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닭시절이었던 20대~30대 초반을 지나고 에너지가 슬슬 고갈되면서 나는 화가 나거나 이해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표현할 기운이 없어졌다. 나이가 들어 유해졌다고 나를 평가한 사람이 혹시라도 있다면 그건 유해진 게 아니라 그냥 기운이 없어서 그런거다. 내 글을 구독한 독자분들이라면 내가 얼마나 불만많고 투덜이 기질이 다분한지 잘 아실 것이다.
비교우위에서 정신승리라고 평해도 할말은 없지만, 노년이 될수록 나처럼 에너지가 고갈되거나 혹은 유연해지는 분들도 계신반면, 점점 더 사회나 타인, 그냥 세상 모든 것들에 불만과 카지노 가입 쿠폰 넘쳐나는 분들도 있다. 일하면서 지랄도 가지가지(풍년이다)인 분들을 만난 경험이 있지만 사실 내가 만난 중 가장 최고봉은 우리 아빠다.
(기왕 뒷담화 대잔치 카지노 가입 쿠폰 김에 한회 더 해보려고 한다)
사실 부모님댁에 가는 일이 물리적으로 어려운 건 아닌데 자주 발걸음 하기 어려운 건 거의 카지노 가입 쿠폰 때문이다. 대화를 하려고 하면 늘 부정적인 얘기만 한다. 맘에 안 드는 대통령의 행태, 그를 옹호하는 미친 인간들에 대한 욕을 한사바리 듣고 화제를 애써 전환해두면 또 돈도 없으면서 빚만 잔뜩 내서 꼭 서울에 집을 사는 젊은이들 욕을 시작한다. 심지어 카카오톡으로 보이스톡을 누르려는데 버튼이 비활성화 되어 짜증이 난다는 것도 화를 내면서 말한다. (아니, 신호가 약해서도 있고 오류가 나서 일시적으로 그럴 수도 있는데 그게 왜 그렇게 정색을 하고 화낸 일인지....숨넘어가게 급한 일도 없으면서.) 이번 명절 때는 엄마가 떡국에 모둠전과 김치3종, 나물3종, 갈비찜을 반찬으로 낸 것을 보며 누가 그렇게 반찬을 무식하게 많이 내냐며 아침부터 버럭 화를 질렀다. (어휴....) 언젠 반찬이 없으면 집에서 대체 뭘 하냐고 난리, 반찬을 많이 해주면 조절이 안 되냐고 난리.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거품물고 욕하던 짓을 고대로 하시는 거 보면 난 두렵다. 나도 저럴까봐.
물론 정치적이든 사회적이든 비난과 비판하는 아빠의 의견이 다 틀렸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그런데, 대화를 하고나면 기가 쫙 빠지면서 덩달아 안좋은 기분이 전염되어 집에 돌아오면 늘 좋지가 않다. 아니, 70이 되어서 자식이랑 대화나눌 시간이 얼마나 많이 있다고 저런 부정적인 얘기만 하시는지. 솔직히 대화라기 보다는 일방적인 불만 토로의 장일 뿐이다. (심지어 내 걸음걸이마저 맘에 안든다고 지적질을 하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본인 건강 때문에 절대 금연해야함에도 금연을 전혀 못 하면서 왜 저러나 싶은 건 어쩔수 없다.) 나는 내심 맨날 화만 내고 원만한 카지노 가입 쿠폰관계 형성이 전혀 되지 않는 아빠가 전두엽 이상이거나 알콜성 치매 초기일지도 모른다고 혼자 추측했다. 그래서 작년에 엄마와 아빠에게 몇백만원어치 건강검진을 시켜드리면서 뇌 검사를 집중적으로 시켰다. 그런데 노화로 인한 뇌수축이 일부 관찰되지만 정상범위...라는..(그렇다면 그냥 선천적인 성격문제인가...)
자식으로서 할 수 있는 대처법은 다 써본거 같다. 좋게도 말해보고, 모른척도 숱하게 하고, 지랄도 해보고. 그런데 염병. 전혀 소용이 없다. 하긴, 나도 잘 안바뀌는데 30년 가까이 차이카지노 가입 쿠폰 노인인 부모가 바뀔 확률이란.
물론 대외적으로 우리 아빠는 얼핏보면 참~ 애처가이자 가정적인 가장이다. 기념일을 잘 챙기며(외식과 꽃 선물은 필수) 아침밥을 차려주고, 커피를 매일같이 내려준다. 좋은 점은 좋은 점이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같이 있을 때 사람을 잔뜩 불편하게 하는 사람이 선물을 아무리 좋은 걸 해준들, 좋을까. 한번 생각해볼 일이다.
답답하다. 차라리 나처럼 사이버공간에 익명으로 불만이라도 쓰시던가. 그도 어려우면 빈공책 하나 사서 일기라도 쓰시던가. 솔직히 제일 좋은 건 자기 또래 친구들과 건강하게 잘 지내시는 건데 그마저도 우리아빤 틀렸다. (60년 지기와도 절연 그리고 또 친구들과도 여럿 절교 릴레이...누구의 문제가 더 크든 그저 안타깝다) 그나마 잘 지냈던 아저씨 한 분은 암으로 몇달 전 돌아가셨다. 임종 임박했을 때 한번쯤 가볼법도 한데 우리 아빠는 시간이 있음에도 걸음하지 않았다. 아저씨가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아빠를 찾았다고 하던데. 부디 아빠에게 차마 가볼 수 없던 본인만의 이유가 있었기를 바란다. 지금 기억나는 아빠의 유일한 친구는 내게 자신에게 시집 오는 건 어떠냐는 불쾌한 농담을 던지는 변태 아저씨...(아, 그래도 있는게 어딘가 싶다..명절마다 농사지은 것들을 아빠에게 보내주곤 하는 유일한 친구분이다. 아주아주 멀리 살아 그렇지.) 마음 붙일 동물이나 식물이나, 그도 아님 취미라도 있음 좋을 텐데.그나마 걷기운동을 좋아한다는 게 다행스런 일이다.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하등 소용도 없고 건강에도 좋지 않은데 세상에 대해 분통을 터트리면 뭐가 좀 나아지나? 기분이 좀 나아지나? 오히려 화는 내면 낼수록 증폭되는 것 같다. 그리고 우리 아빠만의 문제도 아닌 것 같다. 심지어 자신들에게 선물을 갖다주고 결식노인들에게 무료급식을 하는 곳에서 봉사를 해도 침뱉고 가는 인간, 욕을 한사발 하는 인간, 별별 인간 다 있다.진짜 목구멍까지 그럴거면 쳐 받질 마...꺼져...라는 말이 나올만큼 진상인 어른들이 있었다. 인간이니 화도 나고, 이해가지 않는 세상사가 많은 건 나도 마찬가진데. 사는게 고된 어른들이나, 우리 아빠처럼 굶을 걱정 없이 사는 어른이나 그냥 매사가 분노폭발이다. 짜증이 나고 카지노 가입 쿠폰 나는 것들이 그렇게 많다면, 나라면 그걸 한번 적어보고 소거가능한 것들을 하나씩 제거하던가 신경을 끊으려 노력할 것 같다. 내가 본가에 발걸음을 줄인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그런 어른들을 보며 내가 정말 정말로 두려운 건 나도 그런 어른이 될까봐서다. 어른들, 알려주세요. 왜그렇게 카지노 가입 쿠폰 많아요? 나이들면 다 그래요? 그러면 나도 대비를 좀 해야겠어서요. (아빠한텐 묻지 않겠다. 싸움만 날 뿐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