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경험을 신뢰하고 재해석하는 관점에서 커리어가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자신의 경력을 물경력이라고 여기곤 합니다. 지극히 꼰대 같은 관점이지만, 저는 박스 안 사고방식이 물경력을 만든다고도 생각이 듭니다. 물론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를 제외한다면 저는, 내 스스로 나의 경험을 신뢰하는데서 비로소, 경력이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나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다른 사람에 대한 설득이 가능할리가 없습니다. 스스로 숨기는 경험에서는 좋은 에너지가 나오지 않습니다.
나의 경험을 신뢰하고 새로운 직군 또는 포지션의 문법으로 재해석하는 데서 경력의 연결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단, 재해석하고 리프레이밍하는 과정은 필요합니다. 내가 나의 일에서의 경험을 차곡차곡 회고하면서, 목표와 현재를 낱낱히 연결하는 분들이 커리어를 이어내는 것을 많이 목격해왔습니다. 이전 직군의 경험이 100% 새로운 직군으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일의 핵심을 관통하는 원리와 영향력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결국은 연결점을 만들어내야만 합니다. 그걸 만드는 과정이 리프레이밍이고, 커리어를 정의하는 원리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완벽히 선형적인 커리어는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또 내가 그런 스타일이 아니라면, 선형적인 커리어 루트는 나의 시장이 아니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현재를 바탕으로, 다음 스테이지로 가려는 전략적인 노력을 하는 사람에게는 기회가 연결되고 잡아내며, 또 때로는 기회를 뚫어내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반면에, 현재와 과거의 경험을 스스로 무시하고, 새로운 경험과 시작점만을 추구하는 경우에는 오히려 늪에 빠지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탐색만 계속하는 겁니다. 저는 커리어에서 탐색을 하는 단계도 있지만, 하나의 길에 대해서 끈질지게 몰입하는 단계도 분명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탐색만 하는 분들이 ‘커리어’ 를 이어가는 걸 저는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물경력이라고 생각하면 물경력의 늪에 빠지고, 현재와 목표를 연결하려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커리어로서의 연결점이 오는 것 같습니다. 관점과 태도를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서, 내 스스로의 경험과 경력을 어떤 렌즈로 바라보는냐에 따라서 굉장히 많은 것이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바꿀 수 없는 나의 지난 커리어를 사랑하고 그 안에서 ‘경험을 해봐야만 알 수 있는 것’ 들을 뽑아내보시길 권장합니다. 그러면 경력이라는 숫자 이외에, 경험이 아니고서는 나올 수 없는 단단한 무언가가 있을 겁니다.
저는, 그것들이야말로 이질적으로 보이는 커리어의 단면들을 이어내는 반전의 요소들이라고 봅니다. 성공적으로 커리어를 밟아가는 사람들이 가지는 무언가의 힘이라고 여깁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내 스스로 나의 경력을 사랑하고 그 안에서 해내고야 만 것들을 끄집어내는 데서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