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승 시인의 <풀잎에도 카지노 쿠폰 있다 전문은 다음과 같다.
풀잎에도 카지노 쿠폰 있다.
꽃잎에도 카지노 쿠폰 있다.
너와 함께 걸었던 들길을 걸으면
들길에 앉아 저녁놀을 바라보면
상처 많은 풀잎들이 손을 흔든다.
상처 많은 꽃잎들이
가장 향기롭다.
살아 있다는 건 때로는 상처받고 때로는 고통으로 힘든 날을 버텼다는 거다. 생명이 있다는 건 언제든 아플 수 있다는 뜻이다. 들판의 풀에도 상처가 있고 아름답게 피어나는 꽃에도 상처가 있다. 한 여름 강렬한 햇볕을 견디고 한 겨울 모진 한파를 버텨낸 흔적들, 그 수많은 상처가 풀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 그 상흔이 꽃을 더 향기롭게 만들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아파 본 사람이 넉넉하다. 상처 있는 사람이 누군가를 품어줄 줄 안다. 아픔이 있는 사람이 다른 이의 아픔도 보듬을 수 있다.
싱그러워 보이는 풀잎도 아름다워 보이는 꽃잎도 상처가 있는데 하물며 사람은 어떻겠는가. 이 세상에 상처 없는 사람은 없다. 상처 없는 인생도 없다. 그 상처로 인해 그만큼 깊어지고 넉넉해질 수 있었다. 더 많이 성장하고 성숙할 수 있었다. 그만큼 향기로운 사람이 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