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는 불안이 많은 아이다. 그런 요소를 타고난 것 같다. 불안할 때면 이불이나 방석 위에 쉬를 하고, 벽을 긁어 파괴하는 행동을 반복했다. 말이 벽을 긁는 거지, 벽지만 찢는 게 아니라 그 속의 단열재까지 다 파헤쳐놓았다. 범위도 좁지 않았다.
한림쉼터에 가느라 장시간 집을 비우면 그 정도가 더 심해졌다. 해결을 해야 하는데 제주에 강아지 불안 요소를 치료해 줄 수 있는 병원이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육지에는 있다고 하는데 이렇게 불안이 심한 아이를 비행기에 태울 순 없었다. 라라는 6.5kg으로 기내에 태울 수는 없다. 안 그래도 불안한 애가 엄마와 떨어져 켄넬에 갇혀 동물칸에 혼자 탄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배를 타는 것도 현실적인 대안은 아니었다. 차를 배에 싣고 바다를 건넌 후 서울까지 몰고 가야 하니까. 최소 1박 2일, 길고 피곤한 여정이다. 물론 한 번만 그런다면 할 수 있겠지만 지속적으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면 그게 가능할까?
혹시나 해서 한 동물병원을 찾아 수의사 선생님께 상담을 했다. 예상대로 라라는 선천적으로 불안도가 높은 녀석이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분리불안과는 다른 거라 설명해 주셨다. 분리불안은 보호자와 떨어진 후 30분 이내에 모든 것이 끝나는 거라고 하셨다. 그러나 라라는 30분 이내에 그러진 않는다. 보호자가 집을 비운 시간이 길어질수록 파괴가 심해진다.
무료 카지노 게임는 정신과 관련된 문제라고 판단하셨고 신경안정제를 먹게 되었다. 찾아간 동물병원에 정신과 약이 있는 줄 몰랐는데 제대로 간 것 같아 다행이었다. 그렇게 무료 카지노 게임는 약을 먹게 되었다.
약의 효과를 보기 위해선 꾸준히 먹는 게 중요했지만, 문제는 여전히 ‘복약’ 자체였다. 무료 카지노 게임는 약을 정말 싫어했다. 처음에는 가루약으로 타왔는데 츄르나 캔에 비벼줘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입천장에 발라 억지로 먹여야 했다.
알약으로 바꿔도 마찬가지였다. 캔에 숨겨줘 봤지만 먹으려 들지 않았다. 결국 다시 강급. 몇 번 해보다 보니 입 안 어느 위치에 넣어줘야 꿀꺽 삼키는지 감이 오긴 했지만 여전히 우리 둘 다 고된 일이었다.
오늘, 한림쉼터에 다녀오느라 장시간 집을 비우게 되었다. 오전 8시 30분에 나가 오후 4시쯤 집에 도착했다. 이 시간에 오면 보통은 이불, 방석에 쉬를 하고 심한 날은 벽을 파괴한다. 그런데 오늘은 이불과 방석은 깨끗했고 벽에도 파괴 흔적이 없었다. 약이 효과가 있었던 걸까? 한 번의 변화였지만, 내게는 아주 큰 의미였다.
약이 잘 맞는 것 같아 다행이었다. 무엇보다 그동안 라라도 본인 안의 불안을 견디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다. 라라와 우리는 진지하게 대화를 할 수 없으니 답답할 노릇이었다. 그래도 녀석이 그냥 그랬겠는가. 많이 불안하고 그 불안함을 어떻게든 해소하기 위해 그 난리를 쳐놨었겠지.
아직은 조심스럽다. 계속 더 두고 봐야 한다. 그러나 확실한 건, 라라가 조금은 괜찮아지고 있다는 징후가 보이기 시작했다는 거다. 그동안 반복되던 불안의 패턴이 멈춘 오늘 하루는, 내게도 라라에게도 작은 희망이 되었다. ‘괜찮을지도 모른다’는 징후. 그걸 놓치지 않으려 애쓰는 시간 속에서, 우리는 조금씩 함께 나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