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트리피케이션은 OX가 아닌 현상이다.
도시의 성장과 쇠퇴는 필연적
도시는 마치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하며 때로는 쇠퇴하고 재생된다. 도심의 특정 지역이 쇠퇴하고 다시 활기를 찾는 과정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다만 기존 도시지역을 재개발하는 과정은 여러 이해관계가 충돌해서 시간과 비용이 오래 걸린다. 갈등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새로운 대체지로 개발이 진행되는데 이로 인해 기존 도시 지역은 노후화가 가속화되고 결국 동력이 꺼져 슬럼화된다. 아이러니하게 이런 노후화된 지역은 상업적 가치도 떨어져 부동산 가격이 낮다. 덕분에 소자본가나 상인 또는 예술가들의 진입장벽이 낮아져 이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로 이런 장소에 정착하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정착은 독창적인 여러 가지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 가로, 건축, 인테리어로 사람들을 모으게 되는 것이다. 더구나 구도심 지역은 각종 교통 인프라들이 구축되어 있어서 접근이 쉽다.
구도심쇠퇴 -개발비용증가 - 개발 소외 -노후화로 수익악화 - 슬럼화
- 부동산 운영가치 하락 -저소득/ 저생산성 사업자 진입 - 창조적 계급 출현
-개성으로 활성화 -사람들이 몰림 -활성화
여러 입소문을 타고 활성화되면서 자연스럽게 부동산 가치가 상승하고, 임대료가 올라가고, 개발 압력이 발생한다. 이렇게 되면서 지역을 재 활성화 시킨 주역들인 소상공인, 소자본가, 예술가등은 유지되지 못하고 떠나게 되는데이런 현상을 우리는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언급한다. 이런 '젠트리피케이션'의 현상아래에서 다양한 사회적 갈등과 가치의 충돌을 피할 수 없다.
젠트리피케이션 현상들
미국 뉴욕의 그리니치 빌리지(Greenwich Village)는 1950~60년대 저렴한 임대료 덕분에 예술가와 작가, 지식인들이 모여들며 뉴욕 문화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문화적 명성이 높아지자 중산층이 몰리면서 임대료는 급격히 상승했고, 초기의 문화적 활력을 제공했던 주민들은 외곽으로 밀려났다. 영국 런던과 뉴욕 맨해튼의 같은 지명을 가진 동네인 소호(SoHo) 역시 마찬가지였다. 예술가들이 공장과 창고를 개조해 작업공간을 만들고 창조적 분위기를 조성했지만, 명품 브랜드와 상업 자본의 유입으로 결국 본래의 문화적 특성은 약화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서구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자본주의 도시들에서 나타난다. 우리의 경우도 2000년대 이후 서울에서도 익선동, 서촌, 북촌, 수원시 행궁동 같은 역사적 특성을 가진 지역에서 반복되고 있다. 이 지역들은 한옥과 같은 문화재적 특성 덕분에 대규모 고밀도 개발보다는 문화적 접근 방식으로 도시를 재생하는 데 성공했다. 북촌과 서촌은 고층 빌딩 건축을 제한하고 지역 주민들이 주도하는 소규모 리모델링 방식의 도시재생을 통해 지역 정체성과 역사성을 지키면서도 경제적 활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도시 지역이 이런 접근 방식을 택할 수는 없다.
젠트리피케이션이 이런 역사적이고 문화적 특성을 가진 곳이 아닌 장소에서도 벌어지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홍대 앞과 성수동 지역으로 한 곳은 청년 문화로, 다른 한 곳은 전형적 공업지대의 노후된 장소에서 벌어졌다. 이들 지역은 북촌이나 서촌지역과 달리 도시계획상 준공업지역 / 상업지역 등으로 설정되어 용적률 250 ~ 400%가 기본이며, 각종 인센티브를 통해 그 이상의 고밀도 개발까지 가능하다. 이런 개발환경으로 인해 이 지역들에서 고밀도 개발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혼란스러운 점은 우리나라에서 각종 언론과 매체, 또는 시민단체나 학자들은 한편에서는 젠트리피케이션을 비판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고밀도 개발의 당위성을 주장한다는 점이다.
젠트리피케이션? 고밀화
고밀도 개발이 반드시 지역의 정체성과 문화적 특성을 파괴하는 것만은 아니다. 고밀도 개발을 하되, 지역 특유의 문화와 역사적 정체성을 지키는 전략적 도시계획이 가능하다. 성수동이나 홍대 앞처럼 고밀도 개발이 불가피한 지역일수록 더 전략적으로 개성 있는 공간 프로그램과 상업시설을 구체적으로 유도해야 한다.
그런 유사한 경우는 해외의 경우 꽤 존재하며 그런 공존 또는 나름의 노력들을 살펴보는 것도 유의미하다.
홍콩의 PMQ(Police Married Quarters)는 이 전략을 성공적으로 실천한 대표적 사례다. 역사적 건물을 보존하면서 내부를 창의적인 공간으로 리모델링하여 디자이너와 창업가, 예술가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입주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결과로 홍콩 중심부의 높은 용적률과 상업적 가치 상승을 이루면서도 지역 고유의 문화적 분위기와 개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영국 런던의 쇼디치(Shoreditch) 지역도 마찬가지다. 쇼디치는 고밀도 재개발 과정에서도 거리의 예술, 개성 있는 카페, 독특한 소규모 상점들이 공존하는 창의적 클러스터를 형성하여 상업적 가치와 지역적 개성을 동시에 높이는 데 성공했다. 쇼디치의 성공 요인은 명확한 도시계획적 지원과 창의적 상업시설 및 문화적 프로그램을 유지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한 것이다.
