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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소년 Apr 14. 2025

2-19 온라인 카지노 게임

16코스(고내포구←광령1리사무소) 3

길은 비스듬한 능선을 횡으로 가로질렀다. 오른쪽은능선이 내려가며 모든 풍경을 보여주었다. 멀어질수록 초록의 밀도는 엷어지고 건물들의 밀도가 그 자리를 채웠다. 이어 바다가 흐리게 나타났다. 그 풍광이 눈과 가슴을 시원하게 했다. 왼쪽은능선이층층이 오르며 흰색이 점점이 찍혔다. 초록의 긴 언덕이 하늘로 향한 흰색 점들의 진군을 막았다. 하늘은 여전히 전쟁 중이었다. 파랑과 회색의 결투. 파랑이 밀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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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돌아보았다. 검은 구멍이 나 있다. 과거를 잇는 시간 터널 같았다. 저 구멍으로 빗개는 오가지 않았을까? 그랬다면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저 탁 트인 고향 마을의 풍경을 보았을 것이고, 시원함이 가슴속을 흩고 지날 때 잠시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을까? 그 순간만큼은 아이다운 표정이 얼굴에 머물렀을 것이다. 그러다 아주 작은 소리에도 놀라 아이다운 표정은 긴장한 얼굴 뒤로 얼른 숨었을지 모른다. 생존에 대한 본능이 아이를 지웠다. 지구의 반대편에서 벌어지고 있는 어른들의 전쟁에 동원된 총을 든 어린 아이의 모습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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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었다. 하얀색이 눈을 찔렀다. 메밀꽃이었다. 무척 넓었다. 넓게 펼쳐진 하얀색에 취해 계속 사진을 찍어댔다. 초록의언덕은 오를 수 없었다. 다만 언덕과 메밀밭 사이에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 같은 포토존이 있었다. 그곳에서 언덕이온라인 카지노 게임이라는 것을 알았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대한 안내문이 있었다.


사적 <제주 온라인 카지노 게임 항몽 유적은 해발고도 190~215m의 동산에 위치, 해당 유적에서 멀리 해안 일대의 상황을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적 동서에는 각각 고성천과 소왕천이 위치하는 등 천연적인 방어 요새의 조건을 갖추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성은 1217년(원종 12)5, 여몽연합군에 대항하던 삼별초군이 진도에서의 패배 후 제주도로 입도하여 구축한 성으로 ... 해당 성은 내성과 외성 2중 구조로 된 성으로, 흙으로 쌓은 토성이다. 이중 안쪽에 쌓은 것을 내성, 바깥쪽에 쌓은 것을 외성이라고 하며 외성의 둘레는 약 3.8km, 높이는 3m이다.

안내문에서 본 토성은 꽤 길었다. 풍경에 너무 깊이 스며들었는지 토성의 역사적 의미가 와닿지 않았다. 사진 찍기를 멈추고 벗어난 길에서 되돌아와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따라 걸었다. 토성이 절개된 부분을 가로질러 길이 나 있었다. 토성의 안쪽인 듯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따라계속 이어진길은 밤새 내린 비로 인해 질퍽했다. 젖지 않으려고 풀이 나 있는 곳을 밟으며 걸었다. 몇 그루의 커다란 나무들이 장막을 친 곳을 지나니 또 메밀꽃들이 하얗게 펼쳐진 곳이 확 나타났다. 메밀꽃. 연인, 인연, 사랑의 약속이라는 꽃말을 지닌 꽃. 제주에서는 이모작이 가능해서 4월과 10월에 수확한다고 한다. 그래서 지난 4월에도 메밀을 볼 수 있었나 보다.

길은 도로 건너 정자로 향했다. 항파두리 코스모스 정자였다. 이곳에 중간스탬프가 있다. 그런데 이상했다. 중간스탬프라는 이름의‘중간’이 길을 걷는 이에게 잘못된 정보를 줄 때가 있다. 특히 이곳은 더욱 그렇다. 중간이란 단어가 길의 중간, 즉 절반쯤을 생각나게 한다. 그래서 중간스탬프를 찍고 나서 온 만큼만 가면 되나?라고 순진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아니었다. 지도를 보니 16코스의 중간스탬프는 코스의 거의 1/5 지점에 있는 것 같았다. 순방향으로 걸으면 4/5 지점에 있는 것이다. 등산할 때 정상이 얼마 남았는지 알고 싶어 하산하는 분들에게 물어보면 어김없이 5분 또는 10분만 가면 된다는 하얀 거짓말이 떠올랐다. 16코스의 중간스탬프는 그런 하얀 거짓말 같았다. 한참을 가야 했다.


