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추픽추 가는 길에 거쳐가는 도시다. 잠깐 마추픽추에 가는 여정을 설명하면, 한국에서 페루 수도 리마까지 비행기로 날아와서(직항은 없으니 경유편으로), 리마에서 쿠스코로 다시 비행기를 타고 와서, 쿠스코에서 올란따이땀보를 기차로(우리처럼 비수기인 우기에 가면 기차 운행을 안 해서 단체버스로) 가서, 올란따이땀보에서 마추픽추 아랫마을까지 다시 기차로 가서, 마추픽추 아랫마을에서 셔틀을 타고 마추픽추로 간다.
마추픽추는 정말 어프로치가 좋지 않은 여행지다. 그래도 가게 된다. 왜? 마추픽추니까! 마추픽추로 가는 기나긴 여정에서 올란따이땀보는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는 곳이다. 일단 쿠스코에서 올란따이땀보에 이르는 길의 목가적인 풍경이 매력적이다. 운남 인문기행에서 보았던 전원풍경과 흡사한데 빠져드는 풍경이다. 올란따이땀보에도 잉카 유적지가 있는데 마추픽추만큼 충분히 매력적이다.
# 쿠스코 (페루)
남미여행의 시그니처 관광도시다. 일단 와꾸가 좋다. 잉카 왕국이 바닥을 잘 다져놓았고, 스페인이 식민지배를 위해 시설을 많이 지어 놓았다. 그래서 하드웨어가 좋아서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운영해도 빛이 나는데, 관광객들이 쿠스코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 놓았다. 가만히 도시에만 있어도 에너지를 받는 도시다.
이제 노구의 몸이 되어서 그런지, 해발 3300에서 그렇게 술집이 많고 클럽이 많은 것에 놀랐다. 젊은 것들은 여기 와서도 저렇게 노는구나, 감탄했다. 유명 알파카 브랜드가 많아서 기웃거리게 되는데 나도 결국 두 개나 사게 되었다. 그래도 워낙 소재가 좋아서 잘 샀다는 생각이 든다. 남미여행 동안 유용하게 입었다.
# 우유니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사막은 너무나 아름답지만 그 배후카지노 게임인 우유니는 대체로 우울했다. 도로포장이 되지 않아 우기에는 진창길이다. 그 진창길 가에는 주인 없는 들개들이 너무 많아서 위험해 보였다. 우유니가 얼마나 오지인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이 척박한 곳에 우유니 소금사막을 보려는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카지노 게임가 관광객들에게 산소호흡기를 대고 있는 형국.
칠레는 국토가 긴만큼 카지노 게임가 서로 이질적이었다. 닮은 듯 달랐고, 다른 듯 닮았다. 그 카지노 게임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단어를 찾아보자면 '고독'이 아닌가싶다. 넓은 국토에서 서로 부대낄 일 없이 살아온 사람들 특유의, '오래된 고독'이 엿보였다. 여행 후반부에 인구밀도가 적은 파타고니아 지역에 가서 더 그렇게 느낀 것 같기도 하고.
# 아타카마 (칠레)
국경의 터널을 지나자 눈의 고장이었다, 라는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의 문장일 빌리자면, 아타카마는 국경의 터널을 지나자 소금의 고장이었다. 우유니 소금사막처럼 여기도 드넓은 소금광산이 버티고 있었다. 의욕만 넘치고 디테일이 부족한, 포비님은 한 낮의 사막, 그 중에서도 소금사막에 우리를 데려다 주었다. 이제 굴비될 일만 남은건가?
일행 중 한 명이 화장실이 급하다고 해서 그걸 핑계로 그 소금지옥을 빠져나왔다. 한국 돌아가서 염전할 것도 아닌데, 우유니 소금사막도 보고 온 우리에겐 별책부록 정도일 여행자들의 카지노 게임. 아타카마 사막의 관문 카지노 게임. 칠레의 소카지노 게임 중 가장 매력적인 곳. 여유가 있어 보였고 뭔가 과하지 않아 보여 좋았다. 
# 산안토니오 (칠레)
우리의 인천항 격인 칠레의 산업항이다. 수도 산티아고의 물류를 담당한다. 카지노 게임 입구부터 어마어마하게 막혀서 크루즈 탑승에 애를 먹었던 곳이다. 덕분에 가난의 풍경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두루 돌아보지 못해 카지노 게임의 다양한 결을 보지는 못했는데, 타일을 가미한 벽화는 매력적이었다.
# 푸에르토 몬트 (칠레)
첫 번째 크루즈 기항지였다. 부두 앞 어시장이 특히 매력적이었다. 시간이 부족해 망치조개 데친 것과 성게알만 먹었는데, 식감과 감칠맛이 좋았다. 특히 성게알은 잊지 못할 맛이었다. 한국/일본 가격의 1/10 정도였는데 맛은 더 좋았다. 선창가 쪽을 가볍게 산책해 보았는데 한쪽에 나름 신카지노 게임가 개발되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안쪽 길로 걸어보려고 했는데 청소원 아주머니가 위험하다고 해서 놀랐다. 낮 시간인데...
