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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육부인 Mar 25. 2016

예민한 딸을 키우는 무심한 카지노 게임

나는 태생이 곰탱이였다

나는 가까운 사람들을 섭섭하게 하곤 카지노 게임.


친정 카지노 게임가 나한테 자주 그러셨다.

"넌 너무 무심해."

초등학생 때부터 수련회나 수학여행을 가면 2박 3일 동안 집에 전화 한 번 하지 않았다. 지금이야 휴대전화가 상용화되고 스마트폰의 기술 발달로 부담 없이 일상을 공유하는 시대가 되었지만, 그 때만 해도 집을 떠나면 공중전화 밖에 없는 시대였다.(이렇게 말하니 무척 오래 전 같지만 20여년 전일 뿐이다. 기술 발달이 너무 빠르다.) 그래도 카지노 게임의 마음을 챙기는 애들은 다 챙겼다. 이동하는 곳마다 짬이 나면 공중전화를 찾고 줄을 서서 동전을 써가며 집에 전화를 했다. 뭐 그리 실시간으로 보고를 하는 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누구보다도 카지노 게임와 사이가 좋았다고, 성인이 된 이후에도 여전히 좋다고 자부하지만 이상하게 밖에만 나가면 연락이 두절되는 그런 딸이었다. 다른 친구 카지노 게임들이 자기 딸은 귀찮게 자꾸 전화한다고 웃으며 투덜거리는 것이 카지노 게임는 참 부러우셨다고 한다.

대학생이 되고 내가 타지 생활을 하면서도(아주 엄격한 외할머니 댁에서 지냈기 때문에 걱정은 없으셨겠지만) 일주일씩 연락이 없자 카지노 게임는 1일 1문자 숙제까지 내주셨다. 그 때에는 화도 좀 내셨던 것 같다.


지금의 남편한테도 연애 초반에 많이 혼났다. 내가 스물 하나일 때 남편은 스물 여섯이었기 때문에 싸우진 않았고 혼났다.

여자 동창들도 끼어있는 동창회에서 새벽까지 술 마시고 놀고있는데 질투도, 걱정도 없이 문자 한 통 보내지 않고 자기 할 일 하고 자버리는, 쿨내 넘치는(?) 어린 여자친구한테 참 서운하다 카지노 게임. 어디까지나 내 남자친구에 대한 신뢰에 기반한 것이었지만 상대방에겐 무관심으로 비추어졌던 것이다. 디지털 시대의 대학생답지 않게 하루 한 번의 전화 통화도 많다고 생각카지노 게임. 남편과의 통화는 항상 즐거웠고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도로 좋았지만 그래도.



섬세한 딸의 마음을 잘 못 읽어주는 것 같다는 조심스런 지적을 받았다.


카지노 게임보다는 아빠의 얼굴을, 카지노 게임보다는 아빠의 성격을 빼닮은 첫째는 뻑하면 삐진다. 한창 그럴 나이라고 하지만 그 빈도와 강도가 보통을 훨씬 넘는다. 신생아 때부터 예민한 기질을 타고난 아이였다. 그리고 딸과 성격이 반대인 나는 주은이가 왜 그러는지 도무지 이유를 찾아내지 못 할 때가 많다.한 마디로 말해 딸의 마음을 이해할 수가 없다.

매일같이 전쟁같았던 최근, 같은 아파트에 살며 우리를 오래 보아 온, 딸의 유치원 친구 카지노 게임가 조심스레 말했다.

"주은이는 예민하고 섬세한데... 자긴 그렇지 않으니까 그 마음을 잘 못 읽어주는게 아닐까? 주은이는 세세한 부분까지 읽어주길 바라는 것 같아."

계속해서 늘어가는 딸의 떼쓰기, 반항. 그리고 그에 비례하여 점점 난폭해지는 나. 그 문제점을 나한테서 찾아보기로 했다. 그리고 대화의 실전에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은 육아서를 찾아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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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서는 예전에도 몇 권 읽었다. 기어다니고 겨우 걸음마 떼던 시절에는 성장에 관한 책이나 발달 단계에 맞춰 무엇을 해줘야 하는 지를 찾아 읽었다. 휩쓸리지 않는, 소신 있는 교육을 위해 EBS의 육아 다큐 서적들도 몇 권 읽었고, 3,4세 유아들의 속마음에 대해 풀어놓은 책들도 읽었다. 육아서를 많이 읽는 편은 아니지만 아이를 키우다가 앞이 깜깜함을 느낄 때면 한 권씩 사다가 방법을 찾아보곤 했다.

