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유의 글쓰기 상담소'를 읽고
함께 읽는 모임 4개월째.
‘오후의 글쓰기’,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모래알처럼 작은 진실이라도’에 이은 네 번째 책이에요.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 전 본격적으로 글이라는 걸 쓴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재능이 있어 누구의 권유에 의해 시작한 것도 아니었고요. 그저 마음이 힘든 시절, 읽고 끄적이는 것이 나의 유일한 지푸라기였기에 잘 쓰는 사람이 늘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글을 잘 쓰고 싶은 막연함이 꽤 오래 묵혀지고 묵혀졌나 봐요. 지난해 가을, 글쓰기 수업에 등록했고 덜컥 브런치 작가가 되었지요.
아직 작가라는 말이 어색한 초보 '글 쓰는 사람'인 저는 매주 글을 써서 올리면서도 수많은 물음이 왔다 갔다 합니다.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에는 저의 고민과 맞닿아있는 질문들이 이미 있었어요. 매일 새벽 책을 읽어 내려가며 은유 작가님에게 상담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쌓인 물음과 작가님에게서 주신 힌트들 그리고 달라진 생각들을 한번 남겨보려고 합니다.
Q1. "제가 쓴 글은 늘 너무 부족한 거 같아요."
발행을 누르기 전, 퇴고를 하다가 늘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게 맞나?' '이런 글을 올려도 될까?' '내 글은 계속 제자리인 거 같다.' 그래서 매번 글에 만족하지 못한, 찝찝한 마음으로 발행을 누릅니다. 이렇게 부족한 글을 써서 올려도 되나 카지노 가입 쿠폰 마음이 한구석에 쭈그리고 있다가 가끔은 한도 끝도 없이 부풀어 올라요.
'잘 카지노 가입 쿠폰 있나?' '왜 안 늘지?' '이게 맞나?' 이런 고민, 주저함, 망설임, 회의감이 글을 글답게, 삶을 삶답게 해 줄 겁니다. 이런 뒤척임 없이 10년을 보낸 모습과는 조금이라도 다른 말투와 다른 표정을 갖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요. P.41
작아져 있던 저에게 지금 이런 고민과 망설임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결국 이 모든 순간들이 모여 "글을 글답게, 삶을 삶답게" 만들어 준다는 걸 알려주시네요.
10년 뒤엔 어떤 모습의 내가 어떤 글을 카지노 가입 쿠폰 있을지 기대를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이제 조금은 더 용감하게 발행을 누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사진을 찍어보고 싶다' '춤을 배워보고 싶다'가 아니라 하필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나에게 글쓰기가 필요하고 또 내가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세요.... '일단 막 쓰자, 대충 쓰자'라며 스스로 달래고 긴장을 풀어주면서 썼어요. 완벽한 사람이 쓰는 게 아니라 쓰는 사람이 완벽해지려는 노력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건네봅니다. P.49
글을 카지노 가입 쿠폰 싶었으니까.. 저도 그 믿음 가져도 되겠죠.
'쓰는 카지노 가입 쿠폰이 완벽해지려는 노력도 할 수 있다.‘ 결국은 계속 쓰라는 거군요. 쓰다 보면 완벽함에 점점 가까워지려나요. 제가 원하는 건 완벽하게 잘 쓴 글까지도 아니니까 일단 쓰고 싶은 마음만큼 글을 써보겠습니다.
저는 부끄러움을 무릅카지노 가입 쿠폰라도 다음 주에도 정보가 많거나 부족한 글을 쓸 것입니다. 지적이지 못하더라도 사유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P.68
어느 학인이 쓰신 글의 일부였는데, 이렇게 탁 까놓고 내 글을 인정하고 나면 좀 더 담담하게 글을 쓸 수 있을 거 같아요. 지나영 교수님의 호두까기 요법처럼 말이에요. 전 글을 쓰면서 부족한 부분이 드러날까 전전긍긍했던 거 같아요. 여행 정보가 가득 담긴 정보성 글도 아니고 감동이나 울림을 던져주는 글도 아니고, 어중간한 블로그 같은 제 글이 부끄럽게 느껴졌거든요. 먼저 그 부족함을 인정하고, 부족하지만 글을 쓴다, 부족하지만 사유한다, 이건 저도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러면서 글을 카지노 가입 쿠폰 궁리하고 또 쓰다 보면 점점 눈앞의 길이 선명해지겠죠.