중간스탬프를 찍고 도로를 건너 걸으면 ‘온라인 카지노 게임 항몽 유적지’와 만나게 된다. 진도에서 패하고 살아남은 김통정 장군과 삼별초군은 이곳으로 들어와 토성을 쌓고 2년여간 여몽연합군에 대항하여 결사항전을 벌였으나 패했다. 함락당한 온라인 카지노 게임성을탈출하여 살아남은 삼별초군 70여 명은 붉은오름에서 끝까지 혈전을 펼치다 전멸당했고, 김통정 장군이한라산 숲 속에서 자결하며 대몽항쟁은 막을 내린다. 역사의 격랑에 출렁였던 이곳은 지금은 드넓게 펼쳐진 평지에 흔적만 남았고, 길은 이런 평온한 평지를 가르며 나 있었다. 왼쪽엔 삼별초 중심 지휘부로 추정되는 건물터들과 삼별초 항거 순의비가 있다. 이곳의 건물들을 보호하기 위해 쌓은 토성을 내성이라고 하는데 둘레는 약 750m이고 높이는 1~1.5m 정도이다. 고성천 근처에서 봤던 토성은 외성이었다. 이곳에 와서야 항파두리 토성의 규모가 생각보다 상당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이름이 특이했다. 항파두리. 어떤 의미일까? 찾아보니 항파두리(缸坡頭理)는 항아리 모양의 지형을 의미하며 '항바두리'라는 제주어를 한자로 표기한 용어라고 한다. 항은 항아리를, 바두리는 테두리를 의미한다.

이곳에서 발견된 유물사진이 있는 안내문을 읽다 문득 건축물들과 토성은 누가 짓고 쌓았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분명 삼별초 군인들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 정도 규모의 성을 짓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인원이다. 이곳까지 밀린 삼별초가 주축이 되어 토성을 쌓았겠지만 직접 흙을 나르고 다지고 건축물을 지었던 이들은 당시 제주 백성들이 아니었을까?또한 해안가에 쌓았던 환해장성도 처음엔 삼별초가 제주도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쌓은 것이고, 여기에도 제주 백성들이 동원되었을 것이다. 항파두리 토성과 환해장성,삼별초를 위해 또는 삼별초를 막기 위해 쌓은모순된성격의 건축물에 동원된 이들은동일한 제주 백성들이었다. 이런 생각 때문인지 건물터를 조망할 수 있는 곳에서 삼별초에 대한 역사적 평가보다 삼별초와 여몽연합군의 싸움에서 제주 백성들이 겪었을 고초가 먼저 떠올랐다. 삼별초가 무너지고 나서 인부로 동원되었던 이들은 어찌 되었을까? 역사는 대부분 그들은 부역자로 다룬다. 그리고 혹독한 처벌이 가해진다. 이것은 이념의 전장시기였던 해방 이후의 현대사에 잔인하게 기록되어 있다. 당시 이곳에도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외성에 피었던 하얀 메밀꽃이 떠올랐다. 지금 느낀 당시 제주 백성들의 고달픈 삶이 메밀꽃과 이상하게 오버랩되었다. 메밀꽃들이 제주 백성들 같았고, 하얗게 피어서 그들의 삶을 살며시 어루만져주는 듯했다. 메밀꽃의 꽃말이 제주 백성들, 각자의 사연 같았다. 그런 소용돌이 속에서 겪은 여러 형태의 사랑의 사연들.

길은 내성이었던 자리를 비껴 얕은 언덕까지 이어졌다. 곳곳에 홀로 선 나무들이 말없이 서 있다. 언덕에서 풍경이 멀리 바다까지 은은히 흘렸다. 왼쪽에 보이는 오름이 머지않아 오를 수산봉이었다. 언덕부터 앞에 있는 외성까지 나무 테크 계단이 설치되어 있고, 그곳에서 길은 왼쪽으로 꺾어 장수물까지 외성을 끼고 이어졌다. 장수물은 항파두리성과 관련된 용천수로, 삼별초 김통정 장군이 여몽연합군에게 쫓겨 토성을 뛰어넘었을 때 바위에 발자국이 파였는데, 이곳에서 물이 솟아났다는 전설이 있다.

장수물을 지나 도로를 건너면 길은 농촌 마을로 들어섰다. 길은 아스팔트였고 여전히 빗물에 젖어 있었다. 아침 시간이라 다들 일터로 나가서인지 조용했다. 마을의 이미지하고 조금 결이 다른 벽화가 눈에 들어왔다. 하얀 창고 벽에 크게 그려진 것으로, 맹견이 선글라스를 쓰고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있었다. 한 손에햄버거를 들고 있는 그림에돌하르방과 야자수가 없었다면 제주도가 아닌 미국의 어느 도로를 달리고 있다는 생각이들었을 것이다.이곳은코지햄버거집이었다. 창고를 개조해서 장사하는 것 같았다. 햄버거란업종도 그림만큼 농촌이라는 마을의 이미지에조금 비껴있는 듯했다. 오히려 이런 다름이 가게를 두드러지게 다. 좀 더 보려고 기웃기웃했다. 문은 닫혀있었다. 오픈 시간이 아닌가 보다. 길은 가다 얕은 경사진 길로 빠졌다. 경사가 멈춘 끝에 토성에서 봤던 풍경이 또 펼쳐졌다. 다만 다른 것은 하늘이었다. 하늘의 전쟁은 휴전을 맺은 모양이다. 하늘은 파랑으로 짙게 물들었고, 구름은 회색에서 하얀색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휴전을 맺은 지 얼마 안 된 듯, 전후에복구가 힘든 파괴된 도시처럼 구름의 모양이 어지러웠다.

<코지햄버거 사진은 걸을 때 찍지 못해서 카카오맵에서 캡처한 것임.


다시 완만한 내리막길이었고, 밭길이었다. 길이 도로와 만나는 끝쯤에 카페 하나가 있었다. 이곳에서 모닝커피로 짧은 여유를 가졌다. 카페물메였다.

(2024. 10. 22)

<집안에 일이 있어 한 주 늦었습니다.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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