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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전 Jan 18. 2025

수심 15미터 늪지에 세워진 동화 같은 성, 카지노 게임 추천

비수기에 떠나는 유럽여행 5

파리에서 머문 지 4일 차가 되자 마음만은 거의 파리지앵에 가깝게 됐다. 특히 같은 숙소에 계속 머물다 보니 파리 20구에 들지 못하는 이 한갓진 동네가 우리 동네 같은 친근함 마저 든다. 마트도 몇 번을 드나들다 보니 익숙해졌고, 작은 빵 집에서 빵도 사 먹었다. 파리의 빵이 그렇게 맛있다고 하지만, 글쎄. 이 동네 빵 집이 그렇게 맛있는 것 같진 않다.


지하철을 타는 일도 이젠 많이 익숙해졌다. 새벽 6시 반, 주변이 아직 깜깜한데 길을 나선 이유는 오늘은 카지노 게임 추천 투어를 가는 날이다. 약속 장소는 트로카데로역 2번 출구, 지하철을 타고 20여분 만에 약속 장소에 도착하자 상냥한 가이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카지노 게임 추천은 한국인들에게 매우 인기 있는 관광지이지만 파리에서 거리가 왕복 900km에 달한다. 때문에 많은 관광객들이 현지 투어를 이용한다. 성수기에는 대형 버스가 관광객들을 태우고 가지만 오늘은 소규모 벤이 나와 있다. 투어 참가자는 7명, 몽골인 기사가 운전을 하고 한국인 가이드가 동행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다들 새벽잠을 설치고 나온 탓에 차를 타자마자 잠에 곯아떨어진다. 나는 원래 차를 타고 잘 못 자는 편이라 창 밖을 보고 있는데, 7시가 넘어도 밖은 여전히 깜깜하다. 파리의 겨울은 아침 8시가 돼야 희끄무레하게 날이 밝아오기 시작해서 9시가 돼야 환해진다.


중간에 휴게소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고 3시간여 만에 도착한 곳은 노르망디에 있는 조그만 어촌마을, 에트르타. 우리는 노르망디 하면 노르망디상륙작전이 먼저 떠오르는, 2차 대전의 상흔을 간직한 마을로 기억을 하는데정작 마주한 작은 어촌 마을 에트르타는 한없이 평화롭고 조용하다. 이 작은 어촌 마을을 한해 수백만명의 관광객들이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차에서 내리자 대서양의 거친 바람이 온몸으로 격하게 우리를 환영한다. 해변을 끼고 오른편 절벽을 보는 순간, 관광객들은 일제히 탄성을 내지른다. 덩치 큰 코끼리 한 마리가 막 바다에 도착해 코를 빠뜨리고 물을 연신 들이켜고 있는 듯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카지노 게임 추천에트르타 코끼리 절벽

뛰어난 조각가가 철저히 계산을 하고 빚은 듯 영락없는 코끼리의 모습이지만, 인간의 손길은 전혀 닿지 않은 시간과 자연이 빚은 예술작품이다. 바로 이 코끼리 절벽이 연출하는 비경 덕분에 이 작은 어촌마을은 세계적인 관광 마을로 거듭났다.


그런데 이 마을의 관광 역사는 최근의 일이아니라 매우 오래됐다. 처음 이 풍경에 감탄한 사람들은 18세기, 19세기 화가들이었다. 코끼리 절벽을 가장 많이 그린 작가는 클로드 모네, 무려 29번이나 이 풍경을 그림으로 남겼다. 해 뜰 때, 해 질 때, 태풍이 지나간 뒤, 비 올 때, 인상파 화가답게 빛에 따라 절벽이 어떻게 달라 보이는지 코끼리 절벽의 모든 인상을 다 작품으로 남겼다.


“내게 천사를 보여달라. 그러면 그리겠다.”라고 한 사실주의 화가 쿠르베도 이 코끼리 절벽을 사실적 기법으로 수십 점 남겼다. 아르센 뤼팽 시리즈의 작가 모리스 르블랑은 아예 이 마을에 별장을 두고 이곳에서 <기암성등 여러 작품을 썼는데, 작품 속에서 이 코끼리 절벽이 등장하기도 한다.


