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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동몬 Feb 15. 2025

카지노 쿠폰는 아빠의 엄마야.

카지노 쿠폰는 누구야?

카지노 쿠폰께서 돌아가셨다.

사고로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신 후 30여 년 만의 일이다.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을 무렵 나는 유치원에 다니던 나이였다.

집안의 장손인 나와 내 동생을 제외하면 사촌 동생들은 할아버지의 얼굴조차 못 봤다. 당시 동생도 어려서 할아버지의 얼굴은 사진으로만 기억할 뿐이다.


할아버지는 공원묘원에 묻히셨고 그 옆자리를 비워뒀다.

그곳은 카지노 쿠폰의 자리였다.


카지노 쿠폰는 장손인 나를 7명의 손주들 중 가장 좋아하셨다.

장손이라서 좋아하신 건지 나와의 기억 때문에 좋아하신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오면 늘


아이고 우리 강새이 왔나~~

하며 안아주셨다.


카지노 쿠폰와의 몇 가지 기억이 있다.


그중 하나는 카지노 쿠폰께 가장 죄송한 기억이다.

내가 초등학교 1학년 때였나? 카지노 쿠폰가 불쑥 나를 보러 학교에 찾아오셨다. 창문으로 나를 보셨던 것 같은데 나는 카지노 쿠폰에게 엄청 짜증을 냈다. 아마도 나이 든 카지노 쿠폰가 학교에 왔다는 게 조금 부끄러워서였던 것 같다. 카지노 쿠폰가 손주를 보러 기쁜 마음에 학교까지 찾아왔는데 손주가 그러는 모습에 굉장히 섭섭해하셨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바보 같지만 그 당시엔 친구들이 누구야? 너희 카지노 쿠폰야? 뭐 이런 시선들이 부끄러웠던 것 같다. 카지노 쿠폰께서 섭섭해하시는 모습에 내가 한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걸 알았던 것 같다.


카지노 쿠폰는 가끔 우리 집에 오셨다.

우리 집과 카지노 쿠폰 댁은 30년 전 차로 약 2시간 정도 된 거리였는데 그 당시에는 교통편이 많지 않던 시절이었고 고속버스로 오셔야 했기에 우리 집에 한번 오시는 게 쉽지 않았다. 1년에 한 번 오실까 말까 하셨는데 카지노 쿠폰가 오시면 카지노 쿠폰는 내 방에 주무시고 나는 동생과 한 방에 자곤 했다.


나는 무슨 이유였는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한 번은 카지노 쿠폰께서 우리 집에 오셨다가 하루 주무시고 집으로 돌아가시기 전, 미리 카지노 쿠폰께 드리려고 써둔 편지와 호두 두 알을 카지노 쿠폰 가방에 몰래 넣어뒀다. 내가 그 편지에 뭐라고 적었는지는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카지노 쿠폰가 보셨을 때 감동할만한 그런 내용으로 적었던 것 같다. 아마도 그 이유는, 초등학교 1학년 때 내가 카지노 쿠폰께 했던 죄송한 마음을 담았던 것 같다.(당시 초등학교 2, 3학년이었던 것 같다)


카지노 쿠폰는 그 편지를 돌아가는 차 안에서 발견하셨다.

당시 전화도 시외 전화로 걸던 시절(인터넷도 없던 시절)이었는데 카지노 쿠폰는 내가 쓴 편지에 대한 답장을 편지를 써서 우편으로 보내주셨다. 사실 나는 답장을 써주실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데 어느 날 내 책상 위에 카지노 쿠폰의 성함과 우표가 붙어있는 편지봉투를 보고 놀랐던 기억이 난다.


카지노 쿠폰의 편지에는 나에게 고맙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던 것 같다.

사실은 내가 참 죄송했는데 말이다. 그리고 그 후 몇 차례 나는 카지노 쿠폰와 편지를 더 주고받았다. 카지노 쿠폰는 글씨를 참 잘 쓰셨던 기억이 난다.


그 뒤로 카지노 쿠폰와 나는 굉장히 가까워졌고 우리 집에 오시면 나는 카지노 쿠폰와 함께 잤다.

중고등학생이 되어서는 명절 때 카지노 쿠폰 댁에 가면 나는 늘 카지노 쿠폰께서 주무시는 침대 아래 바닥에 이불을 깔고 잤다.


카지노 쿠폰


카지노 쿠폰는 김치를 참 잘 담그셨는데 나는 카지노 쿠폰 김치를 정말 좋아했다.

어머니는 카지노 쿠폰께 그 비법을 배워서 김장을 담가 보았지만 절대 그 맛이 안 난다고 했다.


어머님, 혹시 저 몰래 뭐 넣으시는 거 있는 거 아니에요?

라고 할 정도였다.

나는 아버지가 카지노 쿠폰에게 김치를 받아오면 카지노 쿠폰 김치가 최고라며 카지노 쿠폰께 전화를 드리곤 했다.

