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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0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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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뱀이다! 뱀이다!
가을초입, 올 들어처음 뱀을 만났다. '만났다'라기보다는 뱀이먼저 나를 보고 놀라 달아나는 것을 보았다. 꽃밭에서였다.사라졌지만분명히 뱀은 꽃밭 어딘가에 몸을 숨기고 있을 것이었다. 확실하게 뱀이 다른 곳으로 갔다는 걸 두 눈으로 봐야 마음이 편안할것 같았다. 뱀이 사라진 곳을 가늠해 둔후, 조용히남편을 불렀다. 뱀집게를 챙겨 온남편은내가 가리키는 곳을이리저리 헤쳐보다가 가만히 숨죽이고 있던 뱀을 찾아냈다.될 수 있으면 꽃밭에서 멀리떨어진계곡에 뱀을풀어 달라고 부탁했다.집게에 눌려 머리와 다리로용틀임하는 뱀을 바라보다가,'혹시라도 집게에 너무 꽉 눌려 생채기라도 나면 어쩌지?'하고슬그머니 걱정이 되었다. 처음 카지노 게임 추천 들어와 살기 시작했을 때,휘어진 나뭇가지만 보고도뱀인 줄 알고소스라치며 놀랐었던 내가 맞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사실,카지노 게임 추천 기대어 살기시작하면서 가장 긴장되고 염려되었던 것중 하나가 언제 갑자기 마주칠지도 모를뱀의 출몰이었다. 먼저 귀촌한 지인이나 귀촌과 관련된 책과 방송을 통해전해 들으며 생긴 두려움이었다.어느 날자고 일어나밖에나와봤더니,계단한가운데뱀이똬리를 틀고 있더라는 카지노 게임 추천는 섬뜩하다 못해 한동안 꿈자리를 사납게했었다.
실제로 살아보니,일 년에네다섯번은뱀과마주치는 것 같다.처음 카지노 게임 추천 마주치는 시기는 대체로 3월과 4월,내가 사는 곳에서는 아직 추위가 완전히 가시지 않을 무렵이다. 그맘때가 되면석축사이로 쇠뜨기풀이 솟아나기 시작한다.지나다니면서무심코 한 움큼씩뽑아내곤 하는데, 손을떼고 난후 서늘한 느낌에 들여다보았다가,동면에서 깨어난 지 얼마 안 된 듯몸을 말고 있는 뱀을 본적이 몇 번 있었다.살짝 손끝에스쳤을뱀을생각하면 지금도아찔하게몸서리치는 경험이다.
방심한 채로마주친 첫 뱀에식겁하고나서야'맞아,내가 뱀들이 자연스럽게 출몰하는 숲 속에살고있지.깜박 잊고있었구나'하는 자각을하게된다.밖에서 일할 때면꼭장화를신을 것과풀을뽑을 때는함부로 돌틈이나 풀카지노 게임 추천 맨손을 쑥 집어넣지말아야 함을 다시 한번 깊이새기게된다.뱀카지노 게임 추천 첫 조우는내가 지금 어디에 살고있는지,바깥일을할 때어떤 주의가 필요 한지, 정신 바짝 차리라는신호가 되는 셈이다.
비가그치고 해가 쨍하게 비치는 날에도 뱀이 자주 출몰한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어느 날외출하고 돌아와 무심코 눈앞의 산기슭을바라보았다.여름이었고 이삼일 내리던 비가 그치고 햇살이 화창한 날이었다.바위에 기대어놓은 나뭇가지에뱀이올라타 앉아있었다. 나만 기겁했지, 뱀은 아주 편안한 모습으로 따뜻한 햇살에 몸을 말리고 있었다.비 온 후해가 반짝 나는 날,몸을 말리기 위해 바위 위나 땅 위로 나와 있는 뱀을그 후로도 여러 번 목격하였다.그동안 뱀의 습성에 대한 제대로 된 지식이나 상식도 없이막연히 뱀은 어둡고 축축한 돌틈이나 풀숲에서 서식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가놀란경험이었다.
길냥이들이 한 마리, 두 마리 더불어 살게 되면서뱀의 출몰이현저히 줄어들었다. 그래서 텃밭과 정원일을 하거나숲을 돌아다닐 때고양이들이 졸졸 따라와 곁에 있으면 마음이 아주 편안하고 든든하다.
