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와 쇼펜하우어
불황 중의 불황이었다는 2023년 출판계에도 카지노 쿠폰셀러는 있다.
카지노 쿠폰셀러 목록은 생각보다 사회의 변화와 분위기, 방향을 폭넓게 반영한다. 마치 1,000명에게 물어본 응답률 3% 수준의 여론조사가 정부와 정책, 정당과 사안에 대한 찬반, 지지를 대변하는 것과도 비슷하다. 바쁘거나 관심이 없으면 응답을 피하거나 무시하지만 약간의 여유와 관심이 있다면 약간의 시간을 내어 응답하듯 일부처럼 보이는 이들이 선택한 책에서 우리 사회에 도드라진 관심사를 엿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2023년에 가장 많이 팔린 책은 어떤 책일까?
헤럴드경제 2023년 12월 22일 기사를 비롯한 많은 뉴스에서 공통적으로 만나게 되는 제목은 <세이노의 가르침이다. 분류는 자기계발도서고 바닥에서 시작해 1,000억 원 대 자산가가 됐다는 이름을 밝히지 않은 사람의 신문 기고 글을 모아 출간한 것으로 전카지노 쿠폰.
https://news.heraldcorp.com/view.php?ud=20231222000344
읽지 않은 책에 대한 얘기를 전카지노 쿠폰 건 조심스럽지만 읽은 이들의 후기를 보면 호불호가 나뉘는 경향을 보인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헤럴드 경제 기사에 따르면 '진실성 있는 경험담으로 노력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며 금융과 투자 등에 대한 성공 조언이 담겼다'라고 한다. 반면 '거친 표현과 라떼식 조언에 거부감을 갖는 사람'도 있다는 평가다.
"자기계발서가 카지노 쿠폰셀러 1위를 차지하다니!" 같은 한탄을 비치기 위해 글을 쓸 생각은 없다. 애초에 자기계발서가 나쁘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적절한 시점에 만난 적당한 자기계발서는 만 권의 고전보다 나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다만, 자기 계발의 늪에 빠지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말이다.
벌써 오래된 얘기지만 한 때 자기계발서에 흠뻑 빠졌던 경험이 있다. 한 해 동안 7, 80권을 읽었을 정도로 몰아서, 연달아 자기계발서를 읽었다. <시크릿,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등 조금 유명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끝도 없이 읽어나갔다. 자기계발서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떠올렸을 생각이 있을 텐데 그 한 해를 보내고 내린 결론도 같았다.
"너무 당연한 거 아니야? 나도 할 수 있겠는데?"
그 쉬운 결론을, 너무 당연한 것들을 내 삶에서 실천하려 했을 때 마주친 건 '불가능의 벽'이었다. 내게는 이유가 너무 많았다. 저자와 상황이 다르고, 인간관계가 다르고, 시대가 다르고, 주어진 기회가 다르다 등등 해낼 수 없는 이유가 끝도 없이 생겨났다. 7, 80 권까지 이르게 된 가장 큰 이유가 그 '불가능의 벽'이었는데, 한 권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며칠 해보다 흐지부지 되면 또 다른 자기계발서를 찾아 읽고 불타올라서 며칠 실천하다 또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기를 반복했던 탓이다. 자기계발서 속 너무 당연한 일, 무척 쉬워 보이는 변화가 내게서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게 '될 것 같다'와 '나도 할 수 있다' 사이에서 시간을 보낸 후 얻은 또 다른 결론이 자기 계발의 늪에 빠져서는 무엇도 이룰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한 권을 읽고 될 때까지 해내지 못카지노 쿠폰면 다른 책에서 인생을 바꿀만한 아이디어를 얻는다 해도 실현되지 않는다는 걸 절실히 느꼈던 거다. 그건 '내가 할 수 없는 일' 중 하나였다.
내겐 도무지 불가능한 일을 현실로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성공한 자기계발서 작가들은 존경받을만하다. 그 내용이 너무나 당연해서 오히려 허황되게 느껴진다 해도 그들에게는 사람들의 마음을 흥분시켜 움직이게 할 만한 힘이 있으므로, 내게 없는 그것을 가진 그들의 역량을 높이 보는 것이다. 책을 좋아카지노 쿠폰 한 사람으로서 사람들이 선택한 책이 유효하기를 바라고 모든 독서가 삶에 유의미했으면 카지노 쿠폰 소망을 품어 본다.
이 글을 시작하게 된 건 <세이노의 가르침이 2023년 최대 카지노 쿠폰셀러였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그를 뒤쫓는 철학자의 이름, 쇼펜하우어 때문이다. 쇼펜하우어도 세이노처럼 제대로 읽어보지 못했으므로 이러저러하다는 평가를 쉽게 내릴 수 없으므로 지금은 보편적으로 알려진 정보를 나열하는 것으로 대신한다.
2023년 11월 24일 경향신문 문화면에 쇼펜하우어라는 이름에 '열풍'이 붙어 등장한다.
https://www.khan.co.kr/culture/culture-general/article/202311242223015
유튜버의 추천과 예능 출연자가 읽는 모습이 화제가 되어 쇼펜하우어 관련 도서의 판매량이 급증했다는 것이다. 잠깐 그러다 말 거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었을 텐데 열풍은 계속 이어져 관련 도서의 신간과 구간의 재발견이 거듭 이어지는 모습이다. 우려는 오히려 여기에 있다.
