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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감명 깊게 본 만화 중에<바벨 2세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소년을 주인공으로 하는 액션 활극 만화의 전형으로 지구 정복을 노리는(그 시절엔 지구를 노리는 악당들이 왜 그리 많았을까요) 외계인 악당 '요미'와 이를 저지하려는 '바벨 2세'의 활약상을 담고 있습니다. 오직 치고받는 뻔한 내용밖에 없는 이 만화가 큰 사랑을 받은 까닭은 주인공을 돕는 세 명의 부하, 포세이돈, 로프로스, 로뎀이라는 매력적인 캐릭터 덕분입니다. 포세이돈은 그 이름처럼 바다에서 전투 가능한 거대 로봇이고, 로프로스는 손오공의 근두운처럼 바벨 2세의 이동 수단이자 하늘에서 전투가 가능한 괴조형 로봇입니다. 마지막으로 당시 소년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던 캐릭터로뎀은 평소에는 흑표범의 형상을 하고 있으나 자유자재로 변신이 가능한(훗날 터미네이터 2에 등장한 T-1000의 전신이라 부를만한) 독특한 생명체입니다. 이렇게 훌륭한 조력자들의 활약으로결국 바벨 2세는 악당 요미로부터 지구를 구하게 됩니다. 바벨 2세 덕분에편안히 잠들었던 날들이 얼마인지요. 독수리 5형제와 함께 바벨 2세는 소년들의 지구를 지켜준 위무료 카지노 게임 존재였습니다.
그렇게 끝났던 <바벨 2세의 속편 <바벨 3세가 나왔을 때 어린 시절의 저는 큰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그 까닭은 바벨 2세의 명령에 복종했던 포세이돈, 로프로스, 로뎀이 바벨 3세의 명령만 따른다는 설정 때문이었습니다. 어떻게 그토록 충직한 부하들이 바벨 2세를 버리고 다른 주인을 섬길 수 있는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숱하게 많은 날 동안 목숨을 걸고 함께 싸운 동료인데 말입니다. 결국 어린저는 바벨 3세 읽기를 중단했습니다. 우정과 의리가 생의 전부인 나이였으니까요.
최근 내란 사태와 조기 대선의 시간 속에서 이 두 편의 소년 만화가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아무 죄도 없던 바벨 3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악당으로부터 지구를 지켜야 하는 '냉혹한 현실' 속에서는 동료애나 의리 같은 사사로운 감정이 끼어들 자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바벨 2세나 3세는 악당으로부터 지구를 지켜야 하는 임무를 부여받은 존재입니다.포세이돈과 로프로스, 그리고 로뎀은 그 임무에 조력하는 시스템무료 카지노 게임. 시스템은 '사람'에 충성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를 지키라'는 정의에 복종해야 합니다. 이것이 시스템의 존재 이유무료 카지노 게임. 따라서 바벨 4세든, 5세든 시스템에게 사람은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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