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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갯짓 Feb 09. 2025

고백

기억나?

다른 비가 내리던 저녁

골목 끝 오래된 이층 가게였던가

디귿자 모양의 건물

문을 열지 않아도

쏟아지는 빗소리는 바로 옆인 듯 들려왔는데

마주 앉은 너를

내 쪽으로 가만 당겨보고 싶었어


처마 끝에 매달려있던 수줍은 언어들이

똑, 똑

우리 사이의 문을 두드려주었지


타닥타닥 양철지붕에 떨어지는 물방울에

깊숙이 숨겨두었던 물고기 한 마리

팔딱거리며 네 품 안으로 뛰어들었는데

알아채기는 했을까?


여러 개의 날들이 있었으나

끝끝내 한 시절까지 다다르지 못하고

한 곳에 멈추어 선

고여있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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