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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살 드는 방 Jan 06. 2025

카지노 게임 본 '작가의 서랍'

재충전 완료, 카지노 게임 쓰는 일상으로


브런치에 열심히 글을 썼다. 쓰다, 지우다 고민하며 겨우 한 편을 써냈는데 제목이 떠오르질 않는다. 일단은 저장. 그리곤 한 편을 더 썼다. 역시나 제목이 떠오르지 않는군, 이것도 저장. '카지노 게임 서랍'에 한꺼번에 두 편이나 글을 채워 넣다니, 일주일치 반찬 일곱 가지를 한꺼번에 만들어 냉장고에 채워뒀을 때만큼 든든하다. 그런데 제목을 뭘로 하지? 다시 고민하며 돌아 눕는다. 이불속이 따뜻하군. 이불? 이런, 꿈이었다. 깜깜한 머리맡을 더듬어 스마트폰을 찾는다.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뭐라도 적어 둬야 해. 그러다 그냥 몸을 일으킨다.

"새벽 글쓰기 줌에 들어가 볼까?"

카지노 게임깜깜한 겨울 새벽을 비춰주는 건, 햇살 대신 노트북 불빛

그리하여 이른 아침 6시부터 노트북 앞에 앉아 20분째 글을 쓰고 있다. 카지노 게임 본 '작가의 서랍'을 진짜 채워보려고. 아마 브런치를 하시는 작가님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글 쓰는 꿈을 꿔보셨으리라. 나 또한 30일 매일 글 쓰기를 하며 꽤 여러 번 글 쓰는 꿈을 꾸다 깨어났다. 이왕이면 글이 술술 써지는 꿈이나, 마침내 내 이름으로 된 책을 내는 꿈같은 걸 꾸면 좋으련만. 꿈에서도 늘 전전긍긍 머리를 싸매고 글을 썼던 것 같다. 꿈에서 아무리 열심히 글을 써도 잠에서 깨고 나면 내가 글을 쓰고 있었다는 사실만 기억이 나고, 무엇을 썼는지는 한 문장도 기억나지 않는다. 마치 꿈에서 본 로또 번호처럼. 신기루처럼 사라진 나의 글감이여. 허탈하다. 하지만 오늘 아침엔 허탈하기는커녕 뿌듯했다. "역시, 때가 되었군." 나는 확실히 다시 쓰고 싶어진 것이다.


새해가 시작되고 뭔가 써야지 하면서도 쓰고 싶지 않았다. 새해 첫 글이라는 의미 부여 때문이었는지, 30일 동안 참기름 짜듯 탈탈 털어 쥐어짜낸 글감이 바닥이 난 것인지 머릿속에서도 글이 잘 굴려지지 않았다. 글이 쓰고 싶어 질 때까지 기다려보지 뭐. 이제 매일 쓰기도 끝났는데, 매일 안 쓰면 뭐 어때? 생각과 달리 마음은 조금 불편했다. 너무 달렸나? 겨우 30일 매일 쓰고 이렇게 나가떨어지는 것인가.


그런데 오늘 안에 글 한편 꼭 발행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니 글이 술술 읽혔다.미뤄뒀던 필사 모임에도 참가하고, 읽고 있던 책 몇 권도 수시로 펼쳐 천천히 읽었다. 내 브런치 글에 달아주신 고마운 댓글들에도 하나씩 대댓글을 달았다. 내 글을 읽고, 따뜻한 공감과 응원의 댓글을 달아주시는 고마운 분들의 진심이 전해져 기분이 몽글몽글해진다. 나 역시 마음을 전하고 싶어 작가님들 브런치에 들어가 글도 읽고 댓글도 남긴다. 여유롭게 찬찬히 둘러보니 다들 어쩌면 이렇게 다양한 글감으로 멋진 글을 써내시는지.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오랜만에 티브이도 열심히 봤다. <나솔 사계 돌싱 편을 보며 혼잣말도 실컷 했다. "어머, 정숙이 왜 저래 진짜?", "그래~ 이럴 때 저렇게 얘기하면 안 돼.", "영자야, 지금이야. 도망쳐~~!" 중간중간 검색까지 해가며 신나게 달려보는 정주행. 역시 사람 구경이 제일 재밌군. 이왕 시작한 사람 구경, 궁금했던 예능 <백종원의 레미제라블도 시작해 본다. 100일간의 인생역전 프로젝트라는 프로그램 소개글을 보니"짧지만 강렬한 서사를 담은 ‘20명의 도전자’들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찾아온 인생역전의 기회를 잡기 위해 혹독한 스파르타식 미션을 수행하며 이를 극복하는 대서사와 진정성이 담긴 성장 예능"이란다. 어두웠던 과거의 꼬리표를 떼어내고 요식업 사장님으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할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이다. 장발장에게 기회와 믿음을 준 미리엘 신부님처럼. 비장한 소개글은 과장이 아니었다. 20명의 도전자 한 명 한 명의 사연은 한숨과 눈물 없인 들을 수 없었다. 이 풍진 세상에 태어나 그 모진 세월을 어찌 견뎌낸 건지 엄마의 마음으로 눈물 찍어내며 네 편을 연달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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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닌 카지노 게임 일어선 사람들의 이야기로 기억되길.

