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이주배경 초등학생 한국어 수업
금요일은 4학년 카지노 게임 추천와 5학년 샨드라만 가르치는 날이다. 카지노 게임 추천와 샨드라는 장난을 안 치고 착실하게 수업을 들어서 나도 수업하기가 편하다. 두 명 다 수업과 관련 없는 수다를 많이 떨기는 하지만 말이 없는 것보다 훨씬 낫고, 그렇게 이야기하며 한국어 연습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좋다.
샨드라의 눈은 수업 시간 내내 초롱초롱 빛난다.샨드라에게 쓰기 과제를 주면 샨드라는 과제에만 집중한다. 그리고 다 쓰고 나서는 내가 자기에게 오기를 가만히 기다린다.
반면에 카지노 게임 추천는 수업을 좀 지루해하는 편이다. 수민이에게 쓰기 과제를 주고 다른 일에 신경 쓰다가 수민이를 힐끗 보면, 항상 축 늘어진 자세로 세월아 네월아 느릿느릿 글씨를 쓰고 있는 것이다. 카지노 게임 추천는 공부가 싫지만 어쩔 수 없이한다고 한다. 하지만 공부를 하지 않을 때 카지노 게임 추천는 아주 활발한 수다쟁이이다.
예의도 바른 카지노 게임 추천는 교실에 들어오자마자 나에게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한다. 그리고 바로 어제오늘 있었던 이야기, 가족 이야기, 꿈 이야기 등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는다. 이러고서는 수업을 시작하겠다고 하면 신기하게도 바로 몸이 축 쳐진다.
이러면 이전까지 신나게 수다를 떨던 카지노 게임 추천는 갑자기 몸이 축 처져 천천히 책을 펴고, 힘없는 목소리로 나한테 묻는다.
"... 오늘은 몇 쪽까지 할 거예요, 선생님?"
카지노 게임 추천는 내가 알려 준 진도가 자기 생각보다 많으면 '히잉... 빨리 해야겠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절대 빨리 하지는 않는다. 말할 때도 쓸 때도, 한숨을 쉬며 아주 느리게 하니까 말이다. 그러다가 중간에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할 때는 갑자기 목소리가 밝아지고, 어떤 때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자기가 겪은 일을 몸동작을 하면서까지 들려주곤 한다.
카지노 게임 추천와 이야기를 할 때면 어쩜 이렇게 수다 떨 때와 공부할 때 태도가 다른지 싶어 재미있다. 공부도 이렇게 신나게 하면 좋을 텐데. 그런데 카지노 게임 추천가 제일 좋아하는 건 수다가 아니라 '잠'이다. 카지노 게임 추천의 대답 중 50%는 '잠'이 차지한다.취미가 뭐냐, 집에 가서 뭐 하냐, 방학 때 뭐 하고 싶냐 하면 무조건 잠 잠 잠이다. 이야기를 들어 보면 집에서 아주 일찍 일어나거나 평소에 잠을 잘 못 자는 게 아닌데도 말이다. 어느 날은 교재에 'Leve me slep'이라고 쓰기도 했다. 무슨 뜻이냐고 물으니 'leave me sleep(날 자게 냅둬)'을 자기 스타일로 쓴 거라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수민이에게 카지노 게임 추천이 되면 뭘 하고 싶은지 물었다. 대답은 역시나였다.
카지노 게임 추천이 되면 할 수 있는 게 많다니! 카지노 게임 추천인 나도 몰랐는데. 아니, 지금도 모르겠는데. 그런데 생각해 보면 나도 어렸을 때 평일 아침에 늦게 일어나고 싶은데 항상 8시 전에 일어나는 게 불만이었고, '빨리 카지노 게임 추천이 돼서 내 맘대로 일어났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었다. 그때는 지금의 수민이처럼 카지노 게임 추천이 되면 다 자기 마음대로 살 수 있다고 생각했었으니까. 실상은 할 수 있는 것보다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없는 게 더 많아진 듯하지만 말이다. 가끔은 수민이 나이 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래도 수민이한테 카지노 게임 추천의 생활에 대한 실상을 알려 줄 필요는 없겠지. 수민이의 '빨리 카지노 게임 추천이 돼서 잠을 실컷 자고 싶다'는 꿈을 꺾을 수는 없지 않은가. 그리고 혹시 모르는 일이지 않은가. 수민이가 카지노 게임 추천이 됐을 때 경제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여유가 있어 마음대로 잠을 잘 수 있는 사람이 될지. 카지노 게임 추천는 '마음대로 실컷 잘 수 있는 사람'이 되길 원하지만 나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수민이가 '마음대로 실컷 잠을 잘 수 있을 만큼여유가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표지 이미지 출처 :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