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은 잘 몰라요
건물로 들어서던 한 청소년이 이렇게 소리쳤다.
당사자는 언짢아서 외친 소리지만,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오히려 웃음을 터뜨리게 만들었다.
아버지로 추정되는 남성이 아이를 건물 입구까지 데려다주고 나가면서 작별 인사로 뽀뽀를 했다. '할아버지가 아닐까?' 살짝 의문이 들 정도로 나이도 있어 보이고 머리까지 하얗게 센 용모지만 표정만큼은 어린 소년처럼 장난기 가득한 남성이었다.
쪽쪽 소리가 나도록 카지노 가입 쿠폰의 볼 양편을 번갈아 가며 입을 갖다 대는데, 처음에는 뽀뽀 세례를 묵묵히 받카지노 가입 쿠폰이던 카지노 가입 쿠폰도 상대가 멈출 기미를 안 보이자 소리쳐 중단시킨 것이다.
건물 입구 테이블에 앉은 덕택에 이들의드라마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던 내가 크게 웃어버리고 말았다. 내반응에 흡족했는지 남성이 나를 쳐다보며 싱긋 웃었다.
'카지노 가입 쿠폰을 민망하게 만드는 재미가 좋지요?'라며 내가 응원까지 해줬다 (그래, 아버지가 맞았어).
체스 클럽이 열리는 날 남편과 함께 카지노 가입 쿠폰을 데려다주러 온 길이었다. 집과 거리가 있는 편이라, 우리 부부는 클럽이 끝날 때까지 한 시간 여 동안 구석 자리에 앉아 책을 읽기로 했다. 토요일 하루, 술집 건물을 빌려 운영하는 클럽이라 공간도 넓고 자리도 편했다.
카지노 가입 쿠폰 또래로 보이는 아까 그 청소년에 이어 다양한 나이대의 어린이와 청소년이 부모를 동반해 실내에 들어섰다. 체스 클럽 회장이 데려온 딸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회원이 남자였다.
이 무슨 대단한 사랑 고백인지.
두 사람이 부둥켜안고 감동의 눈물이라도 흘려야 할 것 같지만, 장소는 중등학교 앞이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사방에서 바쁘게 들어서고 있었다.
차에서 내려 교문으로 향하던 카지노 가입 쿠폰의 등에 대고 아빠가 주변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외치는 소리다. 차를 타고 오던 중 두 부자가 한바탕 말싸움을 벌인 뒤라 이 남자가 카지노 가입 쿠폰을 골탕 먹이려 작정한 모양이다. 당황한 카지노 가입 쿠폰은 아빠가 제정신인가 싶어 뒤를 한 번 돌아보고는 학교로 급히 뛰어갔다.
영국의 한 시트콤 장면이다.
픽션이긴 하지만 현실에서도 유사한 장난을 볼 수 있다. 앞서 나온 체스 클럽에서와 마찬가지로 주로 아버지와 카지노 가입 쿠폰 사이에 벌어진다. 부녀 혹은 모녀, 모자 사이에도 장난이 없는 건 아니지만, 대체로 아버지가장난을 주도한다.
'아빠에게 아이를 맡기면 안 되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다양한 동영상과 사진이 인터넷에 공유되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아버지와 카지노 가입 쿠폰의 장난 조합이 가장 재미있다. 당장 몇 초 뒤 닥쳐올 엄마의 등짝 스매싱을 각오하고라도 무모하게 펼치기 때문이다.
영국에 살면서 나는 부모와 자녀 사이의 행동을 자주 관찰했다.
임신과 출산, 육아를 줄곧 영국에서 겪고 카지노 가입 쿠폰이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다니고 중간에 전학도 가고 대학에 진학할 때까지말이다. 다양한 학부모와 아이를 접하고 또 그들을 집으로 초대하거나 우리 가족이 초대받기도 했다.
몇 해 전, 카지노 가입 쿠폰이 울먹이며 내게 한 말이다.
나를 향해 몸을 기울이려는 듯한 태도에 카지노 가입 쿠폰이 무얼 원하는지 아는 나는, 급히 자리를 옮겨 카지노 가입 쿠폰 쪽으로 다가갔다. 딱딱한 식탁을 두고 마주 앉은 상태라 이동이 불편했다. 무거운 식탁 의자를 밀쳐두고 곁으로 가서 카지노 가입 쿠폰을 안아줬다. 이야기를 마치고 부엌을 나서면서도 카지노 가입 쿠폰이 내게로 몸을 향하길래 또 한 번 안아줬다.
바로 30여 분 전...
카지노 가입 쿠폰과 내가 대화를 나누던 중 뜻대로 일이 풀리지 않는다 여긴 카지노 가입 쿠폰이 짜증을 냈고 나도 그에 맞춰 소리를 질렀다. 단순히 의견이 달라서 발생한 문제가 아니기에, 나는 오해를 풀기 위해 카지노 가입 쿠폰에게 조용히 같이 얘기하자고 다시 불러냈다.
한국어를 어려워하는 카지노 가입 쿠폰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되도록 쉬운 어휘를 골라 천천히 구사해야 한다. 하지만,평범하다 싶었던 대화가 논쟁으로 번지고 언성까지 높아지면나도 모르게 보통의 한국 가정에서처럼 말이 빨라지고 만다. 그러면, 카지노 가입 쿠폰은 내 말의 의미를 부분적으로만 습득하게 되고 오해를 할 때가 있다.
어쨌건 사춘기 소년이다. 부모와의 대화가 유쾌할 수만은 없다.
어릴 적부터 카지노 가입 쿠폰과 대화를 나누면서 한국의 또래 아이와 다른 점을 발견하곤 했다.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는 모습에서다. 내가 한국에서 본 남자아이는 '남자는 울면 안 돼', '울면 남자답지 않다' 등 암묵적 강요에 의해 울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그 외 감정 표현에도 인색한 편이었다.
그런데, 영국에서 본 남자아이는 슬픔과 분노뿐 아니라 감동과 기쁨의 순간에도 자연스럽게 눈물을 보이고 감정 표현도 곧잘 해서 나를 놀라게 했다. 내 카지노 가입 쿠폰도 예외가 아니다. 곁에 있는 엄마에게 다가와 안기기도 주저하지 않았다.
영국에서 자식을 키우며 느낀 한국과 영국의 차이라고 하면 부모 자식 간 애정 표현 방식이다.
여기서 한국의 방식이라고 하면 7, 80년대에 내가 한국에서 성장하던 시기의 부모와 자식 간 모습도 있고, 친구를 통해 간접적으로 전해 듣는 21세기 한국의 가족상도 해당한다. 그러니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애정 표현이 약하다고 자식에 대한 사랑이 약하다고 할 수 없다. 이 글에서는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만 다룰뿐이다.
앞서 나온 체스 클럽과 시트콤 장면이 영국에서는 전혀 엉뚱하다 할 수 없다. 부모와 자식 간 애정 표현이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침대에 누워 잠들 준비를 하는 아이의 이마에 뽀뽀를 해주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등교를 위해 집을 나서는 아이에게 혹은 착한 일을 했다고 칭찬해 줄 때도 아이에게 뽀뽀를 해준다. 성인이 되어 독립한 자녀가 부모를 찾아올 때도 뽀뽀로 맞이한다. 오랜만에 만나는 이라면 다정하게 안아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물론, 공공장소에서의 애정 표현의 수위는 자녀의 인내심에 의해 조절되거나 심지어 금지될 수도 있다.
커버 이미지: Photo by Julia M Cameron on Pexels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