철학에서 자기 계발의 아이디어를 얻는 것과 철학의 메시지를 자기 계발의 방법으로 바꾸는 것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가장 큰 차이는 '진의'에 있다. 자기계발서의 작가가 여러 경로로 접한 철학자의 사상, 이론, 태도를 책에 쓰면 사람들은 '철학자의 사상'으로 읽지 않고 '작가의 방법'으로 읽게 된다. 본래의 의도나 배경이 어떠하든 관계없이 작가를 신뢰카지노 쿠폰 사람들이 그 이해와 적용에 공감하게 되는 것이다. 자기계발서 작가의 진의는 자신의 생각, 방법에 신뢰와 확신을 더카지노 쿠폰 것이다. 철학자의 배경이나 의도와 다르더라도, 극단적으로는 정반대 되는 견해라도 필요하다면 가져다 쓸 수 있는 도구 중 하나인 셈이다.
예를 들어 '불행해지지 않는 법'과 '행복해지는 법'은 같을까. 불행하지 않는 상태를 행복이라고 정의카지노 쿠폰면 둘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불행하지 않음과 행복함은 정말 같은가?
철학이 작가를 통해 하나의 방법 혹은 태도가 되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철학이 자기 계발이 되는 건 조금은 조심스럽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철학은 그 자체로 진리가 아니라 진리라고 카지노 쿠폰 무엇인가에 닿기 위해 활용카지노 쿠폰 계단이기 때문이다.
염세주의 철학자로 알려진 쇼펜하우어는 인간이 확신하는 이성과 합리가 실재한다는 데 의문을 제기했다. 오히려 이기적이고 맹목적인 면모가 두드러지는 것이 인간이라고 한 것이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으므로 욕망이 충족되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결국 인생은 고통'이라는 결론을 내놓는다. 사람들의 삶이 힘든 건 당연한 것이 되는 거다. 쇼펜하우어의 결론은 여기서 그쳤는가?
앞서 적었듯 철학은 계단이어야 한다. 인생이 고통이 되는 이유는 욕망이 끝이 없기 때문이다. 욕망에 끝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 끝없는 욕망의 주체가 나 자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얻어야 카지노 쿠폰 세계에서, 나만이 혹은 우리만이 소외된 듯 보이기에 고통스러운 것이다.
쇼펜하우어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한 결론은 충동과 욕구를 누르는 철저한 금욕이었다.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욕망을 줄임으로써, 시쳇말로 디톡스를 통해 고통을 덜어내자는 얘기를 전한다.
쇼펜하우어 독자가 이 글을 본다면 이렇게 생각할는지도 모른다.
"내가 그 정도도 생각하지 못할 거라고 보는 것인가?"
내 대답은 '그럴지도 모른다'다. 나 역시 인간의 합리적 사고를 불신카지노 쿠폰 염세주의자의 성향을 가졌기 때문에 염려카지노 쿠폰 게 있다. 그러므로 의심한다. 나쁜 선례도 하나 알고 있다. 바로 알프레드 아들러다.2012년 우연히 알프레드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을 알게 됐다. 처음 읽은 저서의 내용에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어 관련 도서를 찾아봤지만 학술서가 대부분이었고 그나마도 구하기 쉽지 않았다.
처음 알프레드 아들러의 심리학을 접하고 '용기를 잃은 낙담한 사람'이라는 개념을 '정신병자', '환자' 대신 쓴다는 데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문제는 2014년 일본의 철학자 기시미 이치로가 작가인 고가 후미타케와 함께 펴낸 책이 <미움받을 용기라는 제목으로 소개되면서 시작됐다. 일부의 문제라고 하지만 한 순간에 알프레드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은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철학이 아닌 '이기심'을 정당화카지노 쿠폰 근거로 해석할 수 있게 되어버렸다. 이해를 위해 서로 애쓰기보다 수용을 요구 혹은 강행카지노 쿠폰 것이 쿨한 것이 된 거다. 농담처럼 '나는 미움받을 용기가 있으므로 이 행동을 한다'는 고백이 떠돌았다.
책은 사람의 마음을 카지노 쿠폰한다. 지식과 노하우를 전수하기도 하지만 지금의 시대는 기능적이고 물리적인 영역에서는 대체할 수 있는 무수한 콘텐츠를 갖고 있으므로 오히려 경쟁하기 어렵다. 실패를 딛고 성공을 이뤄낸 사람들의 노력, 성공이 있어 의미가 더 커지지만 과정에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가 있으므로 가치가 커지는 것이다.
자기계발서여도 좋고 철학이어도 좋으니 부디 행간을 건너뛰지 않았으면 한다. 세이노가 모든 것에 '노'하라고 하지도 않았을 것처럼 쇼펜하우어의 '인생은 당연히 고통스러운 것'을 근거로 고통스러운 인생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카지노 쿠폰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덧붙여.
이 글을 계기로 쇼펜하우어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열어봐야겠다는 다짐을 남긴다. 지금 쓴 글이 얼마만큼의 진의를 이해하고 있는지 스스로 확인하기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