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뜨개질의 흑역사
하며 옷을방바닥에 내던졌다.
국민학교 6학년 무렵이다.
나 어릴 때는 털모자, 망토, 털장갑(그때는 벙어리장갑-지금은 손 모아 장갑) 심지어는 바지랑 웃옷까지 엄마가 직접 떠 주셨다.
누구에게나 뜨개질 옷의 추억은한두 개쯤 있으리라.
엄마가 저녁상을 물리고 안 입는 어른 옷 하나를 싹둑 자르더니실밥을 터서 풀기 시작했다. 나는 양손을 벌리고 두 손을 왔다 갔다 하면서 실을 풀었고 엄마는 그 실이 럭비공만 하게 될 때까지 실을 감았다. 그리곤 나를 쭉 훑으시고 무언가를 짜기 시작하신다. 대바늘두 개가 왔다 갔다 하면서 앞뒤가 달라지는 게신기해서 모양과 무늬가 만들어지는 모습을 지켜보곤 했었는데....
그러다 며칠이 지나면 엄마는 이쁜 장갑이나 모자, 망토를 요술쟁이처럼 내놓으셨다.
"달래야~맘에 드니?"
하시며 목에 둘러주시고 손에 껴주셨다. 투박하고 색이 조금 촌스러웠으나 추우니까 어쩔 수없이 두르고 다녔다. 눈이 와도 바람이 불어도 한겨울 밖에 다닐 때 그만큼보온이되는 게없었다.
지금도 기억에 남는 옷은 국민학교 6학년 가을무렵,문제의스웨터다.
엄마는 어느 날 두툼한 스웨터를 내게 입혀주셨다. 보라색과 회색 스트라이프 스웨터였다. 새실로 뜬 게 아니라 헌 옷을풀어서 색을 맞추다 보니 그나마 비슷한 색감으로 만들어 주신 것이었으나 실의 두께로 봐서 구색이 맞질 않았다.
"누가 요즘에 이런 거 입어?"하며 내던졌다.
엄마는 다시 옷을 가져와 달랬다.
"개옷(뜨개옷을 개옷이라 불렀다) 보다 따뜻한 게 없어~ 입어!~"라며 억지로옷을 껴입혀 주셨다. 포대자루 같아서 입기 싫었는데
'한 번만 입어주자 ,다신 안입는다 !'
다짐한다.
스웨터가 두꺼워서 60킬로 즈음 나가는 아줌마같이헤비급처럼사진이 나왔다
내 흑백 국민학교 졸업사진은두툼한 털 스웨터를 입고 손을 다소곳이 모은 채 입을 뽀로통하게앉아있는 30대 여자가있다.
가정시간에코바늘로얇은 면사탁상포를떠야 하는 숙제가 실습과제로 주어졌다.
엄마처럼 며칠 뚝딱 뜨개질하면 되겠지 하는 마음에코를 잡아놓고 가정시간에 그림을 보며 기둥 세우는 거랑 꽃무늬 만드는 거랑 구멍 내기를 배우며 조금씩 뜨기 시작했다.
시간을 요하는 코바늘 뜨개였다. 팍팍 떠지지가 않았다.
한 달 정도 꾸준히 떠야 할 과제였다.
다음 주까지 뜨개 과제를 내라는 가정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나니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오늘 엄마한테 부탁을 해봐야지' 하는 마음에 학교가 끝나자마자 엄마한테 응석을 부리며 숙제를 해달라고 했다.
"어쩌지 엄마가 팔이 아픈데... 진즉에말했어야지?"
하시며 오십견이 왔다고 손이랑 어깨가 아프다고 하셨다. 난감했다. 아직 반도 못 했는데... 시간은 일주일 남았다.
나는 늦은 시간까지며칠밤을 뜨개 코바늘을 붙잡고센티가불어 나기를 기도하며 열심히 매달렸다.
그런데 실이 얇아서인지 금방 불지가 않았다.
엄마가 대나무 바늘로 털옷을 짤 때와는 속도가 달랐다.
시간 날 때마다 쉬는 시간에도 붙잡고 있었고 점심시간에도 코바느질을 했다.