Q2. "쓰다 보면 자꾸 막혀요. 서랍에 쓰다만 글이 쌓입니다."
쓰고 싶은 글감이 있어서 쓰다가도, 막힐 때가 있어요. 어떨 때는 글이 흐지부지 되기도 하고 갈 길을 잃어버리기도 해요. 그러면 제 글쓰기 실력에 더 자괴감이 듭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쓰다가 막힌다는 것, 글의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는 아직 생각이 무르익지 않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죠. 익지 않은 땡감은 따도 먹지 못해요. 떫은 글이 됩니다. 글이란 '내가 무엇을 썼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남기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버리는 것도 실력입니다.
일단 뭐든 써보세요. 글을 쓰다 막히면 상기하거나 묵혀두거나 포기한다는 세 가지 방법을 시도해 보세요. 쓴 카지노 가입 쿠폰만이 덜 익은 글도, 만숙의 열매처럼 뚝 떨어지는 잘 익은 글도 거둘 수 있을 테니까요. P.128
글이 막힐 땐 1. 상기하기 2. 묵히기 3. 포기하기 이 세 가지 방법이 있었군요. 쓰다가 막혀서 서랍에 넣어두는 건 아마도 묵혀두는 거겠죠. 그렇게 '생각이 무르익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좋은 방법일 거 같네요. 묵혀도 묵혀도 더 나아가지 못하는 글은 버리면 되고요. 글을 쓰다 막히는 이유가 쓰는 실력이 아니라 생각하는 실력의 문제 일 수도 있다는 게 저에겐 새로웠어요.
저도 글을 쓰다 보면 이야기가 곁길로 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인생사가 그렇듯이 글쓰기에서도 하지 말아야 할 일이 꼭 나쁘기만 한 건 아닙니다. 우리가 여행하다가 잘못 들어선 길에서 색다른 풍경을 보게 되듯이, 한 편의 글이 옆길로 새서 다른 지점에 도달한다는 건 그 글을 쓰지 않았으면 몰랐을 자신의 생각을 만난다는 의미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글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말았다는 사실에 좌절도 하지만 '아, 나한테 이런 생각도 있었구나'하는 발견의 기쁨도 느낍니다. 원래 글 하나, 곁가지 글 하나. 이렇게 글감을 자꾸자꾸 만들어둡니다. 이러다 보면 글 부자가 되겠지요. P.133
내 글이 내가 생각한 대로 풀리지 않아도 나쁘지 만은 않은 걸로. 글 쓰는 것을 이뤄내야 하는 과업이 아니라 인생사로 생각하면 좀 더 길고 여유롭게 볼 수 있을 거 같아요. 살면서 누구나 부족한 부분이 있고 실수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글은 활자로 남으니까 좀 더 완벽하고 싶고, 잘 카지노 가입 쿠폰 싶었나 봅니다. 이 모든 게 그냥 인생의 과정이라고 생각해야겠어요.
Q3. "퇴고가 너무 어려워요. 끝이 안 보여요."
처음엔 초고를 쓰는 게 어려웠어요. 써 내려가다가 자꾸 막혔거든요. 지금도 초고 쓰는 게 어렵긴 하지만 이제 퇴고하는 게 더 어려운 거 같아요. 읽으면 읽을수록 내가 쓴 글은 재미가 없고 나중엔 집중도 안되고요. 그래서 일부러 시간 텀을 가지고 퇴고를 하는데도 읽으면 읽을수록 고치고 카지노 가입 쿠폰 부분이 계속해서 나타나요. 그 과정이 너무 힘이 듭니다. 퇴고는 도대체 얼마나 해야 하나요? 마음에 들 때까지 계속해야 하나요?