해안을 끼고 왼편으로는 코끼리 절벽이, 오른편으로는 팔레즈 다몽 언덕이 있다. 우리는 자유시간에 팔레즈 다몽 언덕으로 올랐다. 언덕으로 올라서자 대서양의 바람은 더 본색을 드러낸다. 입고 있던 옷을 여미고 한 손으로 모자를 꽉 눌러도 달려드는 바람을 막을 재간이 없다. 쉴 새 없이 휘몰아치는 파도처럼 격렬하게 몰아치는 바람은 피부를 뚫고 들어와 뇌 속까지 휘저어 놓을 듯 세차다.


우리도 나름 바닷바람 많이 맞는 해운대 사람들인데, 해운대 바람과 대서양의 바람은 질적으로 다르다. 야수처럼 거칠고 사납다. 게다가 얼음장 같은 차가움이 정신을 번쩍 들게 한다. 어쩌면 파리에서, 유럽에서 온 그 많은 예술가들을 매료시켰던 것은 대서양의 차가운 바람이 아니었을까?모네도 이 마을에 석 달 여를 머물며 코끼리 바위를 반복적으로 그리는데 그 시기가 겨울이었다고 한다.


잊고 싶지만, 씻어내고 싶지만 뇌리에 달라붙어 잘 잊히지 않는 기억들을 대서양의 바람은 깡끄리 안고 가려는 듯하다. 복잡한 마음속 어지러움이 씻겨간자리에 청량음료 같은 상쾌함을 선물로 주는인상적인 대서양의 바람을 뒤로하고, 다시 차에 올라 1시간여를 달려 옹플뢰르라는 아름다운 해변마을에도 잠시 들렀다. 영국과 마주하고 있어서 어부들이 종종 오고 간다는 이 마을에서 간단하게 먹은 피시 앤 칩스는 아주 별미였다. 영국에서 먹은 피시 앤 칩스와는 비교도 되지 않게 맛있었다.


새벽 7시에 길을 나서 카지노 게임 추천에 도착한 것은 오후 2시경이었다. 차를 타고 가다 벌판에 카지노 게임 추천이 보이는 순간, 사람들은 하나같이 탄성을 내지른다. 비현실적인, 아름다운 성 하나가 들녘 한가운데, 불쑥솟아나 시선을 사로잡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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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게임 추천은 조수간만의 차이에 따라 바닷물이 드나드는 늪지 위에 세워진 수도원이다. 때문에 그 풍경이 주변 자연에 따라 변화무쌍하다. 사진에서 보는 어떤 풍경은 바닷물 위에 성이 우뚝 솟아나 있기도 하고, 어떨 때는 양 떼들이 뛰노는 푸른 초원 위에 수도원이 서 있기도 하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썰물 때라 주변의 늪이 드러나 있었다.


카지노 게임 추천 입구로 들어서면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의 어느 시기로 시간여행을 떠나온 듯하다. 좁은 골목에 늘어선 작은 가게들은 다 그림 간판을 달고 있다. 옛날 글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그림으로 가게의 판매 품목을 알렸다는 전통이 그대로 남아 있다.


함께 온 7명의 여행자 가운데 카지노 게임 추천을 올라갔다는 사람은 우리 부부 밖에 없었다. 카지노 게임 추천에 들어가려면 수백 개의 계단을 오르는 등산을 각오해야 하고, 입장료도 따로 내야 한다. 그런데 굳이 카지노 게임 추천을 들어가지 않고 주변을 돌아보는 것도 나름 소소한 재미가 있다는 것이 가이드의 설명이었다.일행과 헤어져 우리 부부는 힘들게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수심 15미터의 늪지에 돌섬을 짓는 이 대공사를 시작한 것은 누구일까? 수도원을 지은 사람은 카지노 게임 추천과 가까운 아봉슈 마을에 살던 대주교 오베르, 서기 800년경 그의 꿈에 미카엘 대천사가 나타나 수도원을 지을 것을 계시한다. 그러나 바위섬을 깎아 교회를 짓는 일은 엄두가 나지 않아 미루던 차에 미카엘 대천사는 무려 3번이나 연달아 꿈에 나타나 오베르 대주교를 닦달한다. 할 수없이 공사를 시작했다는 오베르의 고민이 이해되고도 남는다.