"왜 이런 숙제를 내주셔서 나를 잠 못 들게하는 거지? "
가정선생님이 원망스러웠다.
다른 애들은 미리 조금씩 다 했는지 걱정끼가 없어보였다.
이걸 붙잡고 있는 애는 나밖에 없어 보여 더 속이 탔다.
지금의 교보문고처럼 책이랑 음반을 파는 곳이다. 지나갈 때마다 유행하는 음악이 흘러나와 발걸음을 멈추게 하기도했다.
그때는좋아하는 곡을14곡에서 16곡 정도를 적어서 음악사에 갖다 주면 주인아저씨가 테이프에 녹음을 해서 주고 돈을 받았다.테이프값까지 해서2000에서 3000원 정도로 기억한다. 친구 생일 때좋은 선물이 되곤 했다.
학생들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사가 있었다.
나는 '꽃샘 음악사' 단골이었다.
가끔 ABBA나 비틀스의 테이프를 사기도 하고 학교가 끝나면 참새가 방앗간 들락거리듯 수시로 드나들었다.
주위의 친구들에게도 꽃샘음악사를 추천해 주기도 하고 그 집은 나의 아지트였고 버스를 기다리는 휴게소였다.
꽃샘엔30대 노총각이주인,그의여동생이 오빠를 도와주며 음악사를 하고 있었다.
그 카지노 가입 쿠폰 이름은 영옥이었다. 나보다 몇 살이나 많았을까? 서너살쯤많지 않았을까.
성은 모른다. 영옥카지노 가입 쿠폰라고만 알고 있고 카지노 가입 쿠폰한테 가끔 고구마며 밤을 따다 갖다주고 카지노 가입 쿠폰는 아이스크림도 사주고 그렇게 친한 카지노 가입 쿠폰동생처럼여고 생활을 보냈던 것 같다. 내가 자매가 없어서 더 영옥카지노 가입 쿠폰를 따랐나 보다.
하굣길에 들려 카지노 가입 쿠폰한테내가 뜨개질로 힘들다고 며칠 밤을 새웠다고했더니
"카지노 가입 쿠폰가 좀 도와줄까 너보다 내가 좀 낫겠지? 빨리 뜨려면... 하루 만에 되려나 모르겠네..."
하며 나의 구세주가 되어 뜨개질 보따리를 달라했다.
"세상에 카지노 가입 쿠폰! 언닌 천사네~~카지노 가입 쿠폰 겨드랑이 간질거리지? "
"겨드랑이? "
"밤새 날개가 나오려고 간질거릴 거니까... 히히"
하며 너스레를 떨었고 며칠 동안 손도 아팠던 차라 카지노 가입 쿠폰가 나보다 잘하니까 내일이면 저 탁상보가 완성이 되어 과제를 제출할 수 있으리라 하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귀가를 했다.
'시간아 제발 천천히 흘러다오!!"
다음날 가정시간이 코 앞에 다가온 쉬는 시간이다.
학교 바로 앞에 있는 꽃샘음악사로 쉬는 시간을 틈타 정문을 탈출하여 완성된 거를 가지러 뛰어갔다.
영옥 카지노 가입 쿠폰는 그때까지 고개를 수그리고 뜨개질을 하고 있었다.
"카지노 가입 쿠폰야 다됐어~~~~?"
"어쩌냐 달래야, 어제 새벽까지 이걸 했는데 마무리까지 못하고...몇 바퀴 돌리면 되는데.... 아직 한두 시간은필요한데.."
라며 미안한 표정을 짓는다.
나는 5분도 안 남은 과제제출 시간이 급했던 차에
"카지노 가입 쿠폰가 하면 다 할 줄 알았는데 아직 안된 거야?"
하며 밤새 뜨개질 한 카지노 가입 쿠폰에게 다그치며 말했다.
"어,,, 미안 이게 그렇게 안 늘어나네. 금방 할 줄 알았는데..."
"됐어.... 카지노 가입 쿠폰 이제 가져갈게."
