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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숲song 꽃song Apr 19. 2025

다양한 내용과 형태를 보여주는 필통카지노 게임 15

5살 봄이가 꼬마 시인이 되었어요

어느 날 초등학교 5학년 딸의 발가락에 사마귀가 돋아났다. 치료 과정에서 딸은 큰 두려움을 느꼈고 재발에 대한 걱정이 날로 커졌다. 걱정이 불안으로 이어지면서 어떤 말로도 쉽게 위로가 되지 못했다. 애타는 마음으로 방법을 찾아보다가 필통 카지노 게임를 떠올리게 되었다. 필통을 여닫을 때마다 필통 속의 엄마 카지노 게임가 눈에 띈다면, 엄마가 곁에 있는 듯 조금은 마음이 편안해질 거라고 생각해 본 것이다.

<옆집 엄마의 필통 카지노 게임 1에서는 오래전, 딸에게 써 주었던 필통편지글 중에서 다양한 형식을 보여주는 30편을 골라 연재합니다. 부모와 자녀사이, 따뜻한 소통의 길 하나쯤 갖고자 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거예요. 활용하시는데 참고가 될까 싶어 원본 편지글을 함께 올립니다.

봄아, 즐거운 O요일이야. 오늘 엄마네는 소풍 간다.

엄마네 학교 가까이 있는 OO유원지라는 곳으로 간단다. 관광철이라 버스를 빌리지 못해서 멀리는 못 가고 시내에 갈 만한 곳으로 결정하자니까, 언니 오빠들이 전부 집에서 가까운 OO저수지로 가자고 했단다. 10시쯤 모여서 반별놀이를 하다가 자유롭게 배드민턴을 치며 논 후, 점심을 먹을 거야. 식사 후에는 운동 겸 산책으로 OO저수지를 한 바퀴 빙 돌다가 종례를 할 예정이고. 푸른 하늘, 저수지의 푸른 물결, 그리고 따스한 햇살아래 가을을 만끽할 수 있을 것 같다.


똑같은 하늘 아래, 열심히 공부하고 있을 우리 봄, 집에 오는 길에 엄마처럼 가을을 온몸으로 받아들여보기 바란다. 일 년 중 가장 활동하기 좋고 마음도 가장 풍요로울 수 있는 계절, 가을을 놓치지 말고 느끼길 바라.

그러다 보면 너의마음속에 또 한 편의 멋진 시가 절로 노래 불러질 것 같은데….


오늘 하루도 너에게 최고로 멋진 날로 기억되길 바란다.

송수권시인의 멋진 시 한 편 소개해줄게. 잘 들어 봐.


-소풍날이라 아이들처럼 마음 설레는 엄마가-



우리나라의 숲과 새들

송수권


나는 사랑합카지노 게임. 우리나라의 숲을, 늪 속에 가라앉은 숲이 아니라 맑은 신운이 도는 계곡의 숲을, 사계가 분명한 그 숲을 철새 가면 철새 오고 그보다 숲을 뭉개고 사는 그 텃새를 더 사랑합카지노 게임.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오신다든가 뱁새가 작아도 알만 잘 낳는 다든가 하는 그 숲에서 생겨난 숲의 요정의 말까지를 사랑합카지노 게임.


나는 사랑합카지노 게임. 소쩍새가 소탱소탱 울면 흉년이 온다든가 솥짝솥짝 울면 솥 작다는 가 하는 그 흉년과 풍년사이 온도계의 눈금 같은 말까지를 다 우리들의 타고난 운명을 극복하는 말로다 사랑합카지노 게임. 술이 깬 아침은 맑은 국물에 동동 떠오르는 동치미에서 싹둑싹둑 도마질하는 아내의 흰 손이 보입카지노 게임. 그 흰 손이 우리나라 무덤을 이루고, 동치미 국물 속에선 바야흐로 쑥독쑥독 쑥독새가 우는 아침입카지노 게임.


나는 사랑합니다. 햇솜 같은 구름도 이 봄날 아침 숲길에서 생겨나고, 가을이면 갈꽃처럼 쓸립니다. 그보다는 광릉 같은데, 먼 숲길쯤 나가보면 하얗게 죽은 나무들을 목관악기처럼 두들기는 딱따구리 저 혼자 즐겁습니다.


나는 사랑합카지노 게임. 텃새, 잡새, 들새, 산새 살아 넘치는 우리나라의 숲을, 그 숲을 베개 삼아 찌르륵 울다 만 찌르레기새도 우리 설움 밥투정하는 막내딸년 선잠 속 딸꾹질로 떠오르고 밤새도록 물레를 감는 삐거덕, 삐거덕, 물레새 울음 구슬픈 우리나라의 숲길을 더욱 사랑합카지노 게임.




