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마드리드 아토차역
스페인이라는 영어 이름보다 에스파냐라는 스페인 이름이 더 이국적입니다.
이제 안달루시아주의 말라가로 가는날입니다.
북쪽 아라곤 지방의 사라고사에서 남쪽 끝의 말라가까지는 자동차로 약 850km로 제법 먼 거리지만 고속 열차를 이용하면 약 4시간이면 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동해야 하는시간에는 디렉트가 없어서마드리드에서 카지노 가입 쿠폰를 환승할예정입니다.
말라가 일정은 열흘, 보통은 침실이 2개인 곳에 머물지만 이번엔 특별히 침실이 3개 있는 숙소를 예약했습니다.
머무는 날짜가 길다 보니 각자 프라이빗한 시간을 즐기며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말입니다.
세비야, 네르하, 프리질리아나, 까사레스, 론다, 마르베야, 미하스, 그라나다, 톨레도, 바야돌리드, 세고비아 등 가볼 곳이 꽤 많습니다.
자동차도 렌트했으니 하루하루 아름다움을 천천히 즐겨볼 참입니다.
사라고사 델리시아스(zaragoza Delicias) 역에서 아침 9시 기차를 타고 10시 35분 마드리드 아토차(Estación de Madrid Atocha ) 역에 도착했습니다.
한 시간 후인 11시 35분에 말라가로 가는 기차를 타면 됩니다.
1시간 여유가 있지만 식당을 이용할 만큼은 아니니 간단하게 요기를 했지요.
마드리드 아토차는 스페인에서 가장 큰 역입니다.
2022년 기준 하루 이용자수 6만 5천 명, 거대한 식물원과 쇼핑센터까지 있어 마치 공항 같은느낌입니다.
중앙홀은 각각의 플랫폼으로 연결되는 계단과 에스컬레이터가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고 기차를 타기 전에 공항에서처럼 수하물을 검사하는 엑스레이에 통과시켜야 합니다.
이번 여행을 함께 하는 친구 두 명과 나, 우리 셋은 무척 계획적인 성향입니다.
어디를 가든 미리미리 준비해서 일찍 도착하고 동선도 미리미리 알아두는 스타일이다 보니 실수가 없지요.
그날도 11시쯤, 전광판에서 기차 시간을 확인하고 플랫폼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리고 약 10분쯤 지났을까요? 뭔가 이상합니다.
우리가 탈 기차는 Ave, 즉 고속열차인데 우리가 서있는 플랫폼은 레지오날레, 즉 국철 같은 열차들이 주로 도착하는 겁니다.
게다가 플랫폼의 전광판에는 말라가행 기차의 출발 시간은 같은데 열차번호가 달랐지요.
간혹 열차 번호가 바뀌는 경우도 있지만 뭔가 불안함이 느껴졌습니다.
하필 주변에는 역무원도 보이지 않아 급한 대로 한 젊은이에게 티켓을 보여주며 물었지요.
그 플랫폼 역시 말라가로 가는 기차를 타는 곳이 맞지만 쉽게 말해 완행열차라는 겁니다.
그러니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다시 위로 올라가서 찾아보라고 하더군요.
갑자기 마음이 급합니다.
아니 가슴이 콩닥콩닥 떨리기 시작했지요.
승차 시간까지는 채 15분도 남지 않았거든요.
급히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역무원에게 플랫폼을 물어보았습니다.
그도 잘 몰랐던지 우리가 올라왔던 곳으로 가라는 겁니다.
공교롭게도 말라가로 가는 완행열차와 고속 열차의 출발 시각이 같아서 그도 혼돈했던 것이지요.
다시 전광판을 찾아 우리가 타야 할 열차 번호가 써진 플랫폼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그곳이 어느 쪽인지 알 수 없습니다.
워낙 넓기도 하고 시간이 촉박하니 아무리 침착하려고 해도 혼이 나간 것 같습니다.
겨우 방향을 확인하고 나서 무거운 캐리어 바퀴를 굴리며뛰어갔습니다.
플랫폼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도착했을 때장벽이 떡하니 가로막습니다.
1초가 아쉬운상황인데수하물을 스캔하는 엑스레이기를 넘어가야 하니까요.
이미 끝났구나 싶었습니다.
역무원이 우리의 카지노 가입 쿠폰티켓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세상 무표정하게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습니다.
'이 카지노 가입 쿠폰 조금 전에 떠났어요. '
그렇습니다.
온몸의 힘이 다 빠져나갔습니다.
허망했지요.
우리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는구나 싶었습니다.
숱하게 많은 여행을 하며 셀 수 없이 많은 기차를 타고 국경을 넘나들었지만 단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는데 말입니다.
얼굴과 등에는 땀이 흘러내렸고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습니다.
혹시나 조금이라도 환불받을 수 있을까 오피스를 찾아갔지만 예상대로 환불금은 없었습니다.
그 티켓은 약 3개월 전 구매한 가장 저렴한 요금으로 취소 환불이 되지 않는 조건이었기 때문이지요.
이럴 때는 빨리 포기할수록 정신 건강에 이롭습니다.
어플을 열어 다음 카지노 가입 쿠폰를 확인했더니 1시간 후에 같은 고속 열차가 있습니다.
그러나 티켓 값은 무려 3배,
놓친 카지노 가입 쿠폰 76.35유로였는데 그날 현장에서 다시 구매한 티켓은 254.4유로입니다.
약 40만 원의 예기치 않은 지출이 생긴 것입니다.
물론 아까웠지만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카지노 가입 쿠폰가 바로 있다는 것이 다행이고 감사하다며 긍정적으로 생각했지요.
그동안 저렴하게 카지노 가입 쿠폰를 잘 타고 다녔고 누군가 다치거나 뭘도둑맞은건 아니니까요.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는 날이 있다더니 바로 그날 우리가 그랬습니다.
호스트에게 카지노 가입 쿠폰 문제가 생겨 늦어지겠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일찌감치 플랫폼으로 들어갔지요.
이젠 절대 놓치지 않으리라면서요.
보상이라도 받듯 말라가의 숙소는 모던하고 깔끔했습니다.
새하얀 시트와 모노톤으로 꾸며놓은 침실, 넓고 편리한 주방 집기들, 시가지가 보이는 발코니 등 모든 게 만족스러웠지요.
각자 방에 들어가 짐가방을 풀었습니다.
캐리어안에서 숨도 못 쉬고 접혀있던 옷들을 꺼내어 하나씩 옷걸이에 걸고 스프레이를 뿌려 구겨진 주름도 폅니다.
콧노래가 저절로 흥얼거려집니다.
그렇게 마드리드 역에서 생긴 마음의 주름도 펴졌습니다.
다음 날은 LJ의 생일, 이국에서 맞이하니조금 더 특별합니다.
미역국을 끓이고 엉성하지만 잡채도 조금 만들었습니다.
통통한 새우를 마늘과 버터에 볶고 샐러드도 곁들였지요.
시폰 케이크에 초를 꽂고 와인도 따랐습니다.
그리고 미리 준비해 간 파티용 헤어밴드와 선글라스로 화룡점정.
조촐하지만 사랑이 가득한 생일상이 차려졌습니다.
'Happy Birthday to you, Happy together~'
어느 여배우의 말마따나 아름다운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