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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석 Apr 13. 2025

내 인생은 통째로 카지노 쿠폰 거다


극작가 이강백 선생의 <결혼이란 작품이 있다.

젊고 잘생긴 백수 청년이 너무 외로운 나머지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하지만 빈털터리인 자신에게 시집올 처녀가 없을 것 같았다.

고민고민하던 중에 좋은 생각이 났다.

자기에게는 가진 것이 없지만 남들에게 빌릴 수는 있을 것 같았다.

하루 종일 돌아다니면서 옷도 빌렸고 넥타, 모자, 구두도 빌렸다.

심지어 정원이 딸린 집도 빌렸고 하인도 한 명 빌렸다.

실제 연극 중에서는 관객석을 다니면서 이것저것 다 카지노 쿠폰다.

그런데 빌리는 조건이 하나 있다.

정해진 시간이 지나면 빌렸던 것을 되돌려줘야 한다.

어쨌든 이 청년은 빌린 것들을 가지고 꽤 멋있게 치장을 했고 신붓감을 찾는다는 광고를 내서 아리따운 아가씨를 만났다.

이 청년을 만나러 가기 전에 처녀의 어머니는 돈이 많은 사람이면 청혼을 받아들이고 그렇지 않은 것 같으면 청혼을 거절하라고 단단히 타일렀다.




드디어 두 사람이 만났을 때 여자는 남자가 꽤 맘에 들었다.

얼굴이 반반했고 차려입은 모습도 귀티가 났다.

정원 딸린 집과 옆에 서 있는 하인을 보니 분명 부자가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이런 남자라면 어머니의 기대에도 충족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두 사람이 알콩달콩 이야기를 하면서 사랑의 싹이 트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 하인이 총각의 모자를 뺏어가 버렸다.

남자는 하인의 무례한 태도를 꾸짖지 않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대했다.

여자는 의아했다.

그런데 하인이 이번에는 남자의 멱살을 잡더니 넥타이를 빼앗았다.

그때도 남자는 대항하지 않았다.

시계만 바라보고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하인은 구두도 빼앗았고 겉옷도 빼앗았다.

자동차도 빼앗겼고 여자가 그렇게 예쁘게 보았던 정원 딸린 집도 빼앗겼다.

걸치고 있었던 모든 것을 다 빼앗긴 남자는 빈털터리의 알몸으로 남겨졌다.




이게 무슨 일이냐는 여자의 물음에 남자가 대답을 한다.

사실은 자신이 가졌던 모든 것은 카지노 쿠폰 것이었다고.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돌려주어야 하는 것들이었다고.

하인이 빼앗아간 게 아니라 시간이 되었기 때문에 돌려준 것이라고 했다.

자시은 원래 빈털터리의 백수였다고 고백을 했다.

처음에는 이렇게 카지노 쿠폰 것들을 가지고 폼 잡고 살려고 했는데 시간이 지나 카지노 쿠폰 것들을 되돌려 주면서 깨달은 게 있다고 했다.

세상에 태어나면서 뭘 가지고 온 사람이 없고 다들 한평생 빌려 쓰다가 되돌려 주고 가는 것 아니냐고 했다.

자신에게 있는 것은 모두 카지노 쿠폰 것이고 ‘덤’으로 얻은 것이기 때문에 조심히 잘 사용하다가 깨끗한 상태로 돌려주어야 한다고 했다.

남자는

“인생은 모두 덤이잖아요.사랑도 덤인데 내가 당신을 빌려 사랑을 하다가 언젠가 시간이 되면 공손히 되돌려 드릴게요.당신은 나의 소중한 덤입니다.”

라고 고백을 한다.




고작 해봐야 열 장 남짓한 연극 대본인데 읽는 동안 마음에 ‘쿵’ 울림이 왔다.

나는 지금까지 늘 내 것, 내 것 하면서 살아왔다.

내가 가진 것을 내 것이라고 하였고 남이 가져가지 못하도록 꼭 감싸 쥐며 살았다.

내가 아직 갖지 못한 것은 언젠가 내 것으로 만들려고 아등바등하며 살아왔다.

내 것을 꽤 많이 모은 줄 알았다.

하지만 여전히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다.

부지런히 모으고 모아도 다 모으지 못할 것 같다.

평생 내 것을 만들려고 애쓰다가 갈 것 같다.

이게 뭔가? 그런데 이강백 선생이 가르쳐줬다.


“카지노 쿠폰 거야, 네 것이 아니고 잠깐 카지노 쿠폰 거야.

원래 너는 아무것도 없었는데 이것저것 걸쳤으니까 네 삶은 통째로 덤이야.

근데 시간이 지나면 카지노 쿠폰 것은 다 되돌려줘야 돼.

언젠가는 되돌려줘야 하니까 그때까지 깨끗하게 사용해야 돼.

네 것이 아니라 카지노 쿠폰 거니까 돌려줄 때는 깨끗한 상태로 돌려줘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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