# 푸에르토 푸르틸라/옥타이 (칠레)
푸에르토 몬트에서 내륙으로 들어가 앙키우에(Lianquihue) 호숫가에서 만날 수 있는 도시다. 첫 번째 만나는 도시는 푸에르토 바라스인데 이곳은 그냥 지나쳤다. 푸에르토 푸르틸라는 독일인들이 만든 정착촌이라는데, 루마니아에서 본 나무판 지붕과 비슷한 것이 보여서, 작센인들이 이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독일에서 볼 수 있는 목가적인 풍경 그대로 재현되었다. 마을 공유 시설로 쓰는 문화센터가 호반에 있었는데 유럽 어느 곳의 건물보다 현대적이었다.
푸에르토 옥타이에서는 스페인식 아사도 식당에서 모듬 바비큐를 먹었다. 별 생각없이 단지 숯불 바비큐 하는 곳이어서 들렀는데 맛이 상당히 좋았다. 특히 육질이 인상적이었다. 독일인들이 호수 주변에서 목장을 많이 운영했는데 소의 품종 개략이 잘 된 것 같았다. 목장의 풀이 풍성해서 그런지 한 구역에 방목하는 소의 수가 유난히 많았다.
# 푼타 아레나스 (칠레)
크루즈선의 두 번째 기항지다. 칠레의 최남단 카지노 게임인데 안타깝게도 세계에서는 두 번째다.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가 첫 번째인데, 둘의 관계는 마라도와 가파도 정도의 차이인 것 같다. 실제로는 별 차이 안 나는데, 1등이냐, 2등이냐에서 엄청난 차이. 물론 지형의 차이도 있다. 우수아이아가 설산 아래 있어 풍광이 좋은 반면 푼타 아레나스는 평지여서 다소 평범했다. 크루즈에서 내려 바로 토레스 델 파이네 지역으로 가느라 자세히 들여다볼 시간이 없었다. 이곳 역시 푸에르토 몬트와 마찬가지로 크루즈 터미널 인근에 어시장이 조성되어 있었는데 훨씬 옹색했다.
# 푸에르토 나탈레스 (칠레)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의 관문카지노 게임다. 푼타 아레나스에서 차로 세 시간 정도 걸린다. 오는 동안 내내 평원인데, 푸에르토 나탈레스에 이를 즈음이 되면 멀리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의 설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마 내년 파타고니아 트레킹을 위해 다시 찾게 될 것 같다. 아타카마처럼 여행자를 위한 거리가 활발하지는 않은 듯 보였다. 트레킹 여행가들의 휴식에 초점을 맞춰진 곳.
# 우수아이아 (아르헨티나)
풍광에서는 단연 우수아이가 남미 탑이다. 크루즈선을 타고 이 도시에 다가갈 때 뾰족한 설산들이 사천왕처럼 호위하고 그 안에 아늑하게 도시가 들어선 모습이 마치 선계에 들어서는 기분이었다. 크루즈 기항도시로서도 우수아이아가 가장 멋진 것 같다. 언덕진 항구도시라 샌프란시스코를 연상시키는데, 물가도 샌프란시스코였다. 지인이 킹크랩을 사주었는데 조금 과장해서, 킹크랩 잡을 배 한 대 살 정도였다(그래도 킹크랩 맛은 좋았다). 저녁 때 먹은 아르헨티나 소고기 스테이크는 그래도 가격이 합리적이었다.
# 푸에르토 마르딘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즐기는 곳이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이 일부러 올 정도는 아닌, 푸에르토 마르딘의 풍경이 딱 그랬다. 괜찮은 해변도시지만 이 정도 해변이야 남미 어디든 있는 그 정도의 해변이었다. 하지만 그래서 더 좋았던 것 같다. 특별한 것 없이 여유 있어 보이는 곳, 라트비아 유르말라 해변이나 모로코 에사우이라 해변과 비슷한 분위기였다. 여기서 느긋하게 차도 마시고, 아르헨티나 와인 곁들여 해산물 빠에야도 먹고, 맥주도 한 잔 하고, 좋았다.
# 스탠리 (영국령)
섬의 분위기는 아이슬란드 크루즈 때 들렀던 스코틀랜드의 섬 려윅과 비슷했다. 크루즈선이 이 외딴 섬에 들르는 것은 포클랜드의 로비 때문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항로를 돌아서 들를 이유가 있는 섬은 아니었다. 그런데 가까운 곳이 적성국 아르헨티나여서 고립된 이곳이 적극적으로 크루즈 선사에 구애를 해서 들른 것 같았다. 그래도 황량함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나름 매력적인 섬일 것 같다. 언덕 위의 초지에서 조용히 바람 좀 맞고 돌아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