이번에도 딸과의 대화, 훈육에 있어 말문이 막히는 경험이 잦았던 나에게 길을 제시해주길 기대하며 책을 펼쳤다. 뜬구름 잡는 육아서도 간혹 있는 데 반하여 이 책의 내용은 상당히 구체적인 행동 방안을 제시했다. 그리고 그만큼... 더럽게 어려웠다.



그리고 그 육아서가 요구하는 것은 특히 나한테 어렵게 느껴졌다.


초반에 중시하는 "~구나" 하는 공감 대화도, 중반에 다루는 '긍정적인 의도 찾기'도 나는 너무 어렵게만 느껴진다. 책에서 숱한 예시를 들어주고 또 하나의 예시를 보여주며 문제를 내는 부분이 있었다. 소리지르고 때리고 울고 밀치며 싸우는 이 상황에서 두 남매의 긍정적인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하고 묻는데 난 오빠가 여동생을 안 때린거 딱 하나 찾아내는 데 그쳤다. 이 부분만 보면 어렵다고 느껴질지 몰라도 앞서 수많은 예시를 접했으니 충분히 더 찾아낼 수 있어야 카지노 게임.

남편에게 그 페이지를 보여줬더니 앞의 내용을 보지도 않은 사람이 예시 속 아이들의 긍정적인 의도를 잘도 찾아냈다. 오빠를 이기고싶은 마음, 재미있게 놀고싶은 마음, 싸우는 상황을 피하고싶은 마음 등... 책에서는 한 열 가지 정도의 긍정적인 의도들을 말해줬다.

요즘 딸이랑 계속 부딪힌다는 또다른 친구에게도 책의 해당 페이지를 카톡으로 보냈다. 그 친구 역시 '다 아는거'라고 카지노 게임. 그 친구는 딸이 자기랑 너무 똑같아서 속마음이 훤히 보인단다. 그래도 어찌해야 할 지 모르겠단다.

속마음이 훤히 보여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데 난 그 속마음이 보이지도 않는 상태인 것이다. 내가 이렇게까지 이기적인 사람이었나? 다른 사람은 커녕 내 속으로 낳은 내 자식의 속도 읽지 못 할 정도로 마음의 눈이 어두운?



억지로라도, 어색하더라도 연습을 하기로 카지노 게임.


부정적인 상황이 아니더라도 수시로 '~구나'하는 대화도 해보고, 큰애가 동생이랑 잠깐씩 마찰이 있을 때에도 긍정적인 의도를 찾아보겠다고 애썼다. 남편도 도와줬고, 동참카지노 게임.(억지스러운 모습에 비웃고 어색하다고 놀리기는 했지만)

책에서 연습하라는 말 몇 마디-잘 하고싶었구나, 도와주려고 그랬구나 등은 아예 핸드폰 대기화면으로 걸어두고 수시로 소리내어 읽어본다.

최근 몇 달간 거의 매일같이 5살짜리 딸에게 카지노 게임 싫어, 카지노 게임 나가(나가란다고 진짜 나가서 10분 후에 들어오고 애는 울고불고 난리가 난 적도 있다), 심지어 카지노 게임가 죽으면 좋겠어 소리까지 듣고 아차싶었다. 또한 매일같이 미간을 찌푸리고 눈을 부릅뜨고 회초리를 들거나 또다른 협박을 일삼는 도깨비같던 내 모습이 너무 싫었다. 아이가 떼쓰는 모습을 몰래 찍어서 나중에 기분 좋을 때 보여주는 방법도 있다기에 나도 시도해봤었는데, 영상 속 내 얼굴 표정이 너무 도깨비같고 정 떨어졌다. 카지노 게임가 아니라 괴물같았다.

다들 말을 안 해서 그렇지 똑같다고 위로들을 했지만 그렇게 합리화하기엔 지금 이 흐름이 너무 빨랐고 위험하다고 생각카지노 게임. 멈춰야 카지노 게임.


그리고 그렇게 스스로에게 STOP을 외치고 일주일이 지났다. 팟캐스트의 맘스라디오 공감톡에서 아이와의 대화에 관한, 또 아동학대에 관한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다짐을 새로이 카지노 게임. 최근 이슈로 불거진 아동학대 사건들도 처음엔 한 대로 시작했을거라는 말이 가슴을 후벼팠다. 나도 처음 한 대는 너무나 가슴 아팠고, 딸도 그 때는 한 대를 참 무서워했는데...


이제 전쟁을 멈추고싶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계속 무뚝뚝한 성격으로 남을지언정 딸에게는 이해심 깊은 카지노 게임가 되고싶다.


오늘은 큰딸과 정전 8일차다.

내가 딸을 이해하려고 노력한지 8일째,

딸의 눈에서 눈물이 멈춘지 8일째 날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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