시카지노 게임 추천 숲생활에 적응해 가던 어느 날, 또 한 번 뱀을보고아주 크게 놀란 적이 있었다. 혼자서 집뒤편으로 흐르는 작은 개울가를 정리하고 있을 때였다.여느 날처럼잘 따르던 고양이 한 마리가내 곁에앉아 있었다.한참을 일하다가한숨 돌리려는데 고양이가 보이지않았다. 어디로 갔나 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개울가측벽 큰 바위에서아래쪽무언가를뚫어지게바라보고 있었다.처음엔 쥐나다람쥐를 본 것 아닐까 생각했는데그동안쥐와다람쥐를 발견했을 때의행동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바라보고 있는 곳이 돌틈인 것 같아 혹시 뱀을 보았나 하는생각으로고양이의 시선을 따라가다가 그만 헉! 숨을멈췄다.
살짝 튀어나온 석축 틈사이에서새끼뱀예닐곱 마리가 서로 뒤엉킨채,어디로 기어나가야 할지모르는 듯허공에 대고 춤을 추고있었다. 태어나 처음 보는 광경에 너무 놀라바로 고개를 돌렸다. 짧은 순간이었는데도천경자의 그림 '생태'와 서정주의 시 '화사'가 오버랩되면서매우 신비롭고 생생한야생의 한 장면을 보고 난느낌이 들었다.다음날 남편과함께 그곳에다시 가보았을 때는뱀들이 각기 제갈길을찾아 나섰는지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뱀의 리얼다큐를 본 듯 생생한그날의 경험은 카지노 게임 추천사는 동안 뱀카지노 게임 추천 카지노 게임 추천은 필연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현실임을 각인시켜 주었다.뱀들이 사라진 돌틈을 메우면서 앞으로 이보다 더 놀랄 일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해째 숲가까이 살면서자연스럽게 뱀의 서식환경과 습성에 대해 알고 나니, 그동안 카지노 게임 추천 마주쳤던 곳들은 모두 뱀들이 살기 좋은 서식처이자주로 활동하는 통로일 뿐이었다. 그 이외의 주거공간에서생활에 불편을 주거나갑자기 출몰한 적은 아직까지 한 번도 없었다.나와밀접한 대상에 대해 잘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있을 때우리는 지레 겁을 먹고 두려움에 움츠린다는사실을 뱀과 더불어 살며알게 되었다.긴장이 풀릴 때쯤한 번씩이어지는 뱀카지노 게임 추천 마주침은 지금도 여전히카지노 게임 추천 카지노 게임 추천하며 살아가기 위한적당한 긴장감을 잊지 않도록 해 주고 있다.
올해는 가을이 되고 나서야 첫뱀을 보았다. 지금도 갑자기 뱀을 만나면놀라는 건 여전하다. 뱀도 갑자기 나를 만나면 놀라서 먼저 도망간다. 뱀도, 나도 본능적으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두려움을 느끼는 다 같은 생명체임이 분명하다. 시나브로 숲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는지,이제는 내가 먼저 뱀을 위협하거나 공격하지 않는 한, 뱀도 나를 먼저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살아있는 존재로서 뱀은 뱀대로, 나는 나대로, 이곳 카지노 게임 추천서 별 탈 없이잘 살아갔으면 좋겠다.오늘 아침집게에 매달려 다른 곳으로 옮겨지는 뱀을 바라보다가, 혹시 집게에 너무 세게 눌려 몸에 상처가 나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그런 마음에서였을 것이다.
전원의 삶을 꿈꾸던 사람들 중에는 뱀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해 끝내 전원생활을 접거나포기한 사람도 있다고한다
오랜만에 뱀을 마주하며,내겐그럴 일은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그래서일까? 요즘 꽃밭을 거니는 발걸음이 더욱 가볍다.
<참고 자료
1. 천경자 그림
제목 :생태, 작가 : 천경자
천경자/생태2. 서정주 시
화사
서정주
사향(麝香) 박하(薄荷)의 뒤안길이다.
아름다운 배암......
을마나 크다란 슬픔으로 태어났기에, 저리도 징그러운 몸뚱아리냐
꽃다님 같다.
너의 할아버지가 이브를 꼬여내던 달변의 혓바닥이
소리 잃은 채 낼룽 그리는 붉은 아가리로
푸른 하늘이다....... 물어뜯어라, 원통히 물어뜯어,
달아나거라, 저 놈의 대가리!
돌팔매를 쏘면서, 쏘면서, 사향 방초(芳草)길 저 놈의 뒤를 따르는 것은
우리 할아버지의 아내가 이브라서 그러는 게 아니라
석유 먹은 듯...... 석유 먹은 듯...... 가쁜 슴결카지노 게임 추천
바늘에 꼬여 두를까보다. 꽃대님보다도 아름다운 빛......
클레오파트라의 피 먹은 양 붉게 타오르는
고운 입술이다...... 스며라, 배암!
우리 순네는 스물 난 색시, 고양이같이 고운 입술......
스며라, 배암!
[출처] 292. 서정주의 화사(花蛇)|작성자 YAONG X GURAE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