카지노 게임 추천오베르 대주교의 꿈에 나타난 미카엘 천사

서기 800년 경이면 중장비도 없고, 공사 차량도 없던 시절, 그것도 카지노 게임 추천 위에 어떻게 이런 수도원을 쌓아 올릴 엄두를 낼 수 있었을까? 오베르가 그 무모한 공사를 시작할 때 주변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나도 3대를 내려온 기독교 집안사람이지만,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믿는 믿음은 늘 흔들린다. 사람을 보지 말고 예수님을 보며 믿음을 지켜가라고 하지만, 예수님은 늘 보이지 않고 기독교인임을 자처하는, 영 기독교인 같지 않은 사람만 눈에 많이 보인다. 그런데 이 흔들리는 카지노 게임 추천 위에 수도원을 쌓아가는 오베르의 믿음은 늘 흔들림 없이 단단했을까?


조수간만이 15m가 되는바다 한가운데 세워진 돌섬, 대체 이 많은 돌들은 어디서 확보했을까?수도원 바닥 돌을 자세히 보면 이상한 표시가 눈에 띄는데, 이것이 바로 건축돌을 옮긴 석공들의 임금증서 카지노 게임 추천 것이다.


바닥돌의 기호가 석공들의 개인적인 표식이었다

자재는 40km가 떨어진 또 다른 섬에서 채취해 밀물을 이용해 이곳까지 옮겨왔다. 옮기기 전 석공들은 숫자나 기호로 자신이 캐낸 돌임을 표시를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돌에 새긴 기호는 쉽게 지워지지 않아 수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 석공들의 임금증서는 선명히 남아 있다.


어쨌든 그 무모하면서도 위대한 공사는 결실을 맺었고, 1500년을 넘어 이 시대 사람들에게까지 감동을 준다는 생각을 하면 새삼 종교의 힘은 놀라울 뿐이다.


카지노 게임 추천 건물은 교회와 또 다르게 그 자체가 가진 성스러움과 경건함이 있다.그런데 역시 비수기라 그런지 카지노 게임 추천 안에도 사람들이 거의 없다. 덕분에 카지노 게임 추천 이곳저곳을 만끽하며 천천히 걸어 다니는 호사를 누릴 수 있었다.


카지노 게임 추천은 멀리서 바라볼 때는 카지노 게임 추천처럼 아름다운 풍경이었지만 직접 걸어 다니니 난방 하나 되지 않아 차가운 한기를 내뿜고 있었다. "기도하고 일하라"는 원칙을 가지고 있는 성베네딕도회 수도사들은 이 수도원에서 오직 햇빛에 의지해 성경을 필사하고 노동을 했다고 한다.


미로처럼 연결된 카지노 게임 추천 방들을 돌다어느 텅 빈 공간에서 남편이 '얼어붙은 저 하늘, 얼어붙은 저 벌판...' <금관의 예수를낮게 읊조리듯 불렀다. 그런데 예상외로 그곳에서 소리는 공명을 일으켜 마치 노랫소리가 그레고리안 성가처럼 은은하게 퍼져나갔다.


그 소리를 들었는지 옆방에서 외국인 부부가 들어왔다가 우리 밖에 없는 걸 발견하고는 놀란 듯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들도 어디서 성가 소리가 들려서 왔다고 했다. 이곳에서 진짜 수도사들이 부르는 그레고리안 성가를 듣게 된다면 무척 감동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지노 게임 추천에서의 감동을 안고 내려오자, 마치 연극 무대의 배경이 바뀌듯 카지노 게임 추천 주변의 풍경이 바뀌고 있었다. 부드러운 주황빛의 붓칠 자욱이 하늘을 물들여 감동하는 순간, 카지노 게임 추천 카지노 게임 추천에도 조명이 켜졌다. 멀리서 바라보는 카지노 게임 추천은 다시 카지노 게임 추천처럼 아름다운 풍경으로 변했다.

오래도록 간직하고픈 아름다운 풍경 하나를 마음에 품고, 파리로 돌아오는 버스 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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