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지금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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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슴푸레 Jan 31. 2025

온라인 카지노 게임 내리면 생각나는 사람

잔눈발로 사방이 뿌옇다. 순식간에 눈이 쌓인다. 저 눈을 다 어찌 치우시려나. 행여 미끄러져 다치시기라도 하면 어쩌나. 아파트 단지를 내려다보는 눈은 어느새 두 분이 계시는 서산을 향한다.


설날 연휴, 서해안엔 폭설이 내렸다. 우리가 서울로 올라간 후로 30cm도 넘는 눈이 더 왔다고 했다. 우리 딸 전화했었네. 눈이 너무 많이 와서 길만 내놓고 지금 들어왔다. 전화 통화가 안 돼 걱정하고 있는데 엄마한테카톡이 다.


-놔둬라. 또 쌓일 건데 그냥 둬.

-여기까지만 하고요. 추운데 들어가세요.


뒤돌아보면 다시 쌓이는 눈. 내리는 즉시 얼어붙는 눈. 눈삽 모서리로 눈을 깨자 금이 갔다. 드르르륵. 드르르륵. 눈삽을 힘주어 밀고 가한쪽에 눈을 던졌다. 눈썹에 살얼음이 맺혔다. 2시간이 조금 못 되게 눈을 치웠다. 앞마당을 다 쓴 남편이 뒷마당으로 건너와 언덕바지를 치웠다. 눈은 그치지 않았다.


-서울 갈 수 있을까.

-가 봐야지.


하루 더 있다 가면 안 되겠냐는 말이 턱 밑에서 부딪쳤다.


눈은 매해 내렸지만 생각나는 사람은 달랐다. 소복소복 눈이 쌓이면 20대 땐 연인 생각으로 설렜다. 30대 땐 아이들과 눈사람을 만들지 못하고 일하는 게 미안해 사무실 창문을 연신 힐긋거렸다. 40대가 되니 여든가까운 두 분의 굽은 등이 떠올라 마음이 짠하다.


눈은 그리움을 몰고 다.어떤대상향한그리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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