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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재열 여행감독 Mar 17. 2025

무료 카지노 게임는 어떻게 일본 료칸의 역사를 다시 썼나

호시노 카이 키누카와/가와지, 호시노 리조트 아오모리야 이용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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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노 료칸 도장깨기 3회 차, '호시노리조트 아오모리야'


호시노 료칸 도장깨기 삼아서 '호시노리조트 아오모리야'에 다녀왔다(아오모리 설국 료칸기행 중에). 호시노 그룹의 료칸은 호시노야(럭셔리급)/호시노 카이(프리미엄급)/호시노리조트(셀렉트급)로 등급이 나뉜다. 마치 하얏트 호텔이 파크하얏트와 그랜드하얏트 그리고 하얏트리젠시로 등급이 나뉘는 것과 비슷한 구분법이다.


올겨울에 일본 도호쿠 지역으로 설국 료칸기행을 3번 진행했는데, 역시나 호시노 그룹의 료칸에 대한 반응이 가장 좋다. 확실히 호시노는 일본 료칸계의 지배종이다. 다음 료칸기행에서도 호시노 계열의 료칸을 한 곳 정도는 꼭 넣으려고 한다. 단순히 비싼 고급리조트라서가 아니다. 전통을 계승하면서 어떻게 현재화하고, 어떻게 돈값을 하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아직 호시노 그룹의 료칸은 충분히 경험하지 못해 보았다. 특히 럭셔리급인 호시노야에서 숙박해 보지 못했다. 지금까지 호시노 카이 키누카와, 호시노 카이 가와지, 호시노리조트 아오모리야를 가보았다. 가본 곳 중에서 아오모리야가 호시노 스타일이 가장 옅은 곳인 것 같다. 다른 두 곳은 기존 료칸의 리뉴얼해서 51% 이상 호시노 스타일을 구현했다면 여긴 49% 이하라고 봐야 할 듯.


아오모리야는 다른 호시노 료칸과 달리 미니멀한 지향성이 덜하고 규모가 커서 그런지 좀 시장 바닥 같은 느낌이었다(그렇다고 나쁜 의미의 시장바닥은 아니다. 짜임새 있는 전통시장을 구경하고 온 느낌이다). 리뉴얼의 정도도 약해서 기존 료칸들과 차별화 지점도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호시노는 호시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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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를 끝없이 변주해서 각인시키는 무료 카지노 게임 스타일


사람이 많은 분주함을 강점으로 승화한 호시노의 저력이 엿보이는 곳이 아오모리야의 뷔페식당이다. 돌이켜보면 가리바와 새우와 참치 일변도의 단조로운 식자재를 사용한 저녁메뉴였는데, 장터처럼 잘 펼쳐 놓아 무척 풍성한 메뉴로 식사를 했다는 느낌이 들게 만들었다. 여러 해산물을 억지로 늘어놓지 않고 이곳 특산물인 가리비를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해서 맛있게 먹도록 이끌었다.


오래전에 긴자(아니 롯폰기였나?)에서 비슷한 분위기의 전통 식당을 간 적이 있다. 영화 <킬 빌의 촬영 장소 중 하나였던 그 레스토랑도 일본 전통시장의 분위기를 인테리어로 끌고 들어와서 그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즐기도록 했다. 뷔페식당 밖에는 네부타 연등 장식이 료칸 곳곳을 장식해서 잔칫집 분위기를 더했다.


호시노의 강점은 주제를 다양하게 변주해서 계속 반복해 각인시키는 부분이다. 식자재인 가리비를 다양한 방식으로 요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테리어와 소품에서도 주제의식을 반복해서 전달했다. 여기의 테마는 조랑말과 등불 공예와 사과다. 이 세 가지가 료칸 곳곳에 다양한 형태로 장식되어 있다. 그래서 방문자가 이 고장의 아이콘을 기억하게 만들었다.




누려보지 못한 자의 고급 vs 누려본 자의 고급


얼마 전 ‘어른의 여행, 트래블러스랩’ 회원들을 대상으로 일본 료칸기행 설명회를 가졌다. 통상적인 일본 패키지여행보다 25%~33% 정도 비용을 더 들여 스펙을 끌어올리면 상당히 만족스러운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골자였다. 일본의 고급 숙소들이 어떻게 돈값을 하는지는 경험해 볼 필요가 있는 일이다.