【퀴즈】 나는 누구일까요?

1. 내 체온은 언제나 사람보다 7도 정도 높습카지노 게임

2. 내 발은 앞쪽에 두 개, 뒤쪽에 두 개가 있습카지노 게임

3. 나는 보통 굽이치며 날아다닙카지노 게임

4. 내 꼬리 깃털은 단단하고 뾰족해서 먹이를 집을 때 버팀대 역할을 합카지노 게임

5. 내 먹이는 주로 나무속에 숨어 있는 벌레이지만, 개미, 날벌레, 도토리, 산딸기를 먹기도 합카지노 게임

6. 내 집은 내가 만든 나무 동굴입카지노 게임

7. 나는 부리로 나무를 조각하고 긴 혀로는 나무에 사는 곤충을 잡아먹습카지노 게임.

정답(딱따구리)




【옆집 엄마의 한 마디】


지금 고백하건대, 송수권시인의 '우리나라 숲과 새들'5학년 봄이가 이해하기에는 매우 어려운 시였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 시는 그 당시 옆집엄마가 줄줄 암송하고 다닐 정도로 좋아했던 시였답카지노 게임. 아마도 봄이에게 우리나라 숲과 새들의 이야기에 깃든 향토성 짙고 정감 있는 시어들을 들려주고 싶어 욕심부린 것 같아요.


연재를 하며 필통편지들을 다시 읽어보니 편지에 유난히 시를 많아 적어 넣어주었더군요. 아기였을 때부터 동시낭송을많이 듣고 자란 봄이는 글씨를 쓰기 시작할 때부터 종종시를 끄적였답니다. 옆집엄마도 시는 못쓰지만 시를 좋아했고요. 아마도 봄이가 시를 사랑하는 아이로 자라길 바랐나 봐요. 옆집엄마랑 시로 소통하기를 바랐나 봐요.




봄이가 5살이었던 어느 여름날을 잊지 못합니다. 늘 동시낭송을 즐겨 듣던 봄이의 입에서 줄줄줄 내리 5편의 시가 터져 나오던 그날의 감동을.


그날 우리는(엄마, 딸, 아기동생) 베란다 너머의 빗소리를 들으며 거실에서 각자 책을 읽고 있었지요. 동생 솔이는 새근새근 낮잠이 들었고 언제부턴가 선풍기는 계속 돌고 있었어요. 그림책을 보고 있던 봄이의 입에서 느닷없이 튀어나온 그 빛나는 언어들.

'책의 어느 부분을 읽고 있겠지'하고 멍하니 듣고 있다가 '아차!'하고 얼른 종이와 펜을 가져와 정신없이 받아 적었답카지노 게임.


드디어 봄이가 꼬마시인이 된 거예요.

아래로 이어지는 시들은 그날 동시다발로 줄줄줄 봄이의 입에서 터져 나온 시를 그대로 옮겨 적은 것들입카지노 게임.


5살, 꼬마시인 봄이의 귀여운 시를 읽으며 하! 하! 하! 하! 크게 웃고 하루를 시작해 보셔요.



1. 선풍기


선풍기가 돕카지노 게임

선풍기 바람 속에는 시원한 바람

시원한 바람이 따라오면

우리들 몸속이 시원하네


우리가 있으면 시원하고

랄랄라 노래 부르며

선풍기 바람은 돌으네

돌아서 우리들 몸속에 있네

그런데 너무 키면 몸이 추웁다


2, 뻐꾸기


뻐꾹뻐꾹 우는 뻐꾸기

우리들 가장 좋아하는 뻐꾸기

뻐꾹뻐꾹 뻐꾸기시계도 있네


뻐꾸기는

거북이를 좋아할까?

염소를 좋아할까?

구름을 좋아할까?

뻐꾹뻐꾹 노래하는 순간

그것이 말하는 것인가 봐


3. 빗방울


유리창을 열면

빗방울이 후드득


빗방울을 만지면

빗방울이 터진다


4. 새


꽃이 가장 예쁘고

새들은 어느 새가 더 예쁠까


종달새, 파랑새, 까마귀 다 모여서

하느님께 하느님께

"저요""저요"노래합카지노 게임


한 까마귀가 깍깍 노래하니

노래하는 듯 다른 참새들은

짹짹 노래합카지노 게임.


5. 유리창


유리창은 유리로 만들었네

유리로 만든 순간

우리들 비 오면 더 시원하네

천둥 번개 치면 나는 더 무섭네


더 무서운 순간

솔이는 잠만 자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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