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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홍 Apr 15. 2025

카지노 게임 추천의 일기

2022년 3월 10일 ~ 12일

문득 2022년 3월의 카지노 게임 추천이 떠올라 브런치에 썼던 글(당시 '무쓸모의 쓸모'라는 제목으로 매일 글을 발행했더랍니다)을 다시 읽어 보았습니다. 5년이 3년으로 앞당겨졌지만 왠지 기분은 씁쓸했습니다. 우리가 믿었던 많은 것들이 우리의 신뢰를 저버렸습니다. 사회 지도층, 고위 공직자의 민낯이 민망할 정도로 낱낱이 드러났습니다. 한 번 더 절실하게 깨닫습니다.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건 평범한 다수라는 걸 말입니다.


<2022년 3월 10일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Elizabeth Kubler-Ross), 스위스 태생 미국 정신과 의사 (1926 ~ 2004)

'죽음의 여의사'라 불리는 그녀의 별칭은 30년 이상 죽음을 연구한 이에게 따르는 마땅한 호칭이라고 사람들은 생각카지노 게임 추천. 하지만 정작 그녀는 자신의 연구를 '삶의 의미를 밝히는 일'이라 여겼다. 그녀는 죽어가는 이들과의 수많은 대화를 통해 '어떻게 죽느냐'의 문제가 삶을 의미 있게 완성하는 중요한 과제임을 깨달았다. '슬픔의 5카지노 게임 추천'는 퀴블러 로스가 죽음의 카지노 게임 추천에 이른 환자들을 이해하기 위한 목적에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죽음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슬픔을 이해하는 데에도 적용되고 있다. 슬픔의 5카지노 게임 추천는 다음과 같다.


부정

"OMG, 이럴 리 없어! 뭔가 잘못된 거야!" 가장 먼저 반응은 상황을 부정하는 것이다. 상실이 발생했다는 것을 거부하는 단계다.


분노

"내가 뭘 잘못했다고 이런 일이 생긴 거지!" 극도의 분노 상태는 나와 타인을 모두 겨냥한다. 상실이 왜 일어났는지 끊임없이 질문하는 단계다.


타협

"아! 내가 조금 더 잘할 걸…." 죄책감이 들기도 하고 만약이라는 가정도 자주 하게 된다.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리라는 현실을 깨닫지만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때로는 상황 판단을 미루려고 한다.


우울

"다 끝났어!" 웃음을 잃고 말이 없어지고 맥락 없이 눈물이 흐르기도 한다. 절망의 한가운데서 홀로 고립되어 사람들로부터 멀리 떨어지고 싶어 한다.


수용

침묵. 상실을 받아들이는 카지노 게임 추천다. 감정 기복 없이 차분하게 자신의 마음을 추스르는 카지노 게임 추천다. 어쨌든 생은 계속되어야 하기에….


대선 개표 결과를 늦게까지 시청했다. 지지한 후보가 당선되지 못했으니 여전히 내 감정은 슬픔의 5단계 중 '분노'에 멈춰 있다. 생을 달관한 K형은 이미 '수용' 단계에 도달했다는데 나는 아직 멀었다. 다음 카지노 게임 추천로 빨리 넘어가야 하는데 왠지 쉽지 않을 것 같다. 이제 어엿한 '당선인'이 된 후보자를 지지한 분들께 축하의 말을 전한다. 욕망과 욕망, 열정과 열정이 부딪혀 한바탕 겨뤘고, 여러분이 이겼으니 한껏 승리의 기쁨을 누리길 바란다. 대선이라는 축제는 끝났다. 우리는 다시 일상을 살아내야 한다.


<2022년 3월 11일

어젯밤 라디오를 들으며 운전하는데 아무 이유도 없이 울컥카지노 게임 추천. 슬픈 노래가 나오는 것도 아니요, 슬픈 사연이 소개된 것도 아니었다. 한번 울기 시작하면 정말 엉엉 울 것 같아서 참고 또 참았다.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더니 "아들, 괜찮아?" 하며 오히려 먼저 아들의 안부를 물었다. 또 울컥카지노 게임 추천. 평소보다 두 배는 명랑하게, 아무것도 아닌 척, 쿨한 척 "당연히 괜찮죠. 뭐 나라 망하는 것도 아닌데." 카지노 게임 추천. 거짓말을 잘 못해서 괜찮지 않으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났다. 전화라서 다행이다 싶었지만, 어머니도 아들이 괜찮지 않음을 눈치채셨으리라.