한국의 숙박이 콘도/펜션/러브호텔 등으로 시대를 역주행하는 동안 일본의 숙박산업은 얼마나 성장/성숙했는지를 보여주는 예로, 호시노 계열 료칸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설명했다. 한국은 라이프스타일이 변해가면서 콘도와 펜션이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일단 단체여행이 줄고 여행지에서 직접 음식 해 먹는 문화가 사라지면서 콘도와 펜션의 조리시설은 계륵이 되었다.


일본은 수백 년 전의 숙박 공식이 아직도 통용되고 있다. 다이묘의 본진으로 활용하던 고급 료칸, 사무라이들의 숙소인 보통 료칸 그리고 짐꾼들의 숙소인 민숙. 모두 온천욕과 저녁식사를 제공해서 여행 중 대부분의 시간을 숙소를 중심으로 보내게 된다. 일본 숙소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 숙소에 일찍 들어와서 일단 온천을 한 번 하고 유카타로 갈아입고 식사를 하는 것이 기본 패턴이 되었다.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과 핀트가 어긋난 한국의 숙소와 수백 년 동안 가치를 유지하는 일본의 숙소의 또 다른 차이는 누려보지 못한 자들이 구현하는 고급과 누려본 자들이 구현한 고급의 차이다. 누려본 자의 고급은 자신감으로 가득하다. 호시노 료칸을 이용하다 보면 그 차이를 절감하게 된다(운남 인문기행에 가보았던 중국 부띠끄 호텔에서도 그런 자신감이 엿보였다).




일본 료칸계의 전설이 되다


일본 료칸계의 전설이 된, 일본 숙박업계의 백종원, 요시하루는 코넬대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했다. 그는 하얏트나 힐튼 매리어트 아코르 IHG 등 글로벌 호텔 그룹이 그렇듯 경제적 등급과 숙박 취향에 맞춰 브랜드를 세분화했다. 또한 일본 료칸의 강점인 지역의 특색을 살리고 지역 식자재를 재해석한 요리를 개발하는 데에도 매진했다.


어떻게 기존 료칸을 리노베이션 했나 궁금했는데, 직접 숙박해 보니 더한 것보다 뺀 것이 더 눈에 띄었다. 일단 료칸 로비와 방에서 ‘예술’을 거세했다. 그 부분이 돋보였다. 보통의 료칸은 오너의 예술 수집품들을 과시한다(혹은 골동품). 그런 쇼룸이 요시하루에게는 철 지난 트로트처럼 보였나 보다.


뽕끼를 걷어내고 그 자리에 통기타를 놓았더니 사람들이 스스로 연주를 한다. 카와지에선 흔한 민예품도 전시하지 않고 맷돌 몇 개 놓고 지역 특산물인 콩을 갈아보라 하고 닥종이를 만들 수 있도록 종이 걸러낼 물을 채워 놓았다. 마치 야나기 무네요시의 민예론을 구현해 놓은 것처럼.


키누카와에선 입구에서 로비까지 푸니쿨라를 연결해서 회랑효과를 두려 했다. 극장에 들어설 때 공연장과 바깥 공간 사이의 중립 공간인 회랑이 확실한 단절을 시켜주는데 비슷한 효과를 느낄 수 있었다. 서양의 화려한 공연장들이 이런 회랑효과를 위해 공간을 설계하는데 호시노 그룹의 료칸에서 자주 목격되는 클리셰다.





삼성전자가 일본 전자회사를 제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장점을 철저하게 분석했기 때문이다. 우리 관광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장점을 넘어서야 한다. 호시노 카이 숙소를 이용하고 없앤 것/더한 것/유지한 것을 재정리해 보았다(카와지의 경우는 이랬는데, 키누카와는 일부 달랐다).


@ 없앤 것 :


1) 자판기를 뺐다.

2) 보온병을 뺐다.

3) 방에서 그림을 뺐다.

4) 오너 컬렉션을 뺐다.

5) 유카타를 뺐다. (정확하게는 ‘생활 유카타’로 바꾸고 바지를 입혔다)


@ 새롭게 들인 것 :


1) 버틀러 서비스와 웰컴 드링크

2) 마루 방식의 침대

3) 넓은 소파

4) 선물용 보자기

5) 맷돌과 닥종이 체험


@ 유지한 것 :


1) 방 안의 탁자.

2) 탕의 옷바구니.

3) 머리에 얹는 작은 수건(대신 기능성 소재로).

4) 향토 식재료(인테리어로도 활용)

5) 다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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