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스러운 태초의 숲 그리고 스릴 만점 기차타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이름도 예쁜 '카지노 게임'숲. 오늘 우리는 카지노 게임으로 간다. 시드니에서 차로 1시간 30분 정도의 거리. 멀미약도 먹이고 비닐봉지도 준비하고 온갖 약들을 챙기며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이유인 즉, 어제가 원래 카지노 게임 시닉월드 예약이었는데 지호가 아침을 먹자마자 복통을 호소했다. 챙겨간 백초 하나 먹으면 괜찮겠지 했는데 생각보다 금방 좋아지지 않는다. 출발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자 조바심으로 동동거리는 날 보더니 언니가 얼른 예약을 하루 뒤로 미루었다. 비상약과 핫팩이 총동원되고 두 시간 즈음 지나니 아들의 혈색이 돌아왔다. 그렇게 어젠 집에서 휴식으로 하루를 보내고, 오늘 다시 출발이다.
카지노 게임은 시드니 여행에서 꼭 가야 하는, 빠뜨리기는 너무 아쉬운 곳이다. 호주의 그랜드 캐니언으로 불리는 곳. 엄청나게 넓고 울창한 유칼립투스 나무 숲. 가히 경이로운 풍경이다. 근데 유칼립투스의 잎은 분명 초록색인데 왜 이름은 카지노 게임일까? 나도 그랬고, 많이들 궁금해하는 점이다. 햇빛이 쨍하게 맑은 날, 멀리서 숲을 바라보면 푸르스름하게 보인단다. 그래서 카지노 게임으로 불린다는데, 이는 유칼립투스 나무의 유액 성분이 햇빛에 반사되면서 푸른빛을 띠기 때문이다. 이처럼 과학적인 이유가 명백하지만, 왠지 마법에 걸린 듯 신비스러운 숲이다.
블루 마운틴은 시드니 근교 대표 여행지로, 몇억 년 전 형성된 고대 원시림이 잘 보존되어 있는 곳이다. 네 피언 강(Nepean River)의 서쪽 부분을 시작으로 푸른빛의 산악 지대인 블루 마운틴이 펼쳐진다. 넓게 자리 잡은 유칼립투스 원시림은 무려 5억 년 전에 형성되었으며 덕분에 블루 마운틴은 2000년,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숲의 대부분 사암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가장 깊은 협곡 지역은 760m의 깊이를 자랑한다. (중략) 곳곳에 숨어 있는 가파른 계곡과 멋진 폭포, 푸른 원시림과 감탄을 자아내는 트레킹 코스는 블루 마운틴이 왜 '호주의 그랜드 캐니언'이라는 명성을 가지게 되었는지를 몸소 느끼게 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블루 마운틴[Blue Mountains] (호주 시드니 여행, 셀프트래블 호주)
카지노 게임에는 즐길거리도 많다.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원시림과 폭포를 보면서 트래킹을 즐기기도 하고, 밤에는 시내에서 보기 힘든 별빛이나 반딧불이를 찾아 나서기도 한다. 그중에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단연 시닉월드. 카지노 게임의 테마파크다. 짧은 시간에 카지노 게임을 느낄 수 있는 명소. 최대한 자연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오래전 광산이었던 곳을 잘 보존함과 동시에 네 가지 관광테마로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시닉 월드는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어 그 아래로 카지노 게임의 숲이 넓게 펼쳐져 있다.
케이블카(케이블웨이)나 예전 광산 채굴 열차 같은 기차(레일웨이)를 타면 아래의 트래킹 코스(워크웨이)까지 내려갈 수 있다. 보드워크가 잘 되어 있어서 유모차 산책도 가능하다. 산책로는 짧은 코스와 긴 코스로 나누어져 있어서 각자 주어진 시간에 맞춰 즐기면 된다. 스카이웨이는 협곡 사이를 이어주는 수평 이동 케이블카처럼 보이는데 일부 바닥이 유리로 되어 있다. 시닉월드에서 협곡 맞은편 에코포인트 전망대 쪽으로 건너가면서 카지노 게임의 장엄함을 더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아이들의 원픽, 나의 최애이기도 했던 레일웨이. 세계에서 제일 가파른 철도이다. 예전의 광산 채굴 열차를 관광용으로 개조한 것인데, 이를 타고 급경사를 따라 내려가거나 올라갈 수 있다. 실제 최대 경사가 52도 정도라고 하는데 내 체감으로는 거의 90도에 가깝다. 특히 내려가는 구간에서는 거의 수직으로 내려 꽂히는 듯 짜릿하다. 레일웨이 의자에 앉으면 의자 각도 조절이 가능해서 무서움을 많이 타면 각도를 완만하게 더 짜릿함을 즐기고 싶다면 등받이를 최대한 세울 수도 있다. 단점은 철도 길이가 너무 짧아 아쉽다는 것. 그래서 갈 때마다 나는 세 번이 기본이다. 레일웨이를 타고 내려갔다-올라갔다-다시 내려가는 패턴으로. 이번에도 3번을 탔다. 시간이 좀더 여유롭고 관광객들이 덜 했으면 아마도 더 탔을 것이다. 패스권이 있으면 무제한이니까. 예전에 우리가 호주에 살 때 놀러 왔던 조카 둘도, 지호와 이든이도 가장 재미있었던 것이 이 레일웨이라고 하니 꼭 즐겨보길 바란다.