글 한 편이든, 책 한 권이든 '완전한 상태'라고 느끼는 건 어쩌면 영원히 불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글 완성'이란 임무에서 너무 빨리 떠나지도 말고, 너무 늦도록 매달려 있지도 말아야 하는 것. 이게 전부 아닐까요..... 저는 주로 기권하는 심정으로 글을 마쳐요. 이만하면 됐다는 확신보다는 더는 못 하겠다는 몸의 신호를 따르죠. 오래 앉아 있어 허리가 너무 아프거나, 똑같은 글을 너무 여러 번 봐서 토가 나올 것 같을 때 "더는 못 고쳐." 하면서 그냥 누워버립니다... 이렇게 물리적 한계 상황까지 끈질기게 내 글을 붙들어보는 것. 과연 완성한 것인지, 내가 질문하고 내가 대답하는 이 외롭고 불확실한 과정을 견디는 것. 이것이 글 한 편을 완성하는 노하우가 아닐까 싶습니다. P.204
은유 작가님도 글이든 책이든 완전한 상태라고 느끼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씀하시는군요. 너무 빨리 떠나지도 말고 너무 늦도록 매달려 있지도 말라는 말에서 기준이 모호해 갸우뚱했는데 '더는 못 하겠다는 몸의 신호'가 왔을 때, '기권의 심정으로'가 답이 되겠네요. 더 읽었다간 토할 거 같아서 '못하겠다' 중얼거리며 발행을 누르던 제 모습도 생각이 나고요. 더 이상 못하겠다 생각이 들 때까지 '끈질기게 내 글을 붙들어보는 것' 또한 내 글쓰기를 성장시킨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결국 그 기준은 내가 만드는 거였어요. 하는 데까지 해보기.
Q4. "다른 작가님들 글을 보면 감탄하고 내 글을 보면 한숨이 나와요. 어떻게 하면 잘 쓰게 될까요?"
잘 쓴 글을 보면 정말 부러워요. 얼마나 많은 책을 읽고 많은 생각을 하면 저런 글을 쓸 수 있을까 경이롭습니다. 동시에 하찮은 내 글이 내 모습 같아서 부끄럽기도 하고요. 당장 재능이 없는 카지노 가입 쿠폰도 잘 쓸 수 있겠죠?
자신의 글보다 잘 잘 글을 보고 기가 죽어도, 좋은 자극이자 분발의 계기가 된다면 문제 될 것이 없겠고요. 쓰는 존재로 살아가며 느끼는 어떤 감정도 절필의 이유가 아니라 건필의 계기로 만드는 게 우리 글 쓰는 카지노 가입 쿠폰의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P.58
내 글이 하찮을지라도, 좋은 글을 보며 자극으로 삼고 계속 노력하라는 의미신 거죠? 쓰는 카지노 가입 쿠폰이 되기로 결심했으니 뭐든 쓸 이유로 삼고 끊임없이 쓰겠습니다.
잘 쓴 글을 보고 기죽는 건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그러니 기죽는다는 사실엔 기죽지 말고,
내가 기죽었다는 사실을 글로 써보자.
그게 글 쓰는 카지노 가입 쿠폰의 임무다. P.62
감정을 그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그 감정마저 글로 써보라는 작가님의 명쾌한 답! 너무나 간단한 이 답을 몰랐다니 웃음이 나네요.
Q5. "글쓰기에서 멀어질까 봐 걱정이 돼요."
여러 가지 역할로 살면서 글쓰기를 지속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닌 거 같아요. 특히 글로 돈을 버는 것도 아니면서 글쓰기를 하는 건 가끔은 사치 같기도 하고요. 주어진 삶과 글쓰기 사이 균형을 맞추고 싶은데, 자칫하면 글쓰기가 우선순위에서 밀려버릴 거 같아서 아직까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어요. 그러니 좋아서 하는 일인데도 가끔 피로감도 느껴져요. 자연스럽게 계속 쓰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될까요?
... 언제부턴가 이렇게 생각해요. 글 한 편을 잘 쓰는 것이 아니라 하루를 잘 보내는 일이 중요하다고요. 글 한 편을 잘 쓰더라도 글 쓴답시고 하루가 엉망이 되면, 그게 또 마음이 편치 않더라고요. 무엇을 위한 글인가, 회의가 들고요. 잘 살려고 쓰는 건데 쓰다가 잘 살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면 안 되잖아요.
저한테 '잘 사는 일'은 하루를 잘 보내는 일입니다. '인생'을 잘 사는 건 어려운데 '하루'를 잘 보내는 건 해볼 만하죠. P.264
작가님은 글 보다 하루를 강조하시네요. 잘 쓰려는데 집중하기보다는 하루를 잘 보내는 게 중요하다고요. 내가 꿈꾸는 이상적인 하루는 아들과 남편과 알콩달콩 지내면서 나를 위해 운동도 하고 책도 읽고 글도 쓰는 일상이에요. 나를 위한 시간만 확보된다면 제 걱정은 줄어들 거 같아요.
