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관심이면 족합니다
국궁은 무형문화재다. 정확히 말하면 '활쏘기'라는 명칭으로 2020년 7월 30일에 문화재청이 국가무형문화재 142호로 지정한 것이다. 국궁이 아닌 활쏘기로 지정된 이유는 그것이 고려 시대와 조선 시대 문헌에서 확인된 순수한 우리말이기 때문이다. 국궁은 서양활이 국내에 양궁이라는 형태의 스포츠로 유입이 되면서 우리활을 지칭하기 위해 생겨난 구분 상의 표현이다. 씨름(국가무형문화재 제131호)과 마찬가지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라는 측면에서 문화재 보유자나 보유 단체를 인정하지 않는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우리활을 손에 쥐고 화살을 저 멀리 날려 보내는 그 순간만큼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국가무형문화재' 보존 및 전승에 이바지하고 있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막대한 책무(?)를 지니고 있는 사람의 두 어깨가 가벼우면 되겠는가. 각자의 상황과 여건이 허락하는 선에서 최대한 올바른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전승이 일어날 수 있도록 힘써야 마땅하다. 그 출발점은 열린 마음과 거기에서 비롯된 작은 관심이면 족하다.
필자의 좁은 식견으로 보기에 이성과 논리로 무장한 현대인은 과학과 수학에만 매료되어 효율적이지 않은 것은 무가치하다고 여기며 마음을 닫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서 보이는 불편함이나 비효율을 고루함으로 취급하고 제거하거나 개량하는 것을 발전이고 근대화라고 여기는 것이 그들의 주된 견지이다.
그렇다고 21세기를 살아가는 입장에서 과거 조상들이 했던 그대로를 똑같이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문제는 변해야 할 것과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하고자 하는 태도다. 그런 태도가 있어야만 올바른 기준을 세울 수 있고, 그 기준에 입각하여 어떤 것을 그대로 보전하고 어떤 것을 개선할지에 대한 판단이 설 수 있을 카지노 게임 사이트라는 게 필자의 소견이다.
활에 곁들이는 노래와 음악을 예로 들어보자. 과거 조상들은 활쏘기 대회를 할 때, 음악이 있었고 춤도, 심지어 술과 음식도 있었다. 그 활쏘기 대회나 의식이 중앙 관청 주관이든, 민간 주관이든 관계없이 말이다. 당신도 짐작하고 있을 것이다, 본인 안에 잠재된 '음주가무 DNA'가 어디에서 왔을는지. 활쏘기에 곁들여진 노래와 음악을 '획창' 또는 '호중'이라 하는데, 주로 활을 쏘는 한량(활량)이나 전문 소리꾼 기생이 담당했다. 그러나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잘 모르는 사람은 이를 두고 여자를 끼고 논다며 '요즘 시대가 어느 시댄데!' 하는 비판적인 으름장을 놓기 일쑤다.
그것은 기생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 때문이다. 기생하면 흔히들 떠올리는 이미지는 룸살롱에서 접대하는 음지의 영역을 떠올린다. 이에 대한 책임은 일제강점기와 그런 장면을 드라마 등으로 재현한 현대 사회의 미디어의 영향이 크다. 조선 시대 기생은 양반 저리 가라 하는 수준의 학식과 교양을 지닌 존재였다. 화려한 춤과 현란한 기교의 노래 실력은 엄격한 규율과 혹독한 훈련을 통해 얻어낸 성과였다. 그들은 전문가 집단이었던 셈이다.
우국충절도 뛰어났다. 우리나라를 일본에 팔아먹은 을사오적 중 한 사람인 이지용이 당시 진주에서 유명한 산홍(山紅)이라는 기생을 첩으로 삼겠다고 나서자, 매국노의 첩이 될 수 없다며 단칼에 거절했다. 3.1 운동 때는 많은 기생들이 거리로 나와 태극기를 들고 만세를 외치기도 했다.
그러던 카지노 게임 사이트 일제가 공창(公娼) 제도를 실시하여 기생들을 통제하게 된 영향으로 지금의 왜곡된 편견을 자아낸 단초가 되었다. 술과 음악과 춤이 있는 활터를 '룸살롱'이나 '단란주점'에 비유한다는 건 무지의 소산이요, 그들이 지녔던 정신을 왜곡하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다.
