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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리봉봉 Mar 31. 2025

카지노 게임는 자신감이지

스크린 연습장에서 셀프 사고가 있었지만 그래도 연습 한 번 더 했다고 왠지 모를 카지노 게임이 생겼다. 연습 내용과는 별개로 광대에 붙어 있던 공 보풀 두 가닥도 나를 향해 응원하는 것 같았다.




일주일 만에 카지노 게임장으로 레슨을 받으러 갔다. 지난 시간에 이어 포핸드 스트로크를 익히는 수업이었다. 선생님은 카지노 게임 공을 코트 오른쪽 모서리로 길게 던지기도 하고 카지노 게임 네트와 가깝게 던지며 공이 떨어지는 위치를 달리 했다. 우리는 공이 낙하할 지점을 예상해 포핸드 스트로크로 치면 된다. 역시나 오늘 수업도 남편을 앞세웠다. 뒤에서 남편이 하는 모습을 보며 쪽지 시험을 앞둔 학생의 마음으로 집중해서 지켜보았다. 남편의 지적 사항은 한결같았다. 공을 치기 직전 라켓을 든 오른팔을 아래로 쭉 내려놓고 있어야 하는데 빨리 칠 생각에 자꾸 팔을 들어 올려서 파리 잡듯 공을 치는 게 문제였다.



반면 내 자세가 남편보다 정석에 가깝다며 오랜만에 선생님께 칭찬도 들었다. 개업식 날 풍선인형처럼 스트로크를 할 때마다 팔과 다리가 움직이는 것도 지적을 받았었는데 오른발과 오른팔을 움직이지 않고 치니 공도 네트 너머 잘 넘어갔다. 연습을 많이 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 글을 쓰며 나의 자세를 복기하다 보니 잘못된 점도 금방 자각하게 되고 수월하게 고칠 수 있었다. 특히 댄서들처럼 말이나 글이 아닌 몸으로 복사하듯 모방할 수 있을 만큼 몸의 감각이 좋은 사람이 아니란 것도 알았다. 나란 사람은 머리를 거쳐 이해하고 실행하는 게 더 잘 맞는 사람이라는 걸 카지노 게임를 배우며 깨달았다. 고로 카지노 게임 레슨 수기는 실제 카지노 게임 복습을 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있었다.



선생님이 던지는 공을 따라 앞으로 뒤로 뛰다 보니 저절로 웃음이 났다. 운동을 하면 웃음이 난다는 걸 5회 차 수업 만에 깨달았다. 다만 네트 너머 허허실실 웃던 내 표정이 혹여 선생님께 무서워 보이지 않았을까 소심한 걱정이 들었다. 그 정도로 활력이 생기고 재미있었다는 이야기다.



라켓을 쥔 오른팔을 일단 멈추고 단번에 공을 맞히니 분산되던 힘이 집중되면서 오히려 스트로크를 할 때 힘도 덜 들고 가뿐한 느낌이었다. 열개의 공 중 세 번은 네트 너머로 보냈으니 오늘의 포핸드 스트로크 성공률은 30퍼센트나 되었다. 근거 없는 카지노 게임이 홀가분한 마음을 만들고 몸도 한층 가볍게 해 주었다. 칭찬보다 지적을 더 많이 받았던 남편은 오늘따라 라켓이 맞지 않아서 그렇다며 멋쩍게 웃었다. 선생님은 “공이 어떻게 날아오든 나의 스윙은 같아야 한다”는 명언을 남긴 채 오늘 수업을 마무리했다.



공과의 거리가 약간 먼 듯한 곳에서 오른팔을 옆으로 쭉 뻗어 라켓의 중앙에 공을 맞힐 때 감각을 이제야 알 것 같다. 여전히 공은 여러 번 놓쳤지만 공을 너무 가까이에서 맞혔을 때, 라켓 스트링의 아랫부분에 맞혔을 때를 자각할 정도는 되었으니 조금은 성장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간의 카지노 게임과 즐거움으로 기분이 한껏 고양된 나는 콧노래를 부르며 귀가했다. 매주 한 번이라도 더 연습해야겠다는 다짐도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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