모두가 잠든 밤, 맥주 캔 하나를 들고 방영이 종료된 예능 프로그램을 하나둘 돌려보았다. 웃기는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웃긴 장면은 언제 봐도 웃겼다. 맥주 캔 하나를 금방 비웠다. 하나 더 마실까 하다가 그만두었다. 이틀째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으니 성가신 졸음이 자꾸만 눈꺼풀을 눌러 내리는데 잠들기는 싫었다. 졸다 말다 졸다 말다 카지노 게임 추천. 보는 이도 없는 예능 프로그램만 혼자서 신났다. 이번에는 웃긴 장면에서 웃지 않았다. 자꾸 울컥카지노 게임 추천.


'슬픔의 5카지노 게임 추천' 중에서 '분노' 다음으로 '타협'이 와야 하는데 아마도 나는 곧장 '우울'로 와버린 듯했다. 온종일 우울했다. 소나기가 온다더니 햇살이 곰살맞다. 그래서 더 울컥했다. 단념하고 그냥 우울하기로 했다. 이쯤 되니 '수용'의 단계가 언제쯤 올까 궁금해진다. 오긴 올까.


<2022년 3월 12일

얼마 남지 않은 독서모임 책이 가드닝 분야의 명저라는 카렐 차페크의 <정원가의 열두 달이라 좀처럼 안정되지 않는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읽으려 애쓰는 중이다. 저자인 카렐 차페크는 체코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이자 철학자, 기자이자 수필가로 '로봇'이라는 단어를 창시한 인물로도 널리 알려졌다. <정원가의 열두 달은 많은 정원가들이 첫 손에 꼽는 책이라는데 나는 오히려 읽으면 읽을수록 가드닝보다 대선 결과로 크나큰 상실감에 빠진 이들을 보듬어주는 책이라 느껴졌다.슬픔의 마지막 단계인 '수용'으로 넘어가는 길목이라 그렇게 느꼈는지, 아니면 이 책 덕분에 마지막 단계에 도달하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이 책을 읽다가 몇몇 대목에서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내일조차 기약할 수 없는 불확성의 시대에 적어도 한 가지는 더욱 선명해졌다. 5년 후 우리 손으로 진짜 멋진 대통령을 뽑게 되리라는 사실을.내게 위로가 되었던 글들이 다른 이에게도 위로가 될지 모르겠다. 그저 가만히 읽다 보니 어느새 흙투성이 정원가가 수선화나 히아시스, 비올라 코르누타, 허친시아, 프림로즈나 스프링 헤더가 아니라, 그 누구도 아닌 나를 쓰다듬어 주고 물을 주고 뿌리를 지탱해 줄 흙을 모아주고 있었다. 축제는 끝났고 모두 집으로 돌아갔으니, 이제 일상으로 복귀할 시간이라고 속삭여 주었다.


누군가는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두 눈 번쩍 뜨고 샅샅이 살펴 여차하면 다시 한번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가자고 말하지만, 고백하건대 다가올 5년도 대다수 국민이 행복한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다.우리가 틀렸고 그들이 옳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절반은 패배했으나 모두가 승자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계절이 순환하여 혹한의 겨울이 온다 해도 우리네 삶은 계속되어야 하는 법이니까.


감히 말하건대,
자연에 죽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겨울잠에 든다는 표현도 사실 틀린 말이다.
그저 한 계절에서 다른 계절로 들어설 뿐.
생명이란 영원한 것.
섣불리 끝을 가늠하지 말고 인내하며 기다려보라.


이 대목이었다. 5년 후가 기다려진 이유가. 더 좋은 것, 더 멋진 것은 늘 한 발짝 앞에서 우리를 기다린다는 문장을 읽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지만, 바로 이 순간에도 현재는 과거로 밀려가고 미래는 빈틈없이 우리에게 밀려오고 있다. 시간이 무언가를 자라게 한다면 그건 정원에 핀 장미나 라벤더, 아네모네나 캐모마일뿐만 아니라 정원사, 즉 우리 자신도 성숙하게 만들어 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물론 저절로 되는 건 아무것도 없다. 먼저 스스로 아름다워져야 한다. 그럼 우리는 또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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