카지노 쿠폰가 연세가 많아지시고부터는 김치를 못 담그셨다. 약 20년 정도 카지노 쿠폰 김치 맛을 보지 못해 그 김치가 어떤 맛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만약 그 맛을 똑같이 낼 수 있다면 기억이 나지 않을까 싶다. 카지노 쿠폰 김치는 특이하게 생 갈치가 들어가 있었다. 김치에 든 갈치를 먹어본 적은 없지만 굴을 넣은 김치는 봤어도 갈치를 넣는 건 지금까지도 카지노 쿠폰 김치 외에는 보지 못했다.


카지노 쿠폰는 늘 내가 결혼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셨다.


장가를 가야 될 낀데...

내가 서른 중반이 되었을 때 정말 결혼하고 싶은 여자가 생겼고 카지노 쿠폰께 보여드리고 싶었지만 나와 아버지와의 관계가 좋지 않아 보여드릴 수가 없었다. 그리고 어쩌다 아버지와의 관계가 잠깐 풀려 상견례도 하고 상견례가 끝나자마자 카지노 쿠폰가 계신 곳으로 가서 모든 친척들과 함께 예비 손주 며느리를 보여드렸다.


그땐 온 집안이 너무 좋아했다.

그중에서도 카지노 쿠폰께서 가장 좋아하셨다.


90세가 조금 넘었던 카지노 쿠폰는 이때부터 조금씩 치매를 앓고 계셨다.

예비 손주 며느리를 만나 식사하는 자리에서 카지노 쿠폰는 말씀하신 지 1분도 안돼 계속 똑같은 말을 반복하셨다.


부부끼리 싸우지 말고, 마음 맞춰 잘 살고

그날 카지노 쿠폰께서 가장 많이 하신 말씀이다.


그 뒤로 나는 카지노 쿠폰를 뵙지 못했다.

왜냐하면 다시 아버지와 사이가 나빠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버지가 내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았고 모든 친척들도 참가하지 못했다. 카지노 쿠폰도 나의 결혼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저 죄송할 따름이었다.


그렇게 5년이 지났다.

나는 그 사이 아이가 둘이나 생겼다. 이제 나의 어머니가 '카지노 쿠폰'가 되었다. 내 눈에 카지노 쿠폰는 늘 '나이 든' 모습이었다. 카지노 쿠폰의 옛날 사진을 보면 카지노 쿠폰가 이런 시절이 있으셨네 했을 뿐, 내가 기억하는 카지노 쿠폰는 60대 정도부터인지라 카지노 쿠폰는 늘 나이 든 그 모습이다.


참 재밌게도 한때 나에게(초등학생 때) '카지노 쿠폰'라는 호칭은 '나이 든 여성'에게 쓰는 단어로 인식되었다.

왜냐하면 나의 카지노 쿠폰와 외카지노 쿠폰 외에도 나이 든 여성에게 '카지노 쿠폰'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훗날 카지노 쿠폰는 '아버지의 어머니' 혹은 '어머니의 어머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런 말 뜻이 이해가 안 될 수도 있는데, 어린 시절 나는 카지노 쿠폰를 '카지노 쿠폰'라고 부르니 카지노 쿠폰가 되었고 사회적으로도 '나이가 든 여성'에게 '카지노 쿠폰'라고 부르니 그런 '개념'으로만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카지노 쿠폰라는 존재가 '아버지의 어머니' 혹은 '어머니의 어머니'라는 걸 깨닫게 된 것이다.


카지노 쿠폰


그때 나는 생각했다.

내 아이가 태어난다면 꼭 이 개념을 알려주리라.


이제 5살이 된 아들에게 물어보았다.

OO아, 아빠의 엄마는 누구야?


아이는 모르겠다고 한다.

카지노 쿠폰를 바로 앞에 두고 물어보는데도 모르겠다고 한다. 아이한테는 그저 그 사람을 '카지노 쿠폰'라고 부르니 카지노 쿠폰인 것이지 이 관계에 대한 개념을 모르는 것이다. 내가 그랬듯 말이다.


카지노 쿠폰는, 아빠의 엄마야.


내가 아이에게 이 개념을 가르치고 싶은 이유는 단 하나다.



너에게 아빠, 엄마가 있듯 아빠도 엄마도 아빠, 엄마가 있고

네가 엄마, 아빠를 사랑하는 만큼

아빠, 엄마도 카지노 쿠폰, 할아버지를 사랑한다는 것을.


그러니 너도 카지노 쿠폰, 할아버지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길 바라는 마음.



어머니는 카지노 쿠폰가 '카지노 쿠폰'가 됐을 나이보다 훨씬 늦게 카지노 쿠폰가 됐다.

그러나 내 눈에 어머니는 내가 어린 시절 기억날 때부터의 그 모습 그대로다.(30~40대의 모습) 아마 나의 아이에게는 그저 '카지노 쿠폰'로 보이겠지만 말이다.


카지노 쿠폰, 먼 훗날 또 뵐게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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