일본 도쿄의 마루노우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더욱 극적으로 초고층 고밀도 빌딩으로 개발하면서 보행가로의 도시 건축 경관은 법적으로 유지토록 해서 개발을 유도하고 있다. 당연히 공사비용이 엄청나게 들어가는 이런 방식의 인센티브로는 용적률 등 각종 보완장치들이 존재한다.
개발과 공조의 가능성
이러한 사례들은 홍대 앞과 성수동 지역에서도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 성수동은 이미 과거의 공장지대에서 트렌디한 카페와 스타트업 생태계의 중심지로 변화했고, 이렇게 정착하고 활성화한 이들이 높아지는 부동산 가치로 밀려가는 것에 대한 우려가 각종 매체를 통해서 언급되고 있는 실정이다. 성수동 지역은 도시계획상 준공업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용적률이 기본 400%에 인센티브까지 더해지면 매우 높은 밀도의 개발이 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고층 건물 짓기를 비난하기보다는, 상호 보완적으로 문화적 특성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방향으로의 용적률 인센티브가 전략적으로 적용하면서 개발을 유도할 수 있다.
성수동의 노후 공장을 전면 철거하지 않고 일부를 보존한 채 독립서점, 아트 갤러리, 수제 맥줏집, 지역의 특색을 반영한 레스토랑 등으로 활용하는 방식은 도시재생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보존의 어려움이 있다면 특성이나 프로그램등의 유지나 개발을 통해서 유도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지역 주민과 소상공인이 계속 공존하면서도 지역은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다. 성수동과 같은 지역에서 노포상점이나 역사적 가치를 가진 창의적인 개별 상업프로그램이나 문화적 프로그램을 보존할 경우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개발자들이 문화적 가치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도록 도시계획적 유도를 할 수 있다.
홍대 앞 또한 문화 예술적 자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지역 고유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고밀도 개발을 유도할 수 있다. 지역의 대표적인 소규모 공연장, 클럽, 독립서점, 예술가 작업실, 개성 있는 음식점과 노포상점 등을 보호하고 신규 개발 과정에서 이를 유지하면, 개발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지역의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이를 통해 홍대 앞은 지속적인 상업적 성공과 문화적 정체성이라는 두 가지 가치를 함께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도시 개발은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문화적 가치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용적률과 개발 밀도를 최대화하는 것만이 지역 발전의 유일한 해답은 아니다. 고밀도 개발과 문화적 보존을 융합한 창의적인 전략이 도시재생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젠트리피케이션 현상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도시가 겪는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도시가 지속 가능하게 성장하려면 개발 과정에서 지역의 역사성과 문화적 특성을 훼손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도시계획적 접근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전략적 접근이 성공적으로 실천될 때, 도시의 문화적 다양성과 경제적 활력은 함께 살아 숨 쉴 수 있게 된다. 도시의 진정한 매력은 결국 그곳에 담긴 사람들의 삶과 역사가 만들어내는 독특한 개성에서 비롯된다. 성수동과 홍대 앞을 비롯한 서울의 다양한 지역들이 문화와 상업, 역사와 현대성을 결합한 지속 가능한 도시 모델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자료
홍콩의 PMQ(Police Married Quarters)는 본래 경찰 가족의 숙소로 사용되던 역사적인 건물. 1950년대에 세워진 이 건물은 2000년대 초반까지 방치되어 있었으나, 2014년 홍콩 정부가 창의적이고 문화적인 공간으로 재탄생.
PMQ 프로젝트는 고밀도 도시 개발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기존 건물의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면서도 창의적인 공간으로 재구성. 현재 PMQ에는 예술가, 디자이너, 소규모 창업자들이 입주하여 작업실 겸 상점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레스토랑, 카페, 갤러리, 전시공간 등도 함께 자리 잡아 관광객과 현지인 모두에게 인기를 얻었다.이 프로젝트는 홍콩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이루어졌으며, 창의적인 산업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도시재생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PMQ는 높은 임대료와 고밀도 개발로 인한 사회적 갈등 없이 역사적 건물과 현대적 공간의 공존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낸 도시재생 모델로 인정받고 있다.
마루노우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도쿄의 중심 업무 지구로, 전통적인 건축 형식과 일층 상가 구성을 유지하면서도 고밀도 개발을 성공적으로 추진한 사례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개발이 가능했던 법적 근거와 추진 성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법적 근거: 도시재생 특별조치법과 용적률 인센티브
마루노우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개발은 일본의 '도시재생 특별조치법'에 의해 추진. 이 법은 도시 기능의 재생과 활성화를 목표로 하며, 특정 요건을 충족하는 개발 프로젝트에 대해 용적률 완화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 특히, 공공성을 갖춘 상업시설이나 문화시설을 저층부에 배치하고, 보행자 공간을 확보하는 등의 계획을 수립하면 추가 용적률을 부여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개발자는 고밀도 개발을 추진하면서도 지역의 문화적, 역사적 특성을 보존할 수 있었다.
추진 성과: 전통과 현대의 조화로운 공존
이러한 법적 기반을 활용하여 마루노우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다음과 같은 성과를 거두었다:
- 전통 건축 형식의 보존: 저층부에 전통적인 상가 구성을 유지하여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역사적 맥락을 보존.
- 공공 공간의 확보: 보행자 전용 도로와 광장을 조성하여 시민들에게 개방된 공간을 제공.
- 경제 활성화: 현대적인 오피스 빌딩과 상업시설을 도입하여 비즈니스와 관광을 활성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