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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밀밀 Mar 05. 2025

부인이 온라인 카지노 게임 가봤으면 좋겠어

오늘은 오늘의 마감을 하자

"하지만 나는 지나가지 않은 것에 대해 말하는 게 늘 두려웠다. 말하는 순간 다른 것이 되어버릴 것만 같았고 나로서는 변화를 감당할 수 없을 것만 같았고 그 변화에 대해 누군가에게 다시 설명해야 하는 것도 자신이 없었다. 나는 내가 다 겪은 것, 감당한 것, 견뎌낸 것에 대해서만 다른 사람과 공유할 용기가 났다."


-김지연 <우리가 해변에서 주운 쓸모없는 것들 중에서


-일기장 한 권, 스케쥴러 한 권, 독서기록장, 집필 노트... 매일 기록을 온라인 카지노 게임데 온라인에는 잘 남기지 않는다. 인스타도 브런치도 어느 순간부터 일 기록을 정리온라인 카지노 게임 포트폴리오가 되어버렸다. 프리랜서로서 최소한의 퍼스널 브랜딩이라고 해야 하나.김지연 소설집 <마음에 없는 소리에 수록된 <우리가 해변에서 주운 쓸모없는 것들을 읽다가 내가 지나가지 않은 것들에 대해 말온라인 카지노 게임 걸 두려워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내 안에서 충분히 소화되고 해석돼야 온라인 카지노 게임 감정과 생각이 누군가에게 내놓기 부끄러운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일까.소화되고 해석돼야 할 것이 매일 생겨나니 글쓰기는 매번 지연된다.


-지난 주말 동인천에서 하루를 보내고 돌아오는 길, 남편과 올해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남편이 말했다. 나는 부인의 가능성을 믿는다고, 그러니 괜히 시간 낭비하지 말고 끝까지 가봤으면 좋겠다고. 남편은 그런 사람이다. 부인은 나의 자부심이라 말해주는 사람. 나보다 나의 가능성을 믿어주는 사람. 남편의 마음이 고마우면서도 부도수표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이건 자기 객관화일까, 방어기제일까.


-남편의 말을 듣고 '끝까지 가본다는 것'이 뭘까 곱씹고 있다.'끝까지 꼭 가봐야 할까?'라는 질문과 '끝까지 가지 않아도 괜찮다는 마음이 혹시 도망치는 마음은 아닐까?'라는 의문이 옥신각신한다. 여기에 '과연 끝이 있을까'라는 근본적인 질문까지 끼어들면 완전 전쟁인 거야.


-그럼에도 위안이 되는 건 오늘은 오늘의 마감을 하며 어떤 식으로든 매일매일 나아가고 있다는 것. 설사 망해도 세상이 크게 무너지지 않음을 알게 됐다는 것. 이렇게 쓰고 보니 나이 든다는 게 참 좋은 일이네. 뜬금없는 결론.


-마지막 짤은 배다리 헌책방 거리책방에서 발견한 필사 노트.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이의 글씨가 큰 위로가 되었다. 참고로 이 글귀는 김지연 작가의 <공원에서에 나오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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