제 손으로 밥상을 차리고 옷을 빨아 입고 타인을 돌보면서 글을 쓰는 카지노 가입 쿠폰의 이야기가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사는 일에 쓰는 일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서, 당장만 쓰는 카지노 가입 쿠폰이 아니라 오래 쓰는 카지노 가입 쿠폰으로 살아가도록 에너지를 안배하고 시간을 조율하는 지혜를 각자 삶에서 발휘하시길 바랍니다. P.266
'사는 일에 쓰는 일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서'라는 구절이 제 마음에 와닿았어요. 제가 가장 바라는 모습이니까요. 오래 쓰는 사람으로 살아가도록 에너지를 안배하고 시간을 조율하는 지혜. 은유 작가님께 중요한 숙제를 받았네요. 작가님의 루틴과 리추얼을 예로 들어주셨으니 저도 제 하루에 대해 생각해 봐야겠어요.
이상, 글쓰기를 하며 생겼던 고민과 이번 상담을 통해 찾은 저만의 답이었습니다. 은유 작가님은 글 쓰는 마음가짐뿐만 아니라 글감을 고르는 법, 첫 문장을 쓰는 법, 비유를 잘하는 법 등과 같은 글쓰기 테크닉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해 주십니다. 하지만 이제 쓰기 시작한 사람인 저는 아직은 그런 기술적인 면보다, '어떻게 하면 포기하지 않고 지속할 수 있을까'가 가장 궁금했던 거 같아요. 상담이 끝이 났지만 한동안 책을 완전히 놓지는 못했어요. 곱씹고 또 곱씹어서 새기고 싶은 말씀들이 너무 많았거든요. 쓰는 사람으로 사는 동안 이 책은 늘 제 곁에 둬야겠습니다. 그때의 상담은 지금과는 사뭇 다른 질문으로 이어지겠죠.
그럼 제가 마음에 새기고 싶은 문장을 남기고, 은유 작가님과의 첫 상담을 마무리할까 합니다.
글 쓰는 일은 지겹고 괴로운 반복 노동입니다. (P.45)
글쓰기도 막 쓰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P.48)
글쓰기 수업에 가면 새로운 세상이 열렸어요. 대화하는 주제와 쓰는 어휘가 다르니까 저도 다른 사람이 되더라고요. (P.52)
내가 쓰고 카지노 가입 쿠폰 글을 남들이 읽고 카지노 가입 쿠폰 글로 발전시키려면 사유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P.96)
실패하더라도 자기답게 실패해야 후회가 덜하겠죠.
(P.98)
이렇게 막힌 글을 내려놓고 삶을 살다 보면, 삶이 글의 길을 터주기도 합니다. (P.127)
"내 나약함을 혐오하지 않기 위해 목표를 바꾼다. 울지 않고 말하는 게 아니라 울더라도 정확하게 말하는 것" (P.136)
글쓰기가 내 최상의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최선의 것을 보여주는 일이라는 것을 기억하면서요.
(P.146)
글쓰기는 나쁜 언어를 좋은 언어로 바꾸어내는 일입니다. (P.167)
글쓰기는 말을 붙잡는 일이니까요. (P.197)
진한 글을 카지노 가입 쿠폰 싶으면 생각의 멸치를 모아야 합니다. (P.201)
몸에 물이 필요하듯 삶에 책이 필요했어요. 매일매일 일산은 비슷한데 왜 매일매일 새삼스럽게 힘이 들까요. (P.225)
운명처럼 마주한 시 한 구절은 한 카지노 가입 쿠폰이 한 시절을 버티게도 해줍니다. (P.237)
글도 알아요. '저 카지노 가입 쿠폰이 날 안 중요하게 생각해서 우선순위 중 맨 끝으로 미워놓는다'라고요. 글이 삐져서 우리한테 안 옵니다. (P.258)
글쓰기에는 충분한 시간이 아니라 정해진 시간이 필요하다. (P.272)
계속한다는 건 그냥 숨 쉬듯이 놓지 않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오래 한 카지노 가입 쿠폰이 보여주는 우주는 깊이가 달라요. 그 시간을 들였기 때문에 찾은 우주예요. (P.273)
한 카지노 가입 쿠폰이 어떤 사건을 통과하거나 어떤 인연을 겪고 나면 어떤 식으로든 달라지죠. (P.284)
글쓰기가 지금까진 제 삶에 좋은 영향을 미쳤는데요. 앞으로도 그러리란 보장이 없다는 것, 인간은 부서지기 쉬운 존재라는 것. (P.2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