음악이 있는 활터는 곧 조상들의 얼이 살아 숨 쉬던 생생한 활터의 현장을 보전하려는 아름다운 예술의 장이다.
ㅇ 활터음악공연단 획창공연 보러 가기 (2023년 종로 전국 활쏘기 대회(클릭)
또 하나 예를 들어보자. 바로 복장이다. 서양식 복장이 일반화되기 전에 우리 조상들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입고 다녔다. 당연히 활터에서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입고 쐈다. 그때는 그게 일상이었을 테니 특별할 것도 멋질 것도 없었을 테다. 지금은 서양복이 일상이기 때문에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입는 일이 특별한 일이 되어버렸다. 한편으로는 그렇기 때문에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입는다는 것이 멋지게 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지금도 경복궁만 가면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아름다움에 빠져 1일 카지노 게임 사이트 체험을 하며 돌아다니는 외국인들(심지어 한국인들도 종종 있다)을 쉽게 볼 수 있다. 누군가에겐 빛바랜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다른 이의 시각에서는 찬란히 빛나는 보물이다. 우리는 보물을 곁에 두고도 그 가치를 모르고 있는 건 아닐까.
두루마기를 입고 활을 쏘는 모습을 보면 우아하기 그지없다. 그런데 어쩐지 대한궁도협회에서는 공식 대회 복장으로 뜬금없이 정구복을 지정해 버렸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입지 말라는 규정은 없지만, 협회가 지정한 복장만 허용하기에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입으면 대회 규정에 어긋난다. 이 무슨 밑도 끝도 없는 기준이란 말인가.
이런 기준이 마련되는 데 있어 어떠한 유구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나 역사적 근거 같은 것은 없다. 다만 청주 관덕정에 접수된 공문에 따르면 그것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시(諭示; 관청 따위에서 국민을 타일러 가르침. 또는 그런 문서)에 따른 카지노 게임 사이트라고 밝히고 있다는 내용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대한궁도협회 대회 복장 규정)
제13조(복장규정) 각종 경기에 참가한 남·여선수는 필히 본 협회가 정한 복장을 착용해야 한다.
① 경기복은 흰색 상·하의를 착용하여야 하며, 상의의 경우 깃이 있는 흰색 티셔츠를 착용하여야 한다.
② 경기화는 흰색 운동화를 신어야 한다.
③ 경기복 상의에는 시·도(시·군) 소속 정을 표시하여야 한다.
시대가 많이 변했는데도 저 기준은 바뀌지 않은 채 그 자리를 굳건하게 유지하고 있다. 심지어 대회가 아닌 평상시에 활을 쏠 때에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전혀 입지 않는 현대의 궁사들조차도 대부분 현재 복장 규정에 대해 카지노 게임 사이트 활쏘기 복장이라 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는 입장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활쏘기와 마찬가지로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입는 것만으로도 무형문화재 보존에 이바지한다는 것을 아는가?
2020년 활쏘기가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것에 뒤이어 2022년에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생활'이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바 있다. 정구복에 카본으로 만든 활과 화살이 아니라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각궁 죽시를 쏘는 것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올바르게 보전하는 길이다.
활터에서는 모두가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입고 각궁에 죽시를 써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각자의 사정과 여건이 있고, 우리는 조선시대가 아니라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인지에 대한 기준을 바로 아는 올바른 앎은 중요하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활쏘기를 한다는 궁사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자격이 그 앎이다. 그것이 없을 경우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을 별종으로 보거나 존중이 아닌 비아냥의 시선을 갖기 쉽다.
더 최악의 경우는 그것이 잘못되었다며 바로 잡으려는 시도를 할 때이다. 화살 차는 방향이 대표적이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입고 활을 쏘면 경우에 따라서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 위에 궁대를 맬 수 없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두루마기가 대표적인 경우다. 두루마기 안쪽에 궁대를 매기 때문에 두루마기 밖으로 화살이 나오도록 하기 위해 현재 화살 차는 방향과 반대로 찬다. 과거에는 그게 더 일반적이었다. 궁대를 밖에 차든 안에 차든 관계없이 말이다.