눈물이 찔끔 나는 걸 참으며 수업종이 울리기 전에 들어가야만 했기에 맘이 급했다.
카지노 가입 쿠폰가 더 미안해하며 뜨게 봉투에 실이랑 미완성의 탁상보를 담아주는데 낚아채듯 들고뛰어 와
자리에 앉으니 가정 선생님이 들어오신다.
"너희들 과제는 다 했겠지? 이따 이름표 붙여서 여기 상자에 내도록 한다.."
"네.. 손가락이 아파요~~~"
여기저기서 두런두런 아우성이 들리니 선생님이 말씀하신다.
"뜨개질이란 정성과 시간으로 하는 거야. 마음만급하다고 되는 게 아닌 거 이제 잘 알겠지?"
'마음은 급하고 손은 잘 안 나가고 어떻게 선생님은 우리 마음을 잘 아시지?'
"완성 못한 친구들도 있을 줄 안다. 그래도 하는 방법 알았고 뜨게 책을 볼 줄 알았으니 잘 마무리 지어서 내면 된다. 점수는 별 차이가 없다."
라고 말씀해 주셨다.
아마도 노력을 하였는지를 보려고 뜨개책을 볼 줄 아는 법을 가르치려고 과제를 낸 것 같다.
나처럼 아직 완성 못한 친구들도있었나 보다.그제야 나도안도의 숨을 쉬었다.
카지노 가입 쿠폰는 밤늦게까지라도완성해 주려고 손가락 찔려가며 어깨 아프게 떴을 텐데.. 내가 그 고마움도 모르고 덜됐다고 카지노 가입 쿠폰에게 투정을 부린 것이다.
수업시간 내내 카지노 가입 쿠폰의 미안해하는 모습이 자꾸 아른거렸다.
학교가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카지노 가입 쿠폰에게 쏜살같이 튀어 갔다.
학교 정문 앞에서 파는 고추튀김을 사서 들고 말이다.
'미안해서 얼굴이 뜨거워서 어떻게 사과를 하지?'
라는 마음이 들면서눈을 내리깔고문을 밀고 들어갔는데
카지노 가입 쿠폰가 먼저
"과제 냈어? 몇 시간만 더 주면 완성할 수 있는데..."
하며 더 미안해했다.
나는 너무 얼굴이 화끈거렸다.
" 카지노 가입 쿠폰, 아까 잘못했어요. 카지노 가입 쿠폰일도 아닌데 그렇게까지 밤새 해주고... 과제는 잘 냈어요. 미완성도 완성작 같이 해준다 했어. 선생님이..!"
"네 일이 내 일이지.. 잘 됐구나."
언닌 내가 사간 튀김을 쟁반에 내주며같이 먹을 콜라를 땄다.주인장 오빠도 하나 드리고 손가락에 기름을 잔뜩 묻혀가며 맛있게 먹었다. 카지노 가입 쿠폰 오빠랑 같이 먹어서 더 튀김이 맛있었다.
주인장오빠가 말했다.
"그게 그렇게 빨리 떠지는 게 아니지!!! 카지노 가입 쿠폰가 손님 맞을라 뜨개질 할라 애쓴 거 알지?"
카지노 가입 쿠폰가 생업이 있었는데 내 뜨개질을 해주느라 장사에도 지장이 있었을 거를 그제야 알았다.
엄마는 자식에게 따뜻한 옷을 입히려고 침침한 눈을 비비며 아픈 어깨도 잊고 떠 주셨는데 그땐 고마운 줄도 모르고 내팽개쳤으니 엄마가 속이 상하셨겠다 싶다.
내 일을 자기 일처럼 생각하고 손뜨개를 해준 영옥카지노 가입 쿠폰 지금은 어디에 계시려나?
다음에 전주에 가면
전동한옥마을에 있는 '꽃샘음악사'에 들려봐야겠다.
카지노 가입 쿠폰는 시집을 가서 할머니가 되어있을 거고 나처럼늙어가고 있겠지...
착한 영옥이 카지노 가입 쿠폰 보고 싶고 고마운 마음이 점점 더 진해져 간다.
'달래를 기억이나 할는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