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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시절에는 수영 선수를 했었다.
시합을 앞두고는 학교 수업보다 수영장에 있는 시간이 많았다.
훈련은 고되었지만 즐거웠기에 꾸준히 연습했다.
그래서인지 제법 굵직한 대회에서 상도 많이 받았다.
중학교를 가면서 수영을 그만두었고 흥미를 완전히 잃었던 거 같다.
군대를 다녀오고 나서야 다시 수영장을 찾았다.
지금은 되려 왕왕 수영장을 가는데. 엘리트를 해서인지 나는 아마추어 대회도, 스피드도, 기록도 관심이 없다. 오직 관심을 두는 건 우아한 몸짓 - 스포츠는 절대적으로 폼이 좋아야 한다 -이다.
다시 말해 폼과 내 근육에만 신경 쓰고 귀를 기울인다고나 할까.
달리기도 그러한 마음으로 하고 싶다.
올바른 자세로 우아하게 달리는 동안, 호흡하는 법, 근육의 쓰임, 하나하나 몸으로 고스란히 느끼고 싶다.
달리면서 컨디션이 좋은 날이 있다. 그러면 나도 모르게 자 슬슬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더 내어볼까?
- 지금 4'40 페이스니까 4'20 페이스로 달려볼까.라는 식의 숫자로 달리기를 계산한다 - 하고 최대치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로 달리게 된다. 달리는 동안에는 최대한 달리기에 집중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의식하지 못하다가도 완주하고 나서야 아 나는 오늘도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집착하고 있었구나.라고 느끼게 된다.
스피드에 집착하는 습관은 달리기를 - 수영을 비롯한 온라인 카지노 게임로 기록 경쟁을 하는 스포츠의 속성이라 어쩔수 없다지만 - 조금 더 즐겁게 만들어 줄 수는 있겠으나, 그것이 달리기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스피드에 집착하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관심.이다. 요즘 말로 펀런 정도 이지 않을까.
무리한 달리기를 하면 온라인 카지노 게임와 기록으로 나름의 보상은받겠지만, 부상과 통증은 - 나는 겨울이 되면서 근육통과 염증 통증을 달고 산다 - 결코 피할 수 없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아침, 나는 여전히 페이스에 신경을 쓰고 있다. 이거 참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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