똑같이 화살 차는 방향을 지금 일반적인 기준으로 착용하더라도, 이를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반응은 천지차이가 될 수밖에 없다. 아는 사람은 '저 사람은 옛날 방식으로 화살을 착용했구나'라고 생각하면서 그 사람의 뜻을 존중하는 반면, 모르는 사람은 '저 사람은 왜 화살을 반대로 찼지?'라고 생각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카지노 게임 사이트 잘못됐다 지적하며 바로 잡으려는 우를 범한다. 본인이 아는 세상에서는 화살을 그렇게 차는 것만이 정답이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우리가 정구복을 입고, 양궁활을 만들던 재료로 만든 활과 화살로 과녁을 몇 번이나 맞혔는지가 국궁의 전부라고 생각하고 살 때 놓치고 마는 빛바랜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흔적들이 많다. 이 좋은 것을 후대에 물려줘야 할 일말의 책임감 정도는 가져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우리가 알아가는 만큼 더 보이는 법이다. 그런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먼 훗날 우리를 이어서 활을 손에 쥘 후손들은 선대 궁사들에게 깊은 감사함을 느낄 것이다.
고급 약재의 일종인 '침향'은 침향나무가 제 몸에 생긴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기 위해 분비한 수지가 수백 년 이상 쌓여 덩어리 진 약재로 매우 귀하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침향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주며, 뇌혈관과 오장육부 등 전신을 튼튼하게 해 준다고 알려져 있어 천상의 향이라는 별칭까지 있을 정도다.
약재로 쓸 수 있는 침향을 얻으려면 침향나무의 수령이 100년 이상 되어야 하며, 거기에서 얻은 것 중에서도 특정 품질 이상만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인간의 수명이 100년이 겨우 되는데 100년 이상이 된 나무들을 우리가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이전 대로부터 그 가치를 알고 후대를 위해 훼손카지노 게임 사이트 않았다는 뜻이리라.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단순히 옛사람들의 것이기 때문에 지켜야 하는 것이 아니다. 그 안에 켜켜이 쌓은 유구한 역사와 얼이 서려있는 것이기 때문에 후대에서 함부로 비효율적이니 고루하니 뭐니 그 가치를 매길 수가 없는 것이다. 그것에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진의를 잘 파악하고 어떤 형태였는지 고증을 해 나가야 할 것이다.
현대의 과학이 '진리'가 아니라 '가설'을 다루는 학문이듯, 카지노 게임 사이트 활쏘기를 하는 우리 궁사들 또한 계속해서 올바름을 추구하되, 고여서 썩은 물이 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발전해 나간다는 마음가짐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큰 강이, 큰 바다가 계속해서 잔잔한 수면을 맑게 유지할 수 있는 까닭은 고정되어 그 형태를 유지하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수원지에서 물이 공급되며 퍼지고 나아가며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대하는 바른 태도는 작은 관심에서부터 출발한다. 그 관심이 모이고 모여 커다란 강을, 바다를 이루리라. 후대에까지 카지노 게임 사이트 활쏘기의 흐름이 이어져 종국엔 큰 대양을 이룰 수 있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1. "국궁-활쏘기 무형문화재 제142호 지정", 국궁신문, 2020.07.30, http://www.archerynews.net/news/view.asp?idx=1988
2. 심규섭, "풍류(風流)와 사기(士氣)", 통일뉴스. 2020.10.22. 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00133
3. 정진명, 『온깍지 활 공부』, 고두미, 2018
4. 대한궁도협회 복장 논란, 나무위키, https://namu.wiki/w/%EB%8C%80%ED%95%9C%EA%B6%81%EB%8F%84%ED%98%91%ED%9A%8C#s-5.1
5. 김경준, "활터에 카지노 게임 사이트 입고 갔다가 봉변 당한 이유", 오마이뉴스, 2024.07.13, https://omn.kr/298wk
6. "신규 국가무형문화재 '카지노 게임 사이트생활' 지정", 국궁신문, 2022.07.20, http://www.archerynews.net/news/view.asp?idx=2194
7. 허정철, "[불교신문이 만난 사람] 김준 자연침향연구소장", 불교신문, 2023.09.08, https://www.ibulgyo.com/news/articleView.html?idxno=4059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