그동안 혼잣말처럼 열심히 내 얘기만 써내려 가다가 잠시 멈춰 세상 사람들 이야기를 읽고, 보고, 듣고 있자니 새로웠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내 안에 새로운 이야깃거리도 조금씩 쌓여가는 것이 느껴졌다.지난 주말은 독감으로 고생하는 둘째 옆에 붙어서 수업도 쉬고, 외출도 안 하고 동굴 속 곰 모녀처럼 지냈다. "윤땡이 덕분에 아무것도 안 하고 푹 쉬니 너무 좋다!" 딸이 아픈데 좋다니....... 급기야는 이런 철없는 소리까지 내뱉고야 말았다. "그럼 아무것도 안 할 수 있게 뭐 시켜 먹을까?" 하더니 장을 봐와 뚝딱 저녁을 차려낸 우렁 신랑 덕분에 주방일에서도 해방되어 정말 제대로 충전의 주말을 보냈다. 종일 잠옷 바람으로 푹 쉬고 난 일요일 밤, 너무나 자연스럽게 "아, 이제 다시 쓰고 싶다!"는 혼잣말이 새어 나왔다. 5일.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다시 쓰기 시작하기에는 딱 좋은 타이밍인 듯하다. 슬슬 브런치에서 울리는 작가님들의 새 글 알림도 신경 쓰이기 시작하고. 너무 오래 쉬면 마냥 더 쉬고 싶어 질지도 모르니까. 이렇게 나는 아무도 재촉하는 이 없지만 다시 쓸 채비를 서두른다. 이왕, 맘먹어진 김에.


쉬는 동안 천천히 책 두 권을 읽고 필사했고, 두 편의 예능을 섭렵하며 글감을 장전했으며, 실내 자전거 안장에도 세 번을 올라타 땀도 흘렸다. 걱정했던 둘째의 열도 이제 슬슬 잡혀가는 듯하다. 큰 아이도 겨울방학을 맞아 세운 계획에 맞춰 착실하게 한 주를 보냈다. 신랑은 새 양복도 맞추고, 이발도 하고, 짬짬이 살림도 거들며 늘 그렇듯 부지런히, 변함없이 새해를 맞았다. 거창한 새해 다짐이나, 계획표는 없었지만 이 정도면 꽤 순조로운 새해맞이가 아닐까. 사흘째 되는 날 둘째가 독감에 걸리긴 했지만, 덕분에 딸도 나도 푹 쉬었고 많이 잤으니 그야말로 오히려 좋았지 뭐.

공부하러 가는 큰 딸을 위해 우렁신랑이 한 땀 한 땀 만든 샐러드 도시락.
수액 맞고도 이틀 밤 꼬박 고생한 독한 독감. 윤땡이 고생했어~

결국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 받아들이기 나름인가 보다. 글이 안 써지면 뭐 어때, 쉬다 보면 다시 쓰고 싶어 지겠지. 독감 때문에 계획했던 일정에 펑크가 나면 어떤가, 덕분에 푹 쉬고 새로 시작하면 되는 거지. 카지노 게임 열심히 쓴 글이 다 날아가버려도 아쉬워할 필요가 없다. 카지노 게임 글 쓰고 눈 뜨자마자 모두 날린 이야기를 쓰면 되니까. 안달복달 조바심 내는 것도 내 마음, 찬찬히 여유 있게 가는 것도 내 마음이다. 일체유심조. 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만들어 낸다.5일이라는 짧은 휴식 동안 충분히 잘 쉬었다는 생각이 들자 자연스럽게 다시 쓸 수 있었다. 계획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냥 그렇게 되었다. 만약 닷새가 충분치 않았다고 느꼈다면 더 쉬면 될 일이다. 불안해할 필요도, 앞서 걱정할 이유도 없다. 말하는 대로, 생각하는 대로. 올해의 바람이 있다면 첫째는 사랑하는 가족의 건강 그리고 둘째는 잘 될 거라는 믿음으로 하루하루 충실히 살기. 차분히, 찬찬히, 긍정적으로 나에게 주어진 2025년의 매일을 즐겁게 살고 싶다. 언제나 즐겁고 좋을 수만은 없겠지만, 그것이 삶이고 인생이니 그대로 또 받아들이며 나아가면 되겠지. 문득 카지노 게임 본 '작가의 서랍'의 내용이 기억날 것도 같다. 어찌 됐건 꾸준히 쓰겠다는 다짐. 지치면 쉬었다 가더라도, 계속 나아가리라는 희망. 아마도 그런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눈 뜨자마자 써 내려간 이 글처럼 말이다. 나의 무의식이 깨워준 이 설렘을 잊지 말자.


오늘도 무탈한 보통의 하루가 되길. 우리 모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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