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모메 식당
<안녕하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의 황보름 작가는 <카모메 식당 같은 분위기의 소설을 쓰고 싶었다고 한다. 두 책 모두 호불호가 갈리는 책이다. 내가 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와 마찬가지로 별로라 말하는 이들도 있다. 사실, 카모메 식당은 이렇다 할 클라이맥스가 없다. ‘긴장감 없이 담백한 소설’이라는 표현이 적절할까?
등장인물이 30~50대 여성일 경우 '육아와 가정'을 기반으로 한 내용이 태반이다. <카모메 식당은 '툭툭' 던지는 일상의 대화와 '홀로서기'라는 숙제를 마주한 세 여자가 등장한다. 특별한 게 없어서 끌리고, 쉽지 않은 용기를 내었기에 대리만족을 하기도 한다. 누군가에게 기대지 않고 담담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여정, 당장 내일 일은 알 수 없지만 조금씩 성장하는 가운데 희망을 발견하는 일, 누구나 한 번쯤은 일탈을 상상해 봄직한 이야기가 꽤 흡입력 있다. 사실, 일상에서 특별한 사건을 제외한다면 살아가는 모습은 거기서 거기다. 이 책 역시 평범한 세 여자의 이야기를 특별한 듯, 특별하지 않게 구성했다. 그래서일까? 이 책은 일상의 잔잔함과 따뜻함, 위로와 치유가 있다.
미도리는 올케의 말에 고작 입술을 삐죽거리는 것으로 최대한의 분노를 표시하고 떠난다. 마사코는 부모의 병수발에 지쳐 행복을 기대하며 핀란드를 찾는다. 어려서 교통사고로 엄마를 여의고 줄곧 부엌일을 도맡은 주인공 사치에는, 어느 날 핀란드행을 택한다. 등장인물은 하나같이 자신보다 타인을 위해, 혹은 타인에게 맞춰주며 살아왔다. 가슴 속에 커다란 멍을 만들며 자신을 희생해 왔다.
모든 사람은 상처 속에서 산다. 상처는 상대적이다. 그 크기가 크지만 잘 이겨내기도 하고, 작더라도 상처들이 쌓이고 쌓여 곪아 터지기도 한다. 동병상련이라는 말이 있듯, 카모메 식당은 상처받은 여성들이 모인다. 그래서 더 쉽게 마음을 열고 나누며 공감한다
내가 이 책을 찾는 순간은, 힐링이 필요할 때다. 잔잔한 일상 속에서 어딘지 모르게 살며시 미소 짓게 무료 카지노 게임 포인트, 아마도 그건 등장인물의 삶을 대무료 카지노 게임 태도와 자세에 있지 않을까? 사치에, 미도리, 마사코는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삶의 주도권을 넘겨주어 살았다. 아니, 애초에 그들에게 선택 따위는 없었다.
‘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누구든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여야 한다.’는 데미안의 말처럼, 세 여성은 갇혀있던 세계를 깨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왔다. 마치 동물원에 원숭이가 답답한 우리를 벗어나 탈출구를 발견해 그 안에 몸을 온전히 맡기듯. 바로 이 부분이 독자의 막힌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준다. 저자는 주인공에게 일탈이라는 도구로 해방감을 주고 독자에게 연대감마저 주었다.
핀란드행은, 그들이 알을 깨기 위한 몸부림의 시작이었다. 핀란드에 도착하여 서로를 마주했을 때, 그들은 서로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들의 삶은 능동적으로 변화되었다. 물론 그 중심에는 사치에가 있다. 그녀가 자리 잡고 굳건히 중심을 지켰기에 미도리, 마사코도 그녀와 함께 카모메 식당의 건강한 파트너가 될 수 있었다.
미도리는 살아오면서 자신이 이렇게 적극적이었던 적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환경에 있지도 않았고, 자신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러나 왠지 이곳에서는 사치에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고, 스스로도 뭔가 하고 싶었다. p.104
수동적인 사람이 능동적으로, 소극적인 사람이 적극적으로 변무료 카지노 게임 순간이 있다. 보통은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에서, 혹은 자신의 영혼이 살아있음을 느낄 때 그런 변화가 따른다. 주인공 이름에 나를 대입하여 읽어 보았다.
‘나는 살아오면서 자신이 독서와 글쓰기에 이렇게 적극적이었던 적이 없었고, 그런 환경에 있지도 않았다. 그러나 스스로 성장하고 싶었고 열심히 배우고 싶었다.’
는 문장을 완성하면서 나를 돌아본다. 사람은 자신의 존재 가치를 찾을 때 살아가는 이유와 기쁨을 느낀다. 이는 만남에서 기인한다. 모든 것의 가치는 만남에 있다. 세상의 존재 가치는 만남에서 드러난다. 내가 독서와 글쓰기에 푹 빠진 것은 저자와의 만남에서 나의 존재 가치를 느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카모메 식당의 등장인물은 서로와의 만남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깨닫는다. 바로 이 부분이 이 책의 핵심이다. 서로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는 일. 그래서 사람의 라이프 스타일 또한 달라지는 일. 삶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지는 일. 여기에서 우리는 충분히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그동안 자신이 처한 역할을 받아들이고 순응하여 애쓰던 삶을 뒤로하고, 이제 "하기 싫은 일은 안 하는 것뿐이에요."라고 말하며 달라진 삶을 사는 사치에와 그녀의 친구들. 이 책은 상처받은 이들이 자신의 인생을 찾아가며 위로를 얻을 수 있다. 끌려가는 무의미한 삶에서 적극적인 삶으로 살게 될 때 자신의 존재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상처받아 위로가 필요한 이들, 삶의 의미를 찾고 싶은 이들, 정신 차리고 보니 중년이 된 여성들이 공감할만하다. <카모메 식당 중 미도리의 말을 인용하며 마무리한다.
"대체 난 지금까지 뭘 해온 거지?
학교를 졸업한 뒤 아무 생각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다가무료 카지노 게임을 차리고 보니
무료 카지노 게임 넘었어."
-<카모메 식당 中 미도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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