나의 두 번째 최애 코스는 워크웨이다. 잘 깔린 데크 길을 따라 남녀노소 모두 편안하게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고대 원시림의 모습을 간직한 카지노 게임에서 우리나라의 숲과는 또 다른 경험을 하고 싶다면 강력 추천한다. 엄청나게 크게 자란 고사리가 지천이고 나무들도 하늘로 쭉쭉 뻗어 숲은 울창하다. 물론 인공적으로 꾸며놓은 트레킹 코스지만 태곳적 피톤치드를 맞으며 산책하는 기분이란 감히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나는 이 워크웨이에서의 산책을 너무 좋아한다. 태교여행으로도 굳이 카지노 게임을 선택했던 이유다. 보드워크를 어슬렁어슬렁 걸으며 맑은 공기를 마신다. 길쭉길쭉한 나무 꼭대기 사이로 빼꼼한 하늘도 쳐다보고, 나무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햇살도 맞으며 걷다 보면, 나쁜 생각은 사라지고 마음이 그저 평안해진다. 내 생에 최고의 산책 코스 중 하나가 아닐까.
카지노 게임은 우리처럼 자차로 오는 방법도 있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도 있다. 센트럴 역에서 기차를 타고 카툼바역에 도착하면 버스를 타고 에코포인트나 시닉월드까지 갈 수 있다. 대략 2시간 반 정도가 걸린단다. 시닉월드 입장권은 현장결제보다는 인터넷이나 여행사를 통해 미리 구입하고 예약을 하는 편이 좋다. 혹시 시간적 여유가 없거나 아이들과 함께 여행할 때는 대중교통보다는 현지 투어를 이용하는 것도 현명한 생각일지 모른다. 카지노 게임 투어는 주로 페더데일 동물원과 근처 로라마을까지 묶어서 시닉월드를 즐길 수 있게 해 놓았다. 페더데일 동물원은 규모는 작은 편이나 동물들 가까이 가서 직접 먹이를 주며 교감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고, 무엇보다 그 유명한 웃는 얼굴의 쿼카도 있단다. 요즘은 시닉월드 관광과 해질 무렵 일몰 시간에 맞춘 별빛 투어를 합친 상품이 트렌드인 듯하다. 쏟아져 내릴 듯 한 별들과 함께라면 카지노 게임의 밤이 꽤나 매력적일 거 같다. 다음에 다시 오게 된다면 그땐 꼭 별빛투어를 해봐야지.
햇볕이 아주 강하고 기온도 꽤 높은 날이었지만 울창한 숲 속에서 우리는 더운 줄 모르고 걸어 다녔다. 사실 아이들에게 자연은 그다지 임팩트가 없겠다 싶어서 미루고 미루다가 여행 막바지에 오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지호가 많이 좋아한다. 여러 가지 탈것과 함께 아주 오래된 원시림을 즐길 수 있어서 그런 거 같다. 이 광활한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아들이 온몸으로 담아갔으면 좋겠다. 세 자매봉의 슬픈 전설도 마음으로 느꼈으면 좋겠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이 순간에 진심으로 감사했으면 좋겠다.
첫 번째는 남편과 연애시절 둘이 왔었고 두 번째는 지호가 뱃속에 있을 때 셋이 왔었고 세 번째는 이번에 아들과 이든이네 가족과 넷이 오게 되었다. 나의 다음 카지노 게임은 어떤 모습일까. 한국으로 돌아가면 오늘 이 순간이 많이 그리워질 거 같다. 이 맑음과 푸르름과 질긴 생명력이 문득문득 생각이 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