달아주세요

낡은 카지노 게임 추천과의 작별을 앞둔 직장인의 한숨


언제부터인가, 회사에 데스크톱이 아닌 카지노 게임 추천을 업무용으로 지급하는 것이 굳어진 순간이 생겼다. 분명 내가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던 중소기업에서도, 체코에서 외노자 생활을 할 때만 해도 책상에서 컴퓨터라 함은 데스크톱을 놓고 일하는 것이었지, 업무용으로 카지노 게임 추천은 거의 볼 수 없는 일이었다.


2015년 정도부터였을까? 한국으로 돌아와 외국계 직장으로 이직한 뒤부터, 나에게는 데스크톱 대신에 업무용 카지노 게임 추천이 지급되어 회사를 퇴근한 순간에도 언제나 회사 업무포털에 접속하여 일을 할 수 있는 원치 않는 특권을 갖게 되었다. 카지노 게임 추천을 펼칠 장소만 있다면, 그곳이 바로 나의 사무실이 될 수 있었다.


거기에 스마트폰이 정말로 스마트해진 지금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이제 스마트폰에 업무 계정만 연동해 두면 회의도, 메일도, 승인도 모두 내가 전 세계 어디에 있든지 가능해진 세상이 되었다. 그만큼 내 개인 생활과 업무의 단절은 굉장히 어려워진 일이 되고 말아 버렸지만. 아마 이게 21세기를 살아가는 보통의 직장인의 모습일 것이다.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은 공장동이든서울 사무실이든어디든 간에 사무직 직원이라고 하면 카지노 게임 추천을 지급한다. 처음 내가 카지노 게임 추천을 받았을 때는 나는 팀장이 아니었고, 2021년 당시에도 그다지 고성능이라고 부를 수 없는 처참한 8G 램을 달고 엑셀 작업을 해야 했다.


그나마도 내 카지노 게임 추천은 입사하고 새로 받은 게 아닌, 리스기간이 아직 남은 퇴사자의카지노 게임 추천을 포맷한 거라 램뿐만 아니라 CPU까지 이미 18년 정도에 유행하던 스펙을 가진 느려터진 아이였다. 입사 첫날부터 견적원가 계산을 위해 엑셀을 켜자마자 나는, '차라리 내 개인 컴퓨터에 회사 보안프로그램을 까는 게 낫지 않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한숨이 나왔다.


다행히, 회사는 그렇게 몰염치한 곳은 아니었기에 리스기간이 끝난 남의 카지노 게임 추천은 그 기간을 다하고 장렬히 어딘가로 사라져 새로운 정말 나만이 처음 가진, 그것도 16G로 업그레이드된 램을 달고 나에게 찾아왔다. 2022년의 평균적인 스펙을 가진 그 카지노 게임 추천에서 더 이상 엑셀을 5개 이상 켜놔도버벅거리지 않는다는 사실에 고무되어 나는 더 열심히 일했던 것 같다.


그렇게 회사에 내 영혼을 갈아 넣으며, 팀장 진급도 해내던 그 시절 팀장이 되고 나니 깨달았던 배신감 넘치는 소식이 있었다. 바로 카지노 게임 추천의 성능이 직급에 따라 비례한다는 것. 당연히 성능 좋은 카지노 게임 추천은 가격이 비싸지만, 그렇기 때문에 예산 한도의 문제로 임원급이 되면 고성능 카지노 게임 추천을 신청할 수 있었고, 일반 직원은 3년이 지나면 고물이 되는 수준의 평범한 카지노 게임 추천을 쓸 수 있었던 것이다.


어쩐지 대표이사님께서 카지노 게임 추천이 무겁기만 하고 실용성이 없다면서 불평하시는 순간이라든지, 왜 임원분들이 대부분 아이패드를 들고 다니면서 카지노 게임 추천을 안 들고 다니는지를 깨닫게 된 나는 굉장한 부조리함에 잠시 할 말을 잃었다. 가장 고성능이 필요 없으신 분들에게 고성능을 배분하다니, 이거야말로 불성실하고 무의미한 탁상행정의 표본 아니던가?


그러나, 일개 팀장에게 이 불합리를 뒤집을 수 있는 힘은 없고, 대신 나는 IT팀에 혹시 램을 32G로 쓸 수 있는 조건이 뭐냐고 물었고, 해당 임원의 승인을 받으면 된다는 답을 들었다. 나도 이제는 고사양 카지노 게임 추천으로 엑셀을 원활히 돌릴 수 있다는 기대감에 고무되어 면담을 신청했고, 시원하게 반려당했다. 카지노 게임 추천을 좋은 걸 쓸 생각하지 말고 자동화 Tool 같은 걸 활용해서 수작업을 더 줄이는 것에 집중하라는 이유와 함께.




최근, 회사에서 POWER BI를 활용하여 업무에 대한 자동화 및 시각화를 이뤄야 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전면적으로 직원들에게 교육을 통해 역량강화를 이루겠다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고, 재무회계팀 대표로 나는 원치 않는 감투를 또 하나 쓰며 그 프로젝트의 주요 구성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엑셀 같은 수작업을 줄이고 사무자동화를 이루면 좋다는 말에는 십분 동감하나, 대규모 자본을 투입할 수 없는 회사에서 며칠의 교육과 기본 프로그램만으로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은 기초 연습용 골프채를 던져 주고 보기플레이어로 거듭나라는것과 다를 바 없는 말이다.


연습용 채로 부단히 연습할 수는 있지만, 실전에 써야 할 채는 당연히 다른 법이다. 마치, 곧 교체를 앞둔 하도 ALT키를 눌러댄 탓에 키보드 자판이 부분 파손된 나의 안타까운 카지노 게임 추천(글 메인 그림)와 같이 기본을 지루할 정도로 반복해 나가는 점은 필요하겠으나, 실전엔 실전의 성능을 내는 재료가 필요한 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도 나는 추가 램을 신청했지만, 여전히 같은 이유로 반려당한 채로 곧 나에게 배송될 새 카지노 게임 추천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에 교체하면 또 다음 3년 동안 그중의 절반을 답답해하며 느려터진 카지노 게임 추천과 이해할 수 없는 회사의 정책에 분노하겠지만, 생각해 보면 진정한 고수는 장비를 탓하지 않는다는 말도 있지 않나.


정이 가진 않겠지만, 그래도 이번에 새로 오는 아이는 길을 잘 들여 봐야겠다. 그리고 혹시 알겠는가, 갑자기 내년이나 후년에 신상에 변화가 생겨 카지노 게임 추천이 업그레이드되는 일이 생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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