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대하여(On Life)
삶이란 어쩌면 모래시계 같은 것이 아닐까
살다 보면 참 다양한 카지노 게임을 만나게 된다.
누군가는 삶의 가장자리에서 거칠게 살아가는 이들이고,
또 누군가는 말 한마디, 눈빛 하나로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인생이란 이렇게 폭이 넓은 사람들의 스펙트럼 속을 걸어가는 일이기도 하다.
문제는 그 다양성 앞에서 내가 얼마나 유연할 수 있는가이다.
카지노 게임이 나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화가 치밀어 오를 때가 있다.
때론 내가 쌓아온 질서와 기준이 무너지는 것 같은 불쾌감이 밀려오기도 한다.
그런데 돌아보면 그런 감정의 이면에는 어쩌면 ‘내가 옳다’는 자만심이 숨어 있지는 않았을까 싶다.
그러면서 생각한다.
‘나와 같지 않음’이 꼭 불편한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이 삶을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숨은 축복인지도 모른다.
세상엔 나와 다른 카지노 게임이 있어 내가 미처 보지 못한 세계를 열어주고,
나의 단편적인 시선을 부드럽게 흔들어주는 존재들이 있다.
그래서 다름은 틀림이 아니며, 오히려 풍성함이다.
하지만 예외는 있다.
다른 게 아니라, ‘틀린’ 카지노 게임 말이다.
타인을 배려하지 않고, 자기 주장만을 반복하며,어떤 상황이든 자신에게 책임은 없다고 믿는 카지노 게임.
자신이 해결할 수 있는 일조차 외면하며,다른 이의 시간과 마음을 함부로 쓰는 카지노 게임 말이다.
어제는 그런 이들을 몇 만났다.
마음이 불편해졌고,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하지만 나는 결심했다.
이제는 그들의 무례함을 내 마음에 담아두지 않기로.
생각해보면 그들은 내 인생에 잠시 스쳐가는 카지노 게임이다.
다시 만날 가능성도 거의 없다.
그런 이들로 인해 내 마음을 상하게 두는 일은결국 내 안에 상처 하나를 더 늘리는 일에 불과하다.
그래서 조용히 놓아주기로 했다.
그 어떤 응답도 하지 않기로, 그 어떤 감정도 남기지 않기로.
그러면서 문득,
인생이란 무엇일까를 생각했다.
삶이란 어쩌면 모래시계 같은 것이 아닐까.
바닥에 떨어져 내린 모래알처럼,
하루하루 흘러내리는 시간 속에서우리는 늘 새로운 카지노 게임을 만나고, 새로운 감정을 겪는다.
그 흐름은 때로 헛도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사실은 모두 의미 있는 선회이며 회전이다.
돌고 돌아,
우리는 어제보다 조금 더 너그러워지고,
조금 더 비워지고,
조금 더 단단해져 간다.
그렇게, 삶은 오늘도 조용히